[오피니언] 라이크 어 버진
[오피니언] 라이크 어 버진
  • 편집국장 김동욱
  • 승인 2013.03.2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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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처럼 조금 나이 든 게이머라면 10여년 전 디스켓 형태로 된 패키지게임을 시작하면 최초에 뜨는 버진(Virgin)이란 로고를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회사 이름이 처녀(Virgin)라니 그땐 참 독특하다는 생각이 종종 들곤 했다. 디즈니 캐릭터가 나오는 게임이나 커맨드 앤 컨커 같은 게임을 취급하는, 유럽의 꽤 큰 게임 유통사이 일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얼마 전 책을 읽다가 뒤늦게 알았지만 버진이라는 곳은 게임만을 유통하는 회사가 아니었다. 유럽에서는 상당히 규모가 큰 그룹 회사였다. 특히나 그 총수인 ‘리처드브랜슨’이란 인물은 스티브잡스에 비견될 만한 매우 창조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전혀 경험해보지 않은 미지의 분야에 서슴지 않고 뛰어들었다. 모든 그룹 회사들에는 반드시 버진(처녀)이라는 이름을 붙이도록 한 고집스러움과 독특함을 가진 인물이다. 리처드브랜슨은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도 무모할 정도로 도전적이고 모험적인 타입이었던 것이다.

모든 사업은 재밌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진 그는 17살에 일찌감치 학교를 때려치우고 자신이 흥미를 가진 모든 분야에 과감히 손을 댔다. 음반 유통, 라디오 방송국, 영화관 체인점으로 시작한 그는 30여년 간 웨딩, 와인, 오토바이, 항공사, 여행 등 셀 수 없이 많은 사업에 도전해왔다.
리처드브랜슨은 “소비자가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모든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고 말한다.
그는 그룹의 CEO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을 정도로 괴짜의 이미지가 강하다. CEO라고 하면 진지하고 신중함을 중요한 덕목으로 삼지만, 그런 측면에서 리처드브랜슨은 낙제생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그의 망나니처럼 톡톡 튀는 행동이 소비자들에게 더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게 했다는 분석도 있다.

그 정도의 규모를 가진 그룹 회사라면 하나의 사업을 시작하는데 짧게는 몇 개월에서 몇 년의 검토를 거치는 반면, 버진은 속전속결로 진행하는데 업계의 정평 나 있다. 리처드브랜슨은 자신이 삶을 통해 얻은 교훈을 ‘당장 시작하라(Just do it)’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아무리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는 일이라도 개의치 않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유리하다는 그의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목표만을 세우고, 한참을 고민하며 바라본다고 한들 앞으로 펼쳐질 수많은 난관들에 지레 겁먹고 한 발짝도 내딛기 힘들어질 뿐이다. 그러나 바로 실행에 옮기면, 더 큰 위험이 도사릴 가능성도 있지만, 때로는 의외로 술술 풀리기도 한다. 결국 걱정만 하다가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보단 무엇이든 시작을 해봐야 목표점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란 게 그의 지론이다.

회사 직원들 사이에서 그의 별명은 놀랍게도 ‘예스맨’이라고 한다. CEO가 이렇게 불린다는 것은 좀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그는 직원들에게 어떤 질문이나 사업 제안을 받으면, 부정적이기 보다는 언제나 긍정적으로 답해준다. 굿아이디어라 생각되면,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보다는 해야만 이유를 찾는데 집중했다. 리처드브랜슨은 마음 속 깊이 새긴 자신만의 철학을 직원들과의 소통에서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그에게는 30년 가까이 지켜온 또 하나의 원칙이 있다. 회사 제품의 광고를 CEO가 직접 나서서 행한다는 것이다. 버진이라는 이름으로 도배한 열기구를 타고 지구 성층권까지 올라가 항공사를 알렸고, 웨딩 사업을 홍보하기 위해서 다리의 털을 깎고 직접 웨딩드레스를 입기도 했으며, 유명 록그룹의 괴팍한 리더처럼 분장을 하기도 했다. 결국 그의 이런 기이한 행동들이 신문과 방송의 톱뉴스로 보도되며, 단순히 돈으로만은 해결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광고 효과를 누렸다. 리처드브랜슨은 지금도 기업의 CEO들이라면 자사 제품의 홍보를 위해 자신이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고 역설한다.

벌써 환갑이 넘은 그는 아직도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영화 속에서나 가능했던 우주 여행 회사 ‘버진갤럭틱’을 설립하고 2014년 출발을 목표로 세계 최초의 민간우주여객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스타트업 게임 회사의 CEO라면, 다소 무모해 보이지만 수많은 성공을 이뤄낸 리처드브랜슨의 경영 철학을 차근차근 곱씹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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