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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거물과 괴물사이

  • 황지영 기자 hjy@khplus.kr
  • 입력 2013.03.2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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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연예인 P씨의 성폭행 연루 사건은 연예계는 물론, 사회 전반적으로 큰 파장을 낳았습니다. 연예인 역차별이다, 공인인 만큼 엄격히 다스려야 한다는 등 이 문제를 두고 대중의 시각은 어김없이 엇갈렸습니다.
그런데 사건의 진위와 상관없이 이번 이슈로 얘기치 못하게 회자된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카카오사입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간 대화내용을 쥐고 있었던 까닭에 곤욕을 치렀습니다. 이번 사건을 두고 한 네티즌은 이렇게 표현하더군요. “사건 여부를 떠나 한 사람 감옥 보내고 안보내고의 여부를 카톡이 결정하는 현실”이라고 말이죠.

이처럼 대중이 원하던, 그렇지 않던 카카오는 8천만 명의 사생활을 관리하면서 거물이 됐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분위기는 게임쪽에서도 다르지 않습니다.
모바일게임사 관계자들은 게임이 아무리 재밌게 나와도 카카오톡에서는 흥행하지 못하는 장르가 있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남녀 간 친밀도를 올려줄 수 있는 댄스 게임물이라고 합니다.
내가 어떠한 게임을 플레이하는지 남들에게는 알리고 싶지 않은데, 버젓이 친구목록에 뜨니 이러한 게임은 애초에 흥행할 수 없는 구조라고 합니다. 그것이 떳떳하지 못한 게임이라면 카카오톡이 순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는 사용자에게는 불필요한 기능일 뿐이겠죠.

얼마 전 모바일게임사 관계자와 이런 얘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카카오톡의 인기가 얼마나 지속될까요”그 분이 이렇게 대답하더군요. “페이스북 탈퇴가 급물쌀을 타기 시작한게 친구 목록에 부모님은 물론, 친인척까지 포함되면서 부터라구요.”
카카오톡의 소셜기능이 부모님, 또는 권력을 지닌 누군가의 감시 기능으로 돌변될 때부터 카카오는 거물이 아니라 괴물로 돌변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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