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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 쉽고 친철해지는 게임에 대한 단상

  • 경향게임스 press@khplus.kr
  • 입력 2013.04.05 15:02
  • 수정 2013.04.0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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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엔게임즈 박종현 팀장
어렸을 때 마음을 뒤흔들었던 PC게임과 온라인게임이 있다.
돌이켜보면 뛰어난 완성도 같은 거창한 개념들도 인상 깊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잊을 수 없는 건 불친절했고 어려웠다는 점이다. 지금과 같은 시대라면 유저들에게 철저하게 외면받았을 이 단점들이 예전에는 최고의 매력이었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당시 게임들이 불친절하고 어려웠던 이유는 자유로웠기 때문인 것 같다.
누군가가 정해준 길이 아니라 유저 스스로 개척하고 판단하는 방식을 추구하다보니 어렵고 불편했다. 스테이지나 퀘스트를 해결하기 위해 몇일을 고민했던 적도 있었으며 결국에는 엔딩이나 만렙을 보지 못하고 눈물을 머금으며 접은 게임도 적지 않다. 하지만 그래도 그 게임들이 즐거웠던 이유는 자유로웠기 때문이다.

지금 나오는 신작 온라인게임들은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친절하고 쉽다.
사냥도 아예 자동 사냥 프로그램이 있을 정도고 난이도는 새로운 콘텐츠가 등장한 지 단 하루만에 정복자가 나올 정도로 평이하다. 과거에 비해 라이트 유저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 탓도 있지만 아마도 이제 더 이상 자유도가 최고의 미덕이 아니기 때문인 듯 하다.
모바일게임은 더욱 심하다.
조금이라도 어렵거나 복잡하면 유저들이 다른 게임으로 눈을 돌리기 때문에 쉽고 간편하게 만든다. 그러다보니 몇몇 게임을 제외하면 그 밥에 그 나물이다. 아직 자유도의 빈 자리를 채울 새로운 가치를 찾지 못한 듯 하다.
물론 쉬운 게임이 나쁘다는 소리는 아니다. 쉽고 친절한 게임은 새로운 흐름이다. 그래도 아쉬움을 지울 수 없는 건 더 이상 유저들이 예전과 같은 성취감을 느끼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쉽고 편한 게임은 그만큼 빨리 잊혀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글 | 에이엔게임즈 박종현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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