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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사마의 게임캠퍼스 이야기 7회]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

  • 경향게임스 press@khplus.kr
  • 입력 2013.04.0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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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저녁 시간은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 학생들에게 중요한 시간이다. 격주 수요일마다, 게임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개발자들이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내용으로 학생들에게 실무 특강을 연다.
한 학기에 총 8회~9회 정도의 특강이 진행되는 셈이다. 보통 저녁 7시에서 시작해서 9시에 끝나는데 시간이 늦은만큼 학생들은 슬슬 빠져나갈 구멍을 찾으려고 궁리를 하기도 한다.
피 끓는 청춘들을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고 정규 수업 시간도 아닌데 학생들을 강제로 잡아두는 것에 대한 반감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한 학기 내내 선생이라는 무기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개발자의 말을 놓치지 않게 하려고 인상을 쓰곤 한다. 덕분에 학생들에게 인기 없고 미운 털 박힌 선생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는다.
‘학교에서는 절대 배울 수 없는 것’이 게임업계에는 너무 많다.

가르치는 학교에서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갖추기 이전에 이미 업계는 너무나도 많은 기술적인 발전과 경험을 축적했기 때문이다. 물론 필자처럼 게임 개발에 대한 경험이 없는 선생들이 많기도 하지만, 실무에서 오랜 경험을 쌓고 학교로 오신 분들도 2~3년이 지나면 이미 현업 개발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만큼 게임 업계는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고 발전한다. 하지만 그 변화와 발전의 속도를 따라잡기에 학교라는 곳은 순발력이 너무나도 떨어진다. 어떻게 하면 게임업계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아니, 간격을 좁히지는 못해도 일정한 거리만이라도 유지할 수 있을까? 그것이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필자에게 던져진 숙제다.
그 해법으로 내세운 나의 전략은 ‘내 스스로 업계와 가까워지자’였다.
 
반기지 않더라도 게임개발자들이 있는 곳에는 찾아가서 한마디라도 더 들어보려고,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필자가 학생들에게 해줄 수 없는 말들을 그들은 얼마든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발의 소중한 경험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이 게임개발자가 되겠다며 20대의 청춘을 학교에서 불사르는 학생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수요일 실무 특강을 부탁하며 개발자들에게 반드시 빼놓지 않는 말이 있다.
“이론적이고 개념적인 말들이 아닌 몇날 며칠을  고민하고 찾아낸 스킬이나 실패하고 성공했던 경험들을 들려주세요.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을 알려주세요. 그것이 정말 간단하고 작은 것이라도 학생들에게는 강호의 고수가 전수한 비전이 될 수 있습니다.”

글 | 최삼하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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