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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기회를 놓치는 ‘체면’

  • 박병록 기자 abyss@khplus.kr
  • 입력 2013.04.25 18:34
  • 수정 2013.04.2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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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나라’를 시작으로 국내에 온라인게임 산업이 태동한지 20여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온라인게임 산업은 규모의 경제를 이룩했으며, 글로벌 콘텐츠 산업으로 각광받는 위치에 올랐다.
과거에는 해외 퍼블리셔를 구하기 위해서 이리저리 뛰어 다녔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해외 유명 퍼블리셔들이 국내 개발사를 찾아오고 있는 상황이다. 얼마 전 내한한 카밤 있었던 카밤 케빈 초우 대표의 방안이 대표적이다. 수백억 원의 투자금으로 한국 개발사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그에게서 달라진 국내 개발사들의 위상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국내 게임업계를 보고 있으면 지나치게 체면치례가 많아졌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대형 게임사는 물론, 중견 게임사들에게도 체면 치례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해외 진출에 있어서 계약서는 공개하지 못하면서 막대한 계약금을 받았다고 노출하고, 어느 정도 이름 없는 해외 퍼블리셔들과는 계약은 물론, 만나주지도 않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우리 게임을 잘 서비스해줄 수 있는 퍼블리셔를 쫓았지만, 지금은 상장사가 많아진 만큼 주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크고 영향력 있는 기업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해외 몇몇 게임사들이 국내 대작 온라인게임 3~4종을 독식하는 결과를 불러왔다. 이런 독식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경영 논리와 결합하면서 최악의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라인업이 많은 게임사는 해당 게임에 모든 여력을 다하지 않는다. 성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도 대체할 수 있는 게임이 많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사들에게 구글, 애플 등의 대기업 사례를 들려주고 싶다. 애플의 스티브잡스는 아이폰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서 실리콘밸리의 작은 벤처 기업에 일주일에 3번이나 방문해 빌다시피해 새로운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다. 구글 창업주도 수많은 제휴 메일을 일일이 확인하며, 좋은 파트너사를 찾을 수 있었다.
우리가 체면을 중시하고 있는 사이, 성장 가능성이 있는 회사와 기술, 새로운 비즈니스를 놓치고 있다는 점을 정확히 인지해야 할 것이다. 게임 산업은 분명이 성장했고, 대한민국 넘버원 콘텐츠 산업의 입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게임산업의 뿌리가 벤처에 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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