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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출판업계가 던진 ‘반면교사’

  • 정광연 기자 peterbreak@khplus.kr
  • 입력 2013.05.13 18:58
  • 수정 2013.05.1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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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출판업계에 큰 관심을 가진 시절이 있었다.
‘왜 중소출판사는 생존하기 어려운가’라는 주제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전직 편집자였던 강사는 비정상적인 수익 구조에서 원인을 찾았다.
전체 매출 중 적게는 30%, 많게는 40%까지 대형 오프라인 서점이 가져가니 제 아무리 좋은 책을 만든다해도 중소출판사가 가져가는 몫이 현저하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었다.
심지어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서점에서만 책을 판매하려고 해도 판매 루트를 장악한 대형 서점들이 이를 허락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실례는 말 그대로 충격이었다.

오래전 일이기에 지금은 상황이 다를 수 있다. 아울러 강사 개인의 경험에 의거한 내용이었기에 어느 정도 과장됐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창작의 주제인 작가와 출판사가 아닌 유통업자인 서점이 가장 큰 수익을 가져간다는 사실은 지금도 변함없는 듯하다.
모바일게임 시장이 성장하면서 잘 만든 모바일게임 하나로 1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양극화 현상이 짙어지고는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모바일게임이 올리는 수익의 규모는 과거와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커졌다. 그런데 여전히 개발사들은 어렵다. 파이는 커졌는데 개발사의 몫은 그대로다. 커진만큼 새로운 누군가가 그 몫을 가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장을 키운 주역이 가장 큰 몫을 가져가는 것은 당연하다.

지적하고 싶은 건 그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는 것이다. 창작의 주체인 개발사가 가장 적은 파이를 가져가는 현실이 과연 합당하다 할 수 있을까. 시장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말이다.
오로지 앞서 말한 이유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출판시장은 초라하다. 명확한 원인이 있음을 알고 있지만 많은 것을 손에 쥔 사람들이 변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교사’라는 말이 있다. 그 의미를 게임 업계가 가슴 속 깊이 새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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