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e스포츠 ★ 돋보기 - 웅진스타즈 김민철] “해피엔딩은 앞으로도 쭈욱”

  • 윤아름 기자 imora@khplus.kr
  • 입력 2013.07.09 17:57
  • 수정 2013.07.11 09:52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타가 빛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TV 토크 프로그램에 출연한 유명 연예인의 과거사를 듣다보면 그가 지녔던 아픔과 눈물에 마음을 끌리게 된다. 그런 힘든 역경을 딛고 정상에 오른 모습이 대단하기 때문일 것이다.
웅진스타즈 김민철(23세, 저그)은 각고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스타게이머다. 프로게이머 경력 5년 동안 피나는 연습을 통해 1인자에 올라섰다.
마치 긴 터널을 헤치고 나오듯 최고의 자리는 쉽게 그를 받아주지 않았다. 지난 6월 1일, 글로벌 통합리그로 처음 개최된 ‘WCS 코리아 시즌1’에서 김민철은 상대 이신형(STX-SouL)을 4대3 역전승으로 우승컵을 손에 쥐었다.
승리를 확정 짓고 무대 위에서 엉엉 울던 그는, 이제 어딜 가나 주목받는 e스포츠 스타가 됐다.
프로게이머 김민철 인생의 화려한 1막은 그날, 4경기가 시작되면서부터 펼쳐졌다.

 

#.  예지몽
‘WCS 코리아 시즌1’ 우승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스타 가뭄이 든 e스포츠에 단비 같았던 이슈인데다 전세계 대회를 하나로 통합한 ‘스타2’ 리그에서 국내 우승자가 처음 탄생하는 순간인 까닭이다. 김민철은 거기에 드라마틱한 역전승으로 짜릿한 맛을 더했다.
“3세트까지 상대에게 내리 지고 나니까 거의 ‘멘붕’ 상태였어요. 이제 한 경기만 지면 끝인데 아무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동료들이 와서 절 흔들지 않았다면 완패자의 낙인만 남았을 거에요.”
이신형의 승리가 거의 확실시됐지만 김민철은 마음을 다잡았다. 4경기를 이기고 다시 5경, 6경기... 마침내 승부는 원점. 확신하지 못했던 자신감이 마지막 경기에서 100% 충전됐다. 무섭게 몰아붙인 김민철의 우승이 확정되는 찰나였다. 그로부터 한 달, 기자와 인터뷰에서 운명(?)같은 일화를 털어놨다.
“결승 전날, 제 앞니가 깨지는 꿈을 꿨어요. 꿈속에서 그 조각을 한참 찾다 결국 발견해서 다시 앞니에 붙이는 꿈이었어요(웃음). 당시엔 황당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우승을) 예견한 꿈이 아니었을까요.”  

#.  감독님 = 아버지
이날 결승전이 팬들의 잔상에 오래 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김민철의 눈물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무대 밖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며 울었던 사람, 바로 그의 어머니와 누나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게이머가 되겠다고 하니까 어머니 반대가 무척 심했어요. 특별히 재주가 있던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그래도 제가 고집을 부리니 포기할 수밖에 없으셨죠.”
사실 김민철은 일곱 살 때 아버지를 여의었다. 홀로 생계를 책임지셨던 어머니에 대한 죄송함과 감사함이 북받친 까닭일까. 결승전 날, 그가 흘린 눈물은 많은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그리고 김민철은 그의 또다른 가족, 소속팀 이재균 감독에 대한 마음을 전했다.
“어릴 때 집을 나와 숙소생활을 해서인지 감독님이 정말 독하게 키우셨어요. 연습이 끝나도 저만 남아 또 연습, 휴가도 안 보내고 또 연습... 그 땐 원망스러웠는데 성인이 되고 우승까지 하고 나니까 감독님의 마음을 조금 알 것 같아요. 부모님 대신 보호자로 절 지켜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 ‘첫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던 날’김민철은 이날 이후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져 기분 좋다고 어깨를 으쓱했다

#.  꿈의 무대, 프로리그 결승
어쩌면 또 울음보가 터질 날이 머지않았다. 이번에는 다 큰 남자 여러 명이 말이다. 김민철이 소속된 웅진스타즈는 기업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프로리그 결승전에 진출했다. 그것도 프로리그 정규시즌 1위라는 타이틀 거머쥐고서다. e스포츠 간판팀으로 SK텔레콤 T1과 KT롤스터를 꼽지만, 지금 웅진스타즈의 기세 앞에선 꼼짝 못한다.
“감회가 새로워요. 게임단에 입단하고서 2군 연습생으로 2년을 보냈어요. 어렵게, 어렵게 1군에 올라갔던 순간을 잊지 못하는데, 프로리그 활약은 그 기분에 두 배라고 보면 돼요. 저로 인해 팀이 승리하면 날아갈 것 같아요.”
김민철의 기분은 웅진 선수들 모두 동감한다. 코칭스태프가 없어도 자발적으로 연습을 할만큼 간절하다. 그도 그럴 것이 웅진스타즈의 전신인 한빛스타즈는 초대 프로리그 우승팀이다. 2004년 우승 이후 결승 문턱에 다가서기까지 9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꼭 이기고 싶어요. 그 때 저는 없었지만 선배들이 팀 단결력만큼은 최고였데요. 지금 우리가 그렇거든요. 그래서 우승 한 번이 아니라 꾸준히 롱런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plus.kr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