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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방가 게임 ‘더 하울러’ 직장인 위한 ‘스트레스 케어’ 톡톡

목소리로 플레이하는 아이디어 게임 … 크게 소리지를수록 유리한 진행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3.07.11 10:29
  • 수정 2013.07.1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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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분노 조절을 위한 새로운 수단이 등장했습니다.분노 조절 상담사들이 적극 추천합니다”
지난 5월 엉뚱한 광고가 등장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영상은 한 남성이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 소리를 지르는 장면을 담고 있다. 처음에는 소심한 듯 모기만한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다가, 종래에는 천장이 무너질만큼 크게 소리를 지른다. 그러자 하늘에서 무언가가 떨어지면서 옆에 앉아있는 ‘분노 조절 상담사(앵거 매니저)’가 고개를 끄덕인다.
도무지 이유를 알 수 없는 이 광고는 사실 한 인디게임 어플리케이션 광고다. 게임의 제목은 ‘더 하울’ 국산 영화 ‘하울링’이 연상되면서 왠지 공포스러운 게임일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독특한 아이디어에 빛나는 신작 인디게임이다.

 

‘더 하울’의 제목을 풀이해 보면 늑대의 울음소리를 의미한다. 늑대가 ‘아우우’하고 울부짖는 것처럼 울부짖으면서 게임을 플레이 하게 된다고 해서 지은 이름이다. 실제로 게임은 목소리만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퍼즐게임이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가 목소리를 내면 열기구가 높이 뜨면서 앞으로 나가게 되는데, 이 열기구를 목표점에 안착시키거나 주어진 미션을 해결하면서 진행하게 된다.

목소리만으로 플레이하는 게임
게임은 어떠한 조작 없이 목소리만으로 플레이 하게 된다. 유저가 소리를 내면 화면 위에 ‘소리 게이지’가 움직이고, 이 게이지에 따라 풍선의 이동속도나 높낮이도 차이가 난다. 풍선을 높에 띄우려면 지속적으로 큰 소리를 내야 하고, 고도를 낮추려면 작은 소리도 내지 말아야 한다. 이런 방식으로 화면 상에 위치한 장애물을 피해 나가면서 절묘한 위치에 풍선을 떨어뜨려야 한다.
손으로 플레이 하는 것을 목소리로 콘트롤 해야 하는 만큼 게임은 생각 보다 어렵다. 초반부야 장애물들이 고정돼 있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큰 소리를 한두번 지르는 것으로 회피가 가능한데, 후반으로 갈수록 장애물들이 겹쳐서 나온다거나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난이도가 급격하게 오른다.
특정 장면에서는 3분의 1게이지를 유지해야 통과할 수 있다거나, 높은 목소리와 낮은 목소리를 번갈아가면서 내야 클리어할 수 있기도 하다.

▲ → 한 편의 펜화를 보는 듯 수려한 그래픽이 인상적이다

‘으악’소리 질러야 클리어 가능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다양한 미션들이 존재하는데, 가장 흥미로운 미션은 폭탄 미션이다. 유저가 작게 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열기구가 조금씩 날아가기 시작하는데, 바닥에 위치한 폭탄을 아슬아슬하게 집어 올려야 한다. 그리고 맵 상으로 날아가면서 장애물 아래에 위치한 목표를 파괴해야 한다. 이 때 폭탄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목소리 게이지를 순간적으로 최대치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때문에 조용한 목소리로 장애물을 피하다가 목표가 발견되는 순간 젖먹던 힘을 다해 소리를 질러야 한다. 문제는 장애물이 호락호락 하지 않다. 갑자기 기류를 타고 상승해 진로를 막는다거나, 아슬아슬하게 폭탄을 떨어뜨리려고 하는 시점에서 열기구를 밀어내버린다. 단순히 밀어내버리는 것이라면 재도전하면 되지 않을까 싶겠지만, 이 게임은 목소리로 플레이 하게 된다. 장애물이 밀어내는 순간 어떠한 소리라도 내게 되면 폭탄이 땅으로 떨어져 처음부터 게임을 플레이 해야만 한다. 일부러 개발자들은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도록 다양한 장치를 해놨기 때문에 소위 ‘멘탈 붕괴’상태가 수시로 찾아온다. 때로는 핸드폰을 집어던지고 싶을 만큼 괴롭지만 절대 소리를 질러서는 안된다.
이 게임이 ‘분노 조절 상담사’용이라는 것도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 → 스테이지2의 한 장면. 처음에 나오는 탑을 넘기 위해 100번은 넘게 재시작을 해야 했다

노래를 부르면서 클리어
게임은 각자 노하우에 따라 클리어 하게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쌍시옷이 들어간 발음들이 ‘회피 기동’에 가장 적합했다. 다른 유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고음이 들어간 노래들을 흥얼거리면서 중요할 때마다 그 부분을 부르면 보다 쉽게 클리어하게 된다고들 한다. 특히 노래를 부르다 어려운 패턴을 만나게 되면, 죽는 시점에서 음을 수정하는 식으로 게임을 하면 쉽게 클리어할 수 있다고 한다. 여성 유저들의 경우 소찬휘가 부른 노래 티어스의 ‘잔인한 여자라’ 부분을 잘 이용하면 어려운 난이도를 쉽게 클리어할 수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음치여서 이를 테스트하지는 못했다.

▲ → 작은 상자를 집어 처마 위에 올리는 미션. 소리를 못지른다고 걱정할 필요 없다 게임을 하다 보면 알아서 소리를 지르게 된다

얼굴이 하얘지도록 숨찬 게임
게임은 결코 쉽지 않다. 비교적 긴 스테이지의 경우 하루 종일 소리를 질러야 클리어할 수 있다. 그것도 쉴 틈 없이 소리를 내야만 열기구가 올라가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빠른 속도로 추락해 터져버린다. 또, 너무 소리를 지를 경우 화면 밖으로 풍선이 날아가 버리며, 게임을 처음부터 다시 플레이 해야 한다.
또, 특정 범위까지 올라가면 오히려 역풍이 불기 때문에 원하는 방향으로 풍선이 날아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쉽게 말해 호흡이 딸리면 절대 게임을 플레이 하기 어렵다. 한 판 끝낼 때 마다 얼굴이 노래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잠깐씩 쉬어가면서 게임을 하도록 하자. 과도한 욕심을 부리다가는 ‘게임하다 질식사’ 기사를 써야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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