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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벅 염재승 대표 “열악한 콘텐츠 제작 환경 개선 위해 ‘크라우드 펀딩’ 창업”

머니게임 아닌 창작물 그 자체의 가치 선택

  • 황지영 기자 hjy@khplus.kr
  • 입력 2013.07.12 09:48
  • 수정 2013.07.1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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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자가 대중을 상대로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해당 프로젝트가 완성될 수 있도록 후원금을 모집하는 크라우드 펀딩(소셜 펀딩)이 게임 판에서도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 같은 자금 모집 방식이 어느 정도 기반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으나 국내에서는 드물었던 까닭에 게임업계에서도 근래 들어 주목하는 분위기다.
특히 자본의 논리에 의해 게임이 개발되고 있는 현 개발환경에서 이 크라우드 펀딩은 제법 의미가 있어 보인다. 향후 얼마만큼의 매출을 거둘 수 있는지에만 초점을 맞춘 게임이 아닌, 창의적인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있는 까닭이다.
국내에서 2011년부터 크라우드 펀딩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텀블벅(tumblbug) 염재승 대표는 영화, 도서 등 다양한 콘텐츠와 함께 최근 게임 크라우드 펀딩에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그를 만나 크라우드 펀딩 사업과 그가 운영하고 있는 ‘텀블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영화 제작하다 ‘텀블벅’ 창업  
“어떤 큰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저 역시 영화 전공자로 학교에서 영화를 만들면서 늘 필요하다고 느꼈던 것이 이 같은 사업입니다. 영화를 제작할 때는 당연히 돈이 필요한데, 매번 이 자금을 친구들이나 부모님, 친척들에게 구하다 보니 한계를 느낀 거죠. 기관 지원금도 노려볼 수 있지만 그런 것들은 상당히 제한적이었습니다. 조금 다른 방법으로 자금을 모을 방법을 고민하다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구상했습니다.”
그가 2년 전 스물 넷 젊은 나이에 ‘텀블벅’ 사업을 시작한 이유다.
감독을 꿈꾸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에 입학했던 그는 자신 역시 콘텐츠를 제작하는 입장에 있었기 때문에 이 같은 자금 모집 방식에 목이 말라 있었다고 한다. 결국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던 지인과 의기투합해 2년 전 ‘텀블벅’ 사이트를 개설했다.
학생 신분으로 시작했던 일이지만, 일은 점점 커졌다. 현재 ‘텀블벅’에서는 한 달에 약 1억 3천만 원 정도의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작년 초에는 한 달에 2,000만 원 정도의 투자금이 들어왔지만, 금년에는 한 달에 1억 3천만 원의 투자금이 유동되고 있으니까요.”

▲ → 텀블벅 염재승 대표

1년 동안 약 다섯 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관련 사업이 성장하면서 다루는 콘텐츠도 늘고 있다. 현재 텀블벅에는 영화, 공연, 미술, 만화, 게임 등 다채로운 콘텐츠가 다뤄지고 있다.
“게임 투자는 지난해 말부터 다루기 시작해 약 22건 정도로 이뤄졌습니다. 전략 시뮬레이션 ‘아미 앤 스트레테지:십자군’이라는 인디게임이 텀블벅에서 약 2,000만원에 가까운 투자금을 모은 후 게임 투자에 대한 관심이 더욱 많아 진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다뤄지고 있는 게임은 개인 개발자들의 작품이 대다수다. 그러나 최근에는 소규모 자본으로 개발 가능한 모바일게임이 붐을 이루고 있는 만큼 이들 개발사도 크라우드 펀딩 방식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부터 게임이 급격히 치고 올라오는 추세여서 해당 분야에 보다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 텀블벅에서는 영화가 가장 큰 규모를 가지고 있어서 그 분야에 투입되는 인력이 많았는데, 이제 게임 콘텐츠에도 담당자를 늘리고자 합니다. 또한 게임 페어를 진행하는 등 보다 많은 분에게 신규 게임 프로젝트를 알릴 수 있도록 서포트해 드릴 수 있는 것들을 준비 중입니다.”

수익배분 형태로 변질되는 것 ‘원치 않아’
텀블벅이 국내 크라우드 펀딩 시장서 자리잡아가면서 그 영향력도 키우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투자금을 확대하고, 지분 투자 혹은 프로젝트 투자 후 수익배분 형태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은 없는 것일까.
“그러한 방식은 지금 저희가 하는 일이랑 너무 다릅니다. 텀블벅에 들어와 자신이 마음에 들어 하는 창작물에 투자하는 분들은, 그 프로젝트가 실현되는 것을 원하시는 분들입니다. 제작 단계에서 작업자랑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즐거움을 얻는 것을 추구하시는 분들이죠. 그러나 수익배분 방식으로 펀딩이 진행되면 단순히 머니게임으로만 변질될 가능성이 큽니다. 콘텐츠의 퀄리티 보다도 프로젝트가 향후 돈이 되느냐 안 되느냐의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저희 의도랑은 다르게 돌아가는 것이죠. 자본력이 시험대에 오르는 것은 저희 기조랑 다르기 때문에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염재승 대표는 상업적으로 단지 돈만 필요해서 오는 프로젝트는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자신들 역시 그러한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경우 득이 될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 → 텀블벅 염재승 대표

 

“돈만 보고 크라우드 펀딩사업을 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고전할 수가 있습니다. 이는 관련 투자 방식이 성숙된 미국에서도 수익배분 형태로 진행된 프로젝트들이 그 결과는 상당히 좋지 않았던 것으로 익히 들어왔습니다.”
현재 텀블벅에서 투자는 한 명당 약 1~2만 원 선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리워드는 한정판 CD, 디지털다운로드 권, 게임크레딧에 후원자 명단 기재, 후원자 전용 캐릭터 제공 등 다채로운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여기서 텀블벅은 이 같은 투자금의 일부 커미션을 확보하는 것으로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커미션으로도 회사가 원활히 운영되고 있고 올 상반기에는 전문 투자사로부터 투자 유치를 했기 때문에 자금적인 부분에 큰 욕심 부릴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아직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국내 크라우드 펀딩 시장에서 텀블벅이 규모상 다른 곳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회사가 성장한 상태입니다. 앞으로도 해당 분야에서 더욱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 염재승 대표 프로필
● 2006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입학
● 2011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 설립

■ ‘텀블벅’은… 창작 콘텐츠 배출되는 기반 조성

 

 

텀블벅은 영화, 디자인, 음악, 건축, 사진, 패션 등 다양한 산업을 망라하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이다. 졸업작품을 준비하는 예술학교 학생부터 작가, 미술가, 음악인, 게임 개발자에 이르기까지 당야한 분야의 창조적인 시도들이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 목적이다.
2011년 3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약 650여개의 프로젝트가 등록됐으며 이 중 460개가 목표 헌딩 금액을 달성(성공률 75%), 누적 펀딩 금액은 11억원으로 계산되고 있다.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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