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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 돋보기 - CJ엔투스 블레이즈 이호종] “잘생기고 ‘겜’ 잘하면 안되나요?”

  • 윤아름 기자 imora@khplus.kr
  • 입력 2013.07.15 16:49
  • 수정 2013.07.1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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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TV 화면보다 실물이 더 잘생겼다.
남자들이 득시글대는 ‘LoL(리그오브레전드) 리그’ 현장에 여성들의 환호성을 듣게 만들 수 있는 ‘꽃미모’의 소유자 ‘플레임’ 이호종(22세, CJ엔투스 블레이즈)이 그 주인공이다. 외모 덕분인지, 최근에는 공중파에서도 그를 인터뷰 왔다.
이호종은 CJ엔투스 ‘LoL’팀의 잘나가는 선수다.
LoL 탑라인 순위에서 항상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스스로도 ‘최고’라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이런 ‘잘난 척’이 밉살스러울 법 하지만, 생글생글 웃으며 조곤조곤 말하는 그를 대하다보면 절로 이호종의 매력에 빠져든다.
비단, 잘생긴 얼굴과 게임 실력 때문만은 아니다.
부산 사투리를 감추려고 표준어를 쓰지만 ‘ㅅ(시옷)’을 ‘ㅆ(쌍시옷)’으로 발음해서 들키고, “뚜렷한 목표가 없다”면서 “최고가 되고 싶다”고 덧붙이는 엉뚱함이 가득한 스타, 프로게이머 이호종을 소개한다.

 

#. 컴퓨터 영재
부산에서 자란 이호종은 외아들로 남부러울 것 없이 자랐다. 손이 귀한 집안 장손이다 보니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 미술, 컴퓨터 등 안 다녀본 학원이 없을 정도였단다.
놀기도 좋아해서 체육도 잘하고 남녀 할 것 없이 인기 많은 친구로 통했다. 그러다보니 부모님 눈에는 ‘금쪽같은 내 새끼’라는 말이 입에서 떨어질 날이 없었을 것이다.
“컴퓨터를 제일 잘했어요. 학교 다닐 때는 올림피아드에 나가서 입상한 적도 있어요. 뚜렷한 장래희망이 없었는데 학교에서 적어내라 하면 의무적으로 ‘프로그래머’를 적어내기도 했죠.”
이호종은 게임을 잘하게 된 것도 컴퓨터 지식에 밝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으레 짐작했다. 부모님은 그가 정말 컴퓨터를 좋아하는 줄 알고 이와 관련한 특목고 입학도 준비했단다. 하지만 가족의 열성적인 기대가 부담이 됐던 것일까. 고등학교 입학 무렵, 본격적인 사춘기가 찾아왔다. 멀쩡했던 성적이 곤두박칠 치고, 학교를 안나가려고 꾀를 부리다 어머니와 다툰 적도 많았단다.
“게임을 안했다면 정말 컴퓨터 관련 일을 했을지도 모르겠어요. 결국엔 한참 방황하다가 대학도 못가고 재수생이 됐거든요. ‘영재’가 아니라 ‘낙제’를 한 거죠.”

#. 탑 라이너
지금 그는 ‘리그오브레전드’에서 최고의 실력을 가진 선수다. 게이머 생활을 시작한 지 약 10개월 만이다. 이호종은 지난해 ‘롤 챔스’ 서머 시즌이 끝난 뒤 팀에 입단해 탑 라인을 맡았다. 프로게이머를 할 생각은 ‘전혀’ 없었고 재미 삼아 숙소에 가볼까 했던 것이 이 자리까지 왔다.
‘억세게 운 좋은 사나이’처럼 보이지만, 초반에는 마음고생이 심했다는 게 그의 속내다.
“처음엔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어요. 이런 류의 게임을 원래 잘했고, 독보적으로 내가 잘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정신적으로 열심히 할 생각이 없었던 거죠. 숙소에서도 내 마음대로 했던 집 생각이 너무 간절하고, 또 너무 단체생활에 적응을 못하니까 혼나기도 했구요.”
그러다 보니 성적도 잘 안 나왔다. 팀 간 경쟁인 ‘리그오브레전드’에서는 호흡이 제일 중요한 데 ‘굴러들어온 돌 같다’는 자책감에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후 지난 해 윈터 시즌에서 출전한 CJ블레이즈는 그가 속한 상황에서 4강 진출에 성공하는 호성적을 거뒀다. 이후 올 시즌 첫 번째 대회에서도 팀이 결승에 진출하자, 팬들은 모두 그 공을 이호종에게 돌렸다. 현재 ‘리그오브레전드’ 개인기량에서는 그에게 맞설 자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한 번 이기고 나서 성취감이라는 것을 맛보니까 마인드가 바뀌더라고요. 열심히 한만큼 성과가 생긴 경험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지난 대회에서 준우승은 우리가 부족해서였어요.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죠. 다음에 안지면 되니까요.”

▲ →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소년같지만 팀 내에서 이호종의 위치는 '형님' 급이다. CJ블레이즈의 속한 팀원들이 다소 조용한 성격이어서 활발한 타입의 그가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다는 후문이다

#. 외모 〈  자신감
이호종이 유명해진 데엔 게임 실력도 있지만 ‘외모’를 빼놓을 수 없다. 그의 측근에 따르면 잘생긴 외모 덕분에 여성 팬들의 ‘러브콜’이 끊어지지 않는다는 귀띔이다. 어린 선수들과 달리 청소년 시절에 놀만큼 놀아본 탓일까. 그가 좋아하는 이상형은 ‘일 잘하는 여자’였다.
“인터넷 연관검색어에 돌아다니는 소문은 모두 거짓말이에요. 현재는 여자친구도 없구요. 솔직히 게임 신경 쓰느라 지금은 여자친구가 있어도 잘 챙겨줄지 모르겠네요. 외로움을 잘 타는 성격인데, 그나마 다행인 건 팀원들이 있고 게임 방송 활동하면서 웃고 떠드는 시간이 무척 즐거워요. 아마 이런 커뮤니티가 없었다면 프로게이머를 오래 못했을 지도 몰라요.”
그렇다면 이호종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그는 뻔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목표는 없다’는 게 그의 답변이다. ‘롤드컵 우승’을 짐작한 기자가 당황하자, 짐짓 진지하게 자신의 생각을 풀어놨다.
“‘반짝 스타’가 될 생각이 없어요. 이미 쌓아놓은 탑이 있는데 쉽게 무너질 리 있겠어요. 헤이해지지 않는다면 정상을 유지할 거에요. 그리고, 잘 모르지만 임요환 감독님이나 이영호 선수처럼 누구나 최고라고 인정받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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