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위너> 이코 VS <루저> 완다와 거상

  • 지봉철 기자 janus@kyunghyang.com
  • 입력 2006.01.02 09:42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ICO’를 넘어설 것인가? ‘ICO’에 무너질 것인가?
2002년 국내에서 PS 2 정식 발매와 함께 게이머들에게 널리 알려진 ‘ICO(이하 이코)’라는 게임은 아직까지도 게이머들 사이에서 ‘최고’라는 수식어를 받으며 어드벤처 게임의 전설로 군림하고 있다. 하지만 2005년 이코의 제작팀이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높은 벽을 뛰어 넘기 위해서 만든 ‘완다와 거상’이 한글화 되어 국내에 등장했다. 과연 완다와 거상은 거대한 벽 ‘이코’를 넘어설 수 있을까?

[winner] 이코 : 게임다움을 잃지 않은 아름다운 이야기
+ 개발사 : SCEK
+ 유통사 : SCEK
+ 장르 : 액션 어드벤처
+ 서비스 시기 : 2002년

2002년 게이머들의 심금을 울린 동화가 있다. 책도 아닌, 애니메이션도, 영화도 아닌 바로 게임이라는 컨텐츠였다. ‘이코’는 SCE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처음에는 게이머들에게 큰 관심을 받지는 못했었다. 하지만 게이머들의 입소문이 무섭게 번지기 시작하면서 명작게임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이야기는 지극히 단순해 보이지만 게임은 이 단순해 보이는 이야기의 몰입도를 크게 높였다. 뿔이 달려 제물이 되어 바쳐지는 이코는 성안에 갇혀있던 신비한 소녀 요르다를 이끌고 성을 탈출한다. 이러한 스토리 컨셉을 굉장히 잘 살려주는 것이 바로 게임 시스템이다. 요르다의 손을 잡아가면서 요르다를 납치해가려는 악령들을 물리치며 요르다를 지켜내야한다. 게임에는 머리를 산뜻하게 이용하여 진행할 수 있는 퍼즐들이 가득하며 이러한 스토리적이 설정은 시스템으로 아주 잘 녹아 들면서 게이머의 감정이입을 높여준다.

동화같이 빠져드는 스토리 라인에는 소녀의 손이 제대로 한몫을 해준다. 어느 순간 “정말 귀찮아”라고 생각하다가도 “역시 안되겠어”하고 손을 잡아버리는 게이머의 마음은 게임을 진행할수록 이코와 일체화되어 간다. 게임으로서도 지극히 순수한 게임이고 드라마로서도 지극히 순수한 드라마가 바로 ‘이코’이다.

[loser] 완다와 거상 : ‘이코’ 팀이 아니면 만들 수 없는 게임예술
+ 개발사 : SCEK
+ 유통사 : SCEK
+ 장르 : 액션 어드벤처
+ 서비스 시기 : 2005년

SCE의 이코제작진은 참으로 재미난 팀이다. 게임마다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게임의 특징을 룰화 시켜서 하나의 게임으로 완성된다는 것도 역시 어려운 일일 것이다. 게임에 존재하는 것은 오직 주인공, 소녀, 그리고 물리쳐야할 거상들이다. 게임에서의 적은 거상뿐이고 보스도 거상뿐이다. 각각의 다른 공략법을 가지고 있지만 거상만 물리치는 것만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까?

컨트롤이나 시점은 상당히 적응이 안되는 부분도 있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은 다양한 공략법이 존재하고 이 공략법에 따라서 하나씩 거상을 클리어 하고 연구하는 즐거움이 있다. 스토리도 역시 단순하지만 몰입도가 높다. 금단의 대지를 밟은 주인공은 소녀의 잃어버린 영혼을 되찾기 위해 모든 거상을 쓰러뜨려야만 한다. 특별한 분노도 없이 그저 소녀의 영혼을 되찾기 위해 펼쳐지는 거상과의 혈투. 이 컨셉만으로도 게이머는 무엇간 세계에 몰입되어 버린다. 대지의 땅의 분위기 묘사나 거상의 존재감이 뛰어나며 그 안에서 모험을 하며 거상을 쓰려뜨려가는 느낌 역시 뛰어난 ‘이코’팀의 새로운 역작이라고 할 수 있다.

≫ 전문가군이 내린 평점(10점 만점)
+ 이코 : 9.5
+ 완다와 거상 : 9.0

▲ 이코 | 금강선 <게임 평론가>
정말 뛰어난 센스의 게임이다. 전체적인 밸런싱 설정에 따른 전개력이나 보호욕구를 자극하는 컨셉 등은 특히 훌륭하다. 게임의 진행이나 중간중간의 퍼즐 등이 센스 있게 설정되어 있으며 게이머들의 탄성을 아주 절묘하게 자극해내며 하나씩 엔딩까지의 계단을 차곡차곡 쌓아 올려가는 듯한 좋은 느낌을 가져다 준다. 엔딩의 감동도 굉장히 강해서 게임이 끝나고도 찡한 여운이 남겨질 정도. 몽환적인 그래픽과, 자연의 소리가 매력적인 사운드 등 개발자들은 약간은 예술적인 터치를 게임에서 보여주면서도 게임다움을 잃지 않는 훌륭한 게임예술을 선보인 것이다. 요르다의 손을 잡는 순간 이미 당신은 이코의 팬이 될 것이다.

▼ 완다와 거상 | 전하웅 <게임 평론가>
이런 컨셉과 도전적인 게임밸런스 내에서 하나의 게임을 만들어낸다는 것 만으로도 개발자들의 뛰어남을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 적은 오로지 16마리의 거상이며 목적은 이 16마리의 거상들이 물리쳐 소녀의 잃어버린 영혼을 되찾는 것이다. 이렇게 목적과 이야기가 모두 드러나있는 상태에서, 그것도 얼핏 보면 아주 작은 컨텐츠만을 가지고 있는 느낌속에서 이야기는 만들어진다. 게임은 독특한 전투방식의 즐거움을 전해주고 있고 이 환상적인 세계를 체험하게 해주고 있다. 화면의 표현법이 굉장히 멋지며 실감나는 배경음 등은 마치 게임과 예술을 혼합하려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그만큼 이 게임에는 강렬한 ‘혼’이 있고 즐거운 ‘게임’이 있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