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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17살에 개발사 창업한 그 청년이…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plus.kr
  • 입력 2013.07.2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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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고작 열일곱살의 ‘돈 매트릭(Don Mattrick)’이라는 청년은 캐나다 최초의 게임 개발사 ‘디스팅티브 소프트웨어(Distinctive Software)’를 밴쿠버에 설립했다.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게임을 만드는 회사를 처음으로 만든 이 청년에게 미디어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는 TV에도 출연해 컴퓨터 게임이란 새로운 문화 상품을 설명하는 등 화제의 중심이 됐다.
 청년이 처음 만든 레이싱 게임 ‘테스트 드라이브’는 당시만 해도 유명한 퍼블리셔였던 어콜레이드를 통해 발매됐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난 1991년, 공룡기업 일렉트로닉 아츠(EA)는 청년의 회사를 거액을 주고 사들였다. 그는 EA캐나다에 배속돼, 레이싱게임의 명작 ‘니드 포 스피드’ 시리즈로 자신의 명성을 더욱 드높였다. 1996년부터 약 10년간 EA의 월드와이드 스튜디오 책임자로서, EA가 세계적인 메이커로 발돋움하는데 크게 일조했다.

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마이크로소프트로 전격 스카웃된다. 그는 이곳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그가 합류할 시점에 판매 대수 1,000만대에 불과했던 Xbox360이 7,800만대로 일곱배 넘게 늘어났으며, Xbox라이브의 회원수도 600만명에서 4,800만명까지 증가했던 것이다. 한마디로 그는 북미 게임업계에 있어서 ‘신의 손’과 같은 존재가 된 것이다. 그는 게이머들 사이에서 ‘미스터 엑스박스’라고 불릴 정도로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비즈니스의 얼굴마담이었다.
 지난달 열린 E3 2013에서는 수많은 전세계 미디어가 운집한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의 야심작 '엑스박스 원'의 프리젠테이션을 멋지게 해내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지난 4년간 진두지휘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사퇴하겠다고 7월 1일 발표했다. 북미 게임업계와 관련 미디어는 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일순간 패닉에 빠져들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흥행의 마법사로 불리운 그가 선택한 곳이 쇠퇴 일로를 걷고 있는 ‘징가’였다는 점이다. 미국 증권거래소의 자료에 따르면, 징가가 그에게 제시한 조건은 이적료 500만달러, 연봉 100만달러에 400만달러에 달하는 보너스였다고 한다. 어마어마한 금전적인 수입도 수입이지만, 그는 “자신의 손으로 휘청거리는 징가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며 야심찬 도전의 기치를 높이고 있다.
그의 전격적인 이직이 충격을 더하고 있는 것은 그가 과거에 몸담았던 EA도 돈 매트릭을 노리고 있었다는 점이다. 북미 언론에 따르면, EA가 지난 3월 사임한 존 리키티엘로(John Riccitiello) CEO의 후임자를 아직까지 선임하지 않고 뜸 들여왔던 것은 돈 매트릭을 영입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올해 49살이 된 그는 32년간의 업계 경력 중, 가장 오래 머물렀던 자신의 친정 회사가 아닌 새로운 곳에 둥지를 튼 셈이다.  

신의 손과 같은 존재이기는 하지만, 돈 매트릭이 징가호에 옮겨타서도 넘어야할 산은 아직 많다. 회사의 실적 회복을 위해서는 페이스북 이외에 다양한 사업을 하루 빨리 전개해야 하고, 코어 타깃을 위한 게임과 온라인 사업 분야에 더욱 적극적으로 매진해야 할 것이라는 여론이 매우 강하다. 
돈 매트릭이 30년 넘게 해왔던 게임 비즈니스와 징가의 사업은 어딘가 조금 다른 분야로도 보이기 때문에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모든 비즈니스에서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땅 속에 깊에 드리워진 뿌리와 나이테의 수만큼, 거목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 법이다. 첨단 테크놀로지에 입각한 트렌드의 급격한 변화를 가진 게임 산업에서도 나이테의 불문율은 깨지지 않을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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