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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로 2 VS 드래곤 퀘스트 8

  • 지봉철
  • 입력 2004.11.0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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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아시아권 국가들보다 특히 북미지역의 게이머들은 FPS를 좋아한다. PC로 '둠, '퀘이크', '하프라이프' 등의 대작들을 꾸준히 즐겨온 미국 땅에서는 FPS가 상당히 인기있는 장르라는 점을 우선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장르선호도가 높다고 해서 ‘헤일로’의 인기가 높은 것은 아니다.

사실 과거 비디오게임 시장에서 FPS가 크게 선호를 받았던 것은 아니다. PC로 게임을 즐길 때의 조작감에 비해서 현저하게 답답하고 짜증난다는 평이 많았기 때문에 게이머들은 패드로는 FPS의 재미를 주기가 어렵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비디오게임시장의 모든 FPS가 그런식으로 찬밥이 된 것은 아니었다. 닌텐도 64로 등장했던 '007 골든아이'의 경우는 게임기만의 새로운 접근방식을 보여준 FPS로 엄청난 인기를 모았었기 때문이다. '007 골든아이' 이후 가장 큰 인기를 끈 FPS게임은 단연 '헤일로(X박스)'다. ‘헤일로’는 ‘007’을 넘어서 패드에 최적화된 조작감은 물론이고 게임기에 최적화된 FPS를 만들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헤일로의 공적은 PC게임용 FPS만 선호하던 게이머층을 비디오게임층으로 끌어왔다가 아니라 FPS장르를 접하지 않았던 신규 유저들을 '헤일로'를 통해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그러면 ‘헤일로’를 한번 살펴보자.

이 게임의 힘은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일까? 첫번째 비디오게임은 여럿이 즐기는 것보다 혼자즐기는 경우가 많다. 이것을 바꿔말하면 멀티플레이가 중요한 FPS게임이지만 그것보다도 싱글모드(캠페인)의 중요성이 크다는 것이다. ‘헤일로’의 캠페인모드는 정말 훌륭하다. 비디오게이머들이 좋아하는 '드라마틱'한 것은 물론이고 게이머를 게임속으로 흡입시키는 힘과 현장감 등이 굉장히 뛰어나다. 게이머는 자신이 마치 '마스터 치프'인양 전장에서 긴장감넘치는 활약을 한다.

사실 FPS만큼게임캐릭터와의 일체감을 느낄 수 있는 게임도 많지 않다. ‘헤일로’는 장르는 물론 비디오게임의 장점까지 모두 뛰어나게 살려냈다는 점에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헤일로’의 매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헤일로’의 진정한 힘은 바로 레벨디자인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 아무리 게임이 재밌고 드라마의 전개력이 강하더라도 게이머들이 레벨디자인이 들쑥날쑥하면 패드를 놓게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헤일로’는 게임이 끝날 때까지 게이머들을 살짝살짝 건드려준다. "조금만 더 하면 깰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느낌이 지속적으로 들어 전개력이 강하다는 것. 또한 몇번을 다시 플레이해도 자동저장이 되어진 위치에서부터 시작을 하기 때문에 부담이 없고 몇번을 즐겨도 재미있다.

다양한 무기를 돌려가며 사용할 수 있는 여타의 FPS게임과는 달리 단지 두개의 무기만을 소유할 수 있고 이것을 때에 따라서 빠르게 집고 버릴 수 있게 만든 부분도 PC로 FPS를 즐기던 게이머들에게는 답답한 요소가 될지 몰라도 처음 FPS를 즐기는 게이머들에게는 전략적인 부분에서 큰 재미가 될 수 있고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용이성도 가지고 있다.

또한 세계관이나 대립구조들도 상당히 재미낳게 설정되어 있어서 더욱 게이머들을 끌어들인다. 멀티플레이의 설계도 잘 되어 있어서 게임을 클리어한 후에도 자꾸 헤일로라는 타이틀을 꺼내게 만든다. 이 정도쯤 되는 타이틀이라면 후속편이 나오는데 150만장이 선주문되었네 200만이 매진되었네 하더라도 전혀 이상할게 없다. ||RPG를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드래곤 퀘스트’는 일본의 국민 RPG라고 불릴만큼 대단한 타이틀이다. 시리즈가 발매되면 학생들의 결석율이 높아지거나 소매치기 사건이 발생하는 등 잦은 사회적인 현상을 일으킬 정도의 파장력을 가진 게임이다.

일본인들이 ‘드래곤 퀘스트’를 좋아하는 이유는 과거에서부터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타이틀이라는 점도 있겠지만 그만큼 시리즈가 8편이 나올 때까지도 게이머들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는 것이 된다. 즉, ‘드래곤 퀘스트’는 분명히 잘만들어서 나올 것이라는 것을 믿기 때문에 일본의 게이머들은 평가를 하고 구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구입을 하고 평가를 하는 몇안되는 타이틀인 것이다.

‘드래곤 퀘스트’는 D&D의 룰이나 ‘울티마’, ‘위저드리’ 등의 북미형 RPG를 일본식으로 쉽게 만들어서 재창조된 RPG이다. ‘드래곤볼’의 작가인 토리야마 아키라가 디자인을 맡아 ‘드래곤 퀘스트’만의 세계관을 창조해냈으며 천재 게임제작자 호리이유지와 나카무라 코우이치 등의 스타플레이어들이 게임을 탄생시켰다.

또한 스기야마 코우이치의 강렬하거나 잔잔한 음악 등이 환상의 템포조절을 보여주면서 게임의 분위기를 맞춰나간다. 이렇게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는 명콤비들에 의해서 탄생되었고 시리즈가 거듭할수록 다양한 시스템이 추가되면서 발전을 거듭했다.

‘드래곤 퀘스트’는 게임의 본질인 '재미'라는 점에 착안해서 RPG를 만들어낸다. RPG라는 게임이 액션 등의 장르에 비해서 직접 캐릭터를 움직여볼 수 있는 기회가 적다는 패널티를 가지고 있지만 이것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게이머들에게 모험하고 성장하는 기쁨을 가져다준다.

또한 많은 아기자기한 요소들은 게이머들에 머리속에 향수로 남게 만들어버리면서 다음 시리즈가 등장할 때는 그 향수를 다시 한번 자극하는 형식이 되버린다. 그만큼 ‘드래곤 퀘스트’는 게이머들에게 재미를 주고 모험을 준다. 또한 스토리가 길면서도 아기자기한 에피소드가 많이 포함되어 있고 이런 에피소드들은 각기 독특한 재미를 가져다준다.

또한 굵직한 뼈대는 게이머들의 머리속에 쉽게 그려지면서 스토리를 비교적 차곡차곡 정착시킨다. 첫 단추를 너무나 잘 꿰어낸 것도 있지만 나머지 단추들도 하나씩 삐뚤어지지 않게 잘 가지고 온 점, 게임에서 장인정신마저 느껴지는 게임이 바로 ‘드래곤 퀘스트’다. 이번 작품에서는 ‘다크클라우드’의 제작사 레벨 파이브가 제작을 담당해 비쥬얼적으로도 큰 도약을 했으며 최신흐름에 맞춰서 변화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쯤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떤 모습으로 나오든간에 그 동안 게이머들에게 준 재미와 믿음은 일본게이머들에게는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게임을 조금이라도 빨리 구입하기 위해서 줄행열을 하고 폭발적인 판매량을 보일지라도 역시 전혀 이상할게 없는 게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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