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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우공이산의 교훈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plus.kr
  • 입력 2013.08.15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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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산에 우공이라는 90살이나 된 노인이 살고 있었다. 노인의 집 앞에는 넓이가 7백 리(28만 미터)에 높이가 1만 길(3만 미터)이나 되는 거대한 태행산과 왕옥산이 가로막고 있어 생활하는 데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
그러던 어느 날 노인은 가족들을 불러모아놓고 이렇게 말했다. “우리 가족이 모두 힘을 합쳐 태행산과 왕옥산을 옮겼으면 한다. 그러면 길이 넓어져 어디든 편하게 다닐 수 있을 것이다.”큰아들을 비롯한 가족들은 펄쩍 뛰며,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고 아버지를 말렸다.
그러나 노인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고, 다음날부터 바로 작업을 시작했다. 우공과 아들, 손자는 지게에 흙을 지고 발해 바다에 갔다 버리고 돌아왔는데, 그것만으로도 꼬박 1년이 걸렸다.

 이 모습을 본 이웃 사람이 “벌써 90살이니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을텐데 어찌 그런 무모한 짓을 하십니까?”하고 비웃자, 우공은 “내가 죽으면 내 아들, 그가 죽으면 손자가 계속 할 것이오. 그동안 산은 깎여 나가겠지만 더 높아지지는 않을 테니 언젠가는 길이 날 것이오.”라고 말했다.
두 산을 지키던 산신령이 우공의 말을 엿듣고는 큰일났다고 여겨 즉시 옥황상제에게 달려가 태행산과 왕옥산을 구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말을 들은 상제는 두 산을 각각 멀리 삭땅 동쪽과  옹땅 남쪽으로 옮겨줬다.

 누구나 알고 있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이란 고사성어의 이야기다. 세상을 바꾸는 건 머리가 비상한 사람이 아니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걸 강조하는 교훈이다. 새삼스럽게 우공이산의 이야기를 꺼낸 것은 2001년 12월 18일 창간한 경향게임스가 이번호로 지령 600호를 맞았기 때문이다.
창간을 준비하던 당시, 업계인들은 우공의 이웃들처럼, “지금까지 전혀 존재하지도 않았던 타블로이드형의 게임전문 신문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만류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당시 창간 멤버들은 대한민국 게임시장의 발전에 일조하겠다는 굳은 신념으로 갖은 악조건 하에서 매주 64면의 신문을 만들어냈다.

한삽 한삽 태행산의 흙을 퍼내던 우공의 굳은 신념을 상제가 들어줬듯, 게임업계인들과 게이머들이 하나둘 애독자를 넘어 열독자로 업그레이드돼 갔다. 그 결과 수년간 게임업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로 선정되는 영예를 얻기도 했고, 본지를 읽으며 게임 개발의 꿈을 꾸던 청년들이 창업해 보란듯이 성공하기도 했다. 때로는 업계에 따끔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고, 트렌드 변화를 미리 예측해 시장의 방향타 역할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은 결과라 생각한다. 

우리 업계는 지금 지독하게 혼란스러운 대양의 소용돌이 속에서 표류하고 있다. 어떤 방향으로 가야 무사히 항구에 도착할 수 있을지 도무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방향타 역할을 해왔던 전문 미디어의 역할도 그 소용돌이 속에 함께 빠져들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경향게임스는 지난 12년간의 소중한 경험을 살려 총체적 난국에 직면한 게임시장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고자 한다.

아직 갈 길은 멀고 험하다. 목표를 향한 우직한 발걸음으로 한국에서는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진정한 게임 선진국이 되는 그 날까지 우리들은 쉬지 않고 뛰어다닐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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