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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 모바일, 한국 지사 설립 노림수는?

지사 통한 현지화 전략으로 국내 시장 공략 … 국내 개발사 북미 진출 위한 기회 될 듯

  • 정광연 기자 peterbreak@khplus.kr
  • 입력 2013.09.09 09:09
  • 수정 2013.09.0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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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모바일 게임사인 글루 모바일(이하 글루)이 한국 시장에 본격적인 관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자사의 새로운 수익 시장으로 점찍은 것은 물론 서드파티 퍼블리싱 사업의 주요 마켓으로 낙점해 비상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글루 모바일은 지난 9월 4일,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미디어 데이 행사를 갖고 글루 모바일의 한국 지사 설립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한국 지사는 향후 글루의 글로벌 라인업의 국내 서비스 및 마케팅 사업과 서드파드 퍼블리싱 사업을 총괄, 주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한국 시장을 겨냥한 글루의 이런 움직임은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먼저 카카오 게임하기 열풍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글로벌 모바일 게임사들의 진입이 본격화됐음을 상징한다. 특히 글루가 이미 국내에 선보인 게임들이 현지화 미흡으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점을 미뤄볼 때 한국 지사의 현지화 전략은 향후 글루 게임들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는 역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서드파티 퍼블리싱 사업이다.
글루는 여러 차례 국내 개발사들의 수준 높은 게임들을 북미 시장에 직접 서비스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번 한국 지사 설립 역시 글루의 서드파티 퍼블리싱 사업의 연장선 상에 있으며 이미 물밑 작업을 통해 다수의 개발사와 계약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자신들이 가진 핵심 타이틀의 성공적인 한국 시장 진출과 한국 게임의 북미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는 글루의 본격적인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글루 한국 지사의 초대 지사장은 게임과 IT 산업에서 10년 이상의 경험을 쌓은 김준희 씨가 선임됐다. 미국 게이밍 하드웨어 회사인 레이저의 한국 지사장을 역임한 바 있는 영업 및 마케팅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가긴 것으로 평가받는다.
주로 서드파티 퍼블리싱 사업을 맡게될 김상현 총괄 PM 역시 CCR, 네오위즈 등을 거친 전문가로 넓은 인맥과 남다른 안목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인물이다. 글루 한국 지사는 현재 세부적인 인력 세팅에 돌입한 상태이며 올 해 말,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선도하는 글루 모바일
이번 한국 지사 설립으로 다시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선 글루는 지난 2001년 설립된 대표적인 글로벌 모바일 게임사다. 현재 샌브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시애틀, 캐나다, 중국, 러시아, 인도, 한국 등에 지사를 두고 있다.
전 세계에 6개 글로벌 스튜디오와 18개 개발팀, 약 600여명에 달하는 직원을 보유한 글루는 지난해에 연매출 975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스마트폰 게임 매출이 약 829억 원을 기록, 전년 대비 112%에 증가세를 보이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글루의 강점은 세계적인 명성을 확보한 화려한 라인업이다.
‘컨트랙트 킬러 시리즈’, ‘블러드 앤 글로리 시리즈’, ‘프론트라인 코만도 시리즈’, ‘건 브로스 시리즈’ 등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끄덕일만한 뛰어난 완성도의 게임들이 글루의 이름으로 전세계에 출시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디어헌터’ 브랜드와 게임스파이 테크놀로지를 인수하며 영향력 확장을 꾀하는 중이다.

 

주목해야 할 또 한 부분은 피처폰에서 시작된 글루의 게임 사업이 스마트 디바이스라는 환경 변화에 대단히 빠르고 안정적으로 적응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글루의 2013년 상반기 스마트폰 게임 매출은  1분기에 약 193억 원을 기록, 전체 매출에 90%를 차지했으며 2분기에도 94%에 달하는 256억 원을 기록했다. 적지 않은 게임사들이 스마트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진 점을 감안하며 상당히 인상적인 모습이다.
무엇보다 현재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경쟁 모바일 게임사들이 스마트 디바이스의 보급 이후 탄생한 ‘신생’ 기업인데 비해 글루는 1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노하우와 비즈니스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한국 시장 노린다
이처럼 글루의 글로벌 영향력은 탁월하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글루의 위상은 그동안 기대 이하였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현지화 부분이다.
국내의 소개된 글루의 대표 게임들은 대부분 FPS 스타일의 하드 코어 성향이 강해 카카오 게임하기 등장 이후 캐주얼 및 아케이드 취향으로 집중된 국내 유저들과는 엇박자를 내고 말았다. 여기에 플레이에 지장을 줄 정도로 어색한 텍스트 번역이나 최적화 미숙 등은 흥행 실패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글루 역시 이런 부분을 확실히 인지하고 있는 듯 한다.
실제로 미디어 데이 현장에서 김준희 지사장은 한국 지사가 글루 게임들의 현지화 및 맞춤형 마케팅 등을 중점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우선적으로 강조했다.  

 

최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상황은 글루를 비롯한 해외 모바일게임사들이 진입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카카오 게임하기의 정책 변경이다. 카카오는 최근 게임하기 입점 절차를 한국과 일본, 미국 구글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최고 매출 및 무료 인기순위 20위권 내에 일주일 이상 랭크된 게임의 경우 별도의 심사 없이 게임 출시가 가능하도록 변경한 바 있다.
그 어느때보다 글루 라인업의 국내 시장 진출이 용이해진 상황에서 한국 지사의 설립은 맞춤형 현지화 및 마케팅이라는 측면에서 흥행에 상당한 기폭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북미 진출 위한 최적의 기회
더욱 중요한 것은 글루 한국 지사의 설립으로 서드파티 퍼블리싱, 즉 국내 게임들의 북미 시장 진출의 기회가 넓어졌다는 점이다.
글루는 이미 탭조이 글로벌 파트너십 사업부 부사장 출신의 크리스 아카반을 퍼블리싱 사업부 총괄로 영입하며 서드파티 퍼블리싱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그리고 가장 큰 타깃 마켓으로 꼽히는 곳이 바로 중국과 한국이다.
한국의 경우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상당히 많은 개발사 설립됐으며 이에 따른 방대한 신작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최근 라인 등 신규 창구를 통한 아시아 시장 진출이 활발히 진행중이만 가장 큰 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북미 시장에서는 진출 사례 조차 찾기 힘들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북미 시장에서 확실한 성과와 노하우 및 인프라를 구축한 글루의 등장은 국내 개발사들에게 매우 좋은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이미 글루 한국 지사는 다수의 개발사와 서드파티 퍼블리싱 계약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계약 조건상 리스트를 고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대부분 저력있는 중소개발사인 것으로 추정된다.
글루는 서드파티를 통해 올해 6개, 내년에는 12개의 게임을 북미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서드파티의 핵심이 중국과 한국이라는 점, 그리고 아직 중국 모바일게임의 수준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 점까지 생각하면 글루를 통한 북미 진출의 기회를 한국 개발사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세계적인 모바일 게임사로 각광받고 있는 글루의 야심찬 행보가 한국 지사 설립으로 본격화됐다. 과연 글루가 한국 시장에서 성공과 한국산 게임을 통한 북미 시장에서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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