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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PART1 ‘Blood Pledge : 피의 맹세’로의 시간여행 <1>

  • 정리=유양희
  • 입력 2004.07.0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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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5번의 글을 쓰면서 ‘이것은 언제 업데이트 된 것이다’, ‘Part1의 에피소드 XI…’등등의 이야기를 많이 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오래 전부터 게임을 하셨던 유저가 아니라면 혹시 처음부터 ‘리니지’라는 게임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떡하니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면서 에피소드 같은 것은 나몰라라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리니지’는 현실의 시간보다 6배 빨리 흘러간다. 4시간에 한번씩 날이 바뀐다고 생각하면, 현재 ‘리니지’는 24년이라는 세월이 흘러간 것이다. 와∼ 내 나이보다도 많다 +0+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데, 이는 ‘리니지’ 월드에서도 당연한 이야기다.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이 스쳐지나갔고, 많은 사람들이 의해 ‘리니지’ 월드가 발전해왔는데, 그 과정에서 요즘은 ‘리니지 옛날이 좋았었지’라는 향수병을 가진 분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의 과거의 기억을 미화시키는 습관은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 수도 있고 불행하게 만들 수도 있다. 과거를 그리워하며 현실을 즐기지 못한다면 불행하게 될 것이고, 과거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겨두고 가끔 힘들 때 풀어놓으면서 다시 현실을 즐긴다면 행복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이래저래 불만이 많을지는 모르지만 이는 다시 과거가 되고 우리 기억 속에 아름답게 남을지도 모른다. 앗, 쓸데없는 얘기가 너무 길어진 듯 -.-;; 요새 비가 많이 와서 필자가 좀 센티해진 것 같다.

이번에는 ‘리니지’ 월드에 대한 이해를 한 차원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리니지’에 대한 역사 공부를 해보겠다. 국사, 세계사 공부와 마찬가지로, 재미있는 리니지사(史)에 대해 알아보겠다.

‘리니지’ PART 2에 대한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최근의 일이고, 앞의 기사에서 크게 다루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어느 정도 알고 계실 것이라 믿는다. PART 2의 테마는 ‘Cross Ranger : 엇갈린 증오’ 이다.

그렇다면 PART 1의 테마는 무엇이었는지 기억하시는가? ‘리니지’를 시작하면 항상 로고 화면이 뜨면서 그 안에 조그맣게 쓰여 있었던 ‘Blood Pledge :피의 맹세’, 즉 혈맹이 바로 첫 번째 테마였다. ‘리니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손꼽히는 혈맹시스템이 5년이라는 시간 동안 PART 1을 통해 완성되었던 것이다.

그럼 PART 1의 에피소드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었는지, 지금 있는 아덴 월드가 어떠한 순서대로 생겨난 것인지를 정리하면서, 그리고 즐거웠던 추억들을 하나하나씩 떠올리면서 이 글을 읽어보시길 바란다.

||최초의 ‘리니지’ 월드는 요즘 사람들은 잘 찾지도 않는, 있는지도 모르는 말하는 섬 하나 뿐이었다. 말하는 섬은 신일숙님의 원작 ‘리니지’에서 붉은 머리의 왕자 데포로쥬가 성장하며 수행한 곳이다. 말하는 섬 선착장에 흑기사대장 커츠가 떴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원작에서 흑기사들은 반왕 직속의 기사단이다. 정통파 데포로쥬 왕자가 거슬리는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유저들이 그런 것을 신경 쓰지는 않았었다. 꽤 짭짤한 아이템 때문에 가뜩이나 심심한 선착장 유저들의 간식거리가 되는 커츠는 TV만화속의 악당 두목같은 대사를 흘리곤 한다.

선착장은 말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지금은 배타는 사람들이 별로 없지만 처음에는 배의 모습이 마냥 신기했고 배에서 내리자마자 덮치는 사람들(꺄악~ @.@) 때문에 텔해서 도망치느라 정신 없이 바빴다.

필자도 4년전 처음 배을 타고 말섬을 갔을 때, 배안에서 사람들이 ‘내리면 정말 조심해야한다, 피케이를 당할지 모른다, 무조건 튀어라’라는 말을 하는 바람에 어린(저렙) 마음에 엄청 떨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축순의 보급으로 예전에는 잊섬 가는 배처럼 많은 사람들이 탔던 말섬배는 손님이 없어서 도산할 위기에 처해있고, 선창장은 예전과는 달리 썰렁해져 아쉬울 뿐이다.

아직까지도 본토로 텔할 돈이 없는 유저들, 또는 초보존에서 레벨10이 넘어서 자동으로 말하는 섬으로 보내진 유저들을 제외하고 말하는 섬을 많이 찾는 세 부류의 유저들이 있다.

첫 번째는 인간계에서 3단계마법까지를 가르쳐주는 ‘게렝의 집’을 찾아오는 사람들, 그리고 두 번째는 말하는 섬 던전 2층의 보스 몬스터 바포메트를 잡으러 오는 사람들, 마지막은 해저터널을 통과해서 빠른 시간 내에 본토던전 7층에 도달하려는 사람들로, 주로 데스나이트를 잡으러 가는 유저들이다.

이렇게 보면 정말 만만히 볼 수 없는 사람들이 말섬에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심해야겠다. 하지만 전에는 말섬이야말로 초보사냥꾼들의 천국이었단 말이다. 그러나 최근 말섬에 자주 가서 확인해본 결과 북섬이나 셀밭은 정말 한가했고, 말섬 골밭에는 아예 해골이 생성되지가 않아서 잠시 그 모래해변에 멍하니 과거를 회상하며 모래성 쌓다가 레인저 아저씨한테 쫓겨난 적도 있다.

지금은 이런 곳이 있었다는 흔적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말섬이 바뀌었다. 요새 헌 집들 리모델링을 많이 한다던데 말섬 전체도 인테리어 리모델링을 한 것이다. 그만큼 섬 전체가 예뻐지긴 했지만, 예전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이제 전혀 낯선 곳이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하는 섬은 원작의 이미지도 그렇고 처음 게임을 시작한 곳이라서 그런지 무척 향수를 느끼게 하는 곳이다. ‘리니지’ 최고미인 판도라, 마음씨 좋은 군터와 게렝 아저씨, 무작위 텔이 안돼서 별로 높지도 않은 던전 천장을 수없이 바라보아야 했던 섬던 2층, 항상 바포메트를 기다리며 섬던 2층에서 면벽수련하는 유저들, 마지막으로 오크족상인 발심등 말섬의 모습이 영원하길 빈다.

||지금도 많은 유저들의 사랑을 받는 사냥터인 골밭과 본토던전이 이 때 등장했다. 골밭은 ‘리니지’ 원작의 스토리상 반왕에게 저항이 가장 심하였던 곳으로 본보기로 이 곳의 사람들을 모두 몰살시키고 시체를 그대로 두게 하여, 폐허가 돼버린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역사적 배경은 잊혀진 채 열렙의 의지로 이 곳을 찾는 청운의 꿈을 가진 초보 유저들만 있을 뿐이다. 본토 던전은 수많은 해골과 오크, 그리고 셸로브가 우글우글하는 엄청난 사냥터였었다. 그리고 비록 4층까지 만이었지만 준보스급 몬스터인 카스파 일당도 함께 추가되었다.

카스파, 세마, 발터자르, 메르키오르 이렇게 네 명이라서 네크로맨서하고 헷갈리는 이들은 늘 배신자 오림을 찾아 헤멘다. 오림은 항상 7층의 가장 오른쪽아래 구석에서 조용히 젤 장사를 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리고는 곧 7층까지 본던이 완성되고 번쩍번쩍 하는 보스몬스터, 이제는 너무 친근해져버린 데스나이트가 출현하게 되었다.

글루딘을 얘기하면서 옛날 이야기를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골밭, 카오틱신전 그리고 포도밭이다. 남자들이 군대 이야기, 축구이야기, 그리고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그때 유저들은 포도밭에서 혈모를 갖고, 골밭에서 사냥을 했으며, 카오틱신전에서 혈전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글루디오 영지는 말하는 섬하고는 또 다른 전통적인 느낌이 드는 곳이다. 화룡의 둥지나 오렌 영지에서 왠지 모를 이질감을 느끼는 유저들은 저 본토던전 깊숙한 곳에 들어가보시라. 그리고 퉁퉁한 버그베어 한 마리 잡고 나면 어느새 ‘리니지는 이런거야’ 라고 흐뭇한 미소를 띄고 있을 것이다.^_^

||에피소드Ⅲ에서는 ‘리니지’에서 매우 중요한 시스템이 등장했다. 공성전과 갑옷 마법 주문서가 그것이다. 켄트성이라는 멋들어진 성이 생기고, 공성전이라는 새로운 전투시스템과 그 시스템을 통해서 혈맹의 군주가 성을 먹으면 영주가 되어서 세금을 관리하는 개념이 생겨서 본격적으로 사냥과 전투게임으로서 리니지의 막이 올랐다고 할 수 있다.

‘리니지’에서 젤 러쉬 한번 안 해본 사람이 있을까? 젤고머 주문서. 지금은 갑옷마법주문서라고 불리는 이 아이템의 등장으로 드디어 +아이템의 시대가 열렸다. 그러한 +아이템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아까운 아이템들이 하얗게 증발해버렸을까….ㅜ.ㅜ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에선가 떨리는 마음으로 모니터를 끄고, 손으로 채창을 가리는 등 자기가 믿는 설을 따라 자기가 믿는 신에게 빌며 젤데이 러쉬를 결행하고 있는 많은 유저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게임을 접는 사람들도 있으리라…-_-; 오죽하면 ‘리니지’에 ‘술 먹고 러쉬하지 맙시다’라는 표어도 있겠는가? 오림에게서 젤을 사다가 마을에서 ‘찰떡젤’, ‘맛젤’, ‘행운젤’등의 이름으로 파는 유저들의 젤이 정말 그 이름만큼 효력이 있길 바란다.

그리고 이 때 또 처음 등장한 시스템은 얼마 전에 대거 업데이트를 하였던 개 테이밍 시스템이었다. 이 때부터 도베르만, 셰퍼드, 늑대 등을 길들여서 데리고 다니며 사냥을 심심하지 않게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 당시에는 유저들의 공격력이 대부분 형편없었기 때문에 도베르만은 정말 엄청나게 사냥에 도움을 주는 존재였다.

카오틱 신전 근처에 나타나는 버그베어는 차마 유저들이 직접 접근하지는 못하고, 여러 명의 개 주인들이 협동을 하여, 먼저 친 사람은 계속 신전 주위를 돌고,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개를 버그베어에 붙여서 어렵게 잡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요정의 숲 하면 엄마나무가 바로 떠오른다. 전에 엄마나무 앞에서 ‘엄마∼ 화살 좀 줘∼’하는 유저를 보고 황당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도 그러고 싶다는 강렬한 모정과 편안함을 느꼈던 곳이 바로 엄마나무 밑 요정들의 휴식처이다.

이곳은 마치 빨래터 아낙들처럼(정확히는 모르지만-_-;) 수다도 떨 수 있고, 더운 여름날 커다란 느티나무그늘아래서 책을 읽듯이 조용히 휴식을 취할 수도 있고, 네루파 동굴입구에서는 동네 꼬마놈들처럼 시끄럽게 굴 수도 있는 재미있는 곳이다.

요정의 숲 업데이트로 요정들은 직접 채집한 재료아이템으로 가볍고 튼튼하고 성능 좋은 요정족 물건을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요정족 물건 제작자들의 후손이 지금의 노가다 요정이다. 주로 3일 계정을 만들어서 끊임없이 엔트를 치고 친데 또 쳐대는, ‘지금..가지..껍질...없다’ 하는 엔트의 어눌한 말투와 함께 열매를 따내고 끝내는 엔트를 텔까지 시켜 버리는 의지의 한국인들이 바로 노가다 요정들이다.

요정의 숲은 신전 옆 꽃밭에서 느낄 수 있듯이 항상 햇살이 비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곳으로 요정들의 신비롭고 예쁜 분위기를 한층 띄워주는 곳이다. 가끔씩 소환 몹들을 끌고 와서 가디언들하고 한판씩 하고 가는 유저들도 있긴 하지만.

이 시절 버그베어를 소환해서 데리고 다니는 법사들은 정말 경외의 대상이었다. 어쨌든 요정 숲이 생김으로써 요정들은 자신들만의 엄마나무와 가디언들에게 보호를 받으며 편안하고 분위기 좋은 휴식처를 얻게 되었다.

||지금까지의 에피소드에서는 마법사라는 클래스가 없었다. 마법사가 등장한 것은 바로 에피소드 Ⅳ부터이다. 마법사라,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얼마나 환상적인 클래스인가. 게임 속 캐릭터를 통해 갖가지 마법을 구사하는 마법사가 직접 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아직까지도 구현이 안된 마법들도 많지만, 어쨌든 ‘리니지’ 상에 존재하는 마법들을 보면서 ‘아.. 내가 이런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면...’ 이라는 엄청난 기대감과 설레임에 마법사 클래스를 시작한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 모습을 드러낸 마법사는 너무나도 키우기 힘든 캐릭터였다. HP는 너무 적었고, MP도 금방 바닥나버렸기 때문이다. 이 당시에 마나지팡이나 수정지팡이가 있었을 것이라는 상상은 금물. 법사촌이라는 개념이 생겨 여러명의 법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에너지볼트를 한방씩 쏘면서 몬스터를 잡는 것도 많이 볼 수가 있었다.

이 당시에는 법사가 이럽션을 쓴다면 정말 지존 법사라 불리웠을 정도니 어떤 상황인지 모두 짐작할 것이다. 그리고 마법사와 함께 오크요새라는 새로운 영지가 추가되었다. 오크요새는 정치권력과는 별로 관계없지만 범죄자들의 집합소라는 점에서, 그리고 토템노가다라는 안정적인 돈벌이감이 있다는 점에서 꾸준히 유저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화전민촌이라는 이름이 풍기는 분위기처럼 왠지 을씨년스러운 모닥불이 마을 한가운데에 피워져있고(캠프파이어가 아님.) 주민들에게 말을 걸어보면 배고프다는 아이도 있고 촌장은 오크 때문에 시달림 받는다고 우는 소리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우리 유저들의 도리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우리는 열심히 오크를 잡고 토템노가다를 한다.^^; 그리고는 토템을 둘러싼 싸움이 끊임없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오크해변은 사실은 꽤 괜찮은 사냥터이다. 오우거와 가스트, 다크엘프 등 많은 경험치와 소위 대박아이템을 주는 몬스터들도 심심찮게 나오는데다가, 오크 부족들 중에서도 가끔 오크투사의 목걸이라는 꽤 값나가는 아이템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크 숲에 레벨20에 들어가서 50에 나오니 토템이 몇 만개더라...하는 식의 소문이 종종 들려온다. 지금도 그렇지만 카오틱한 성향의 유저들이 화전민촌에 모이는 관계로 옛날에는 가까이 가기조차 무서운 곳이 화전민촌이었다.

일단 아무것도 모르는 요정들이 카오들의 덫에 걸리기 쉬운데, 양쪽 출구 앞에다가 쭈욱 괜찮은 아이템들을 늘어놓으면 그걸 줍기 위해 다가온 불쌍한 요정을 이미 줄 잘 맞춰서 서있던 다수의 법사들이 이럽션을 날려서 한방에 보내버리는 것이었다. 지존 기사들도 무서워했던 이럽 피케이, 요즘은 이러한 이럽 피케이가 없어져서 정말 마음껏 사냥할 수 있게 되었다.

글쓴이 :: juno31@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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