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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1] 시작하며 …

  • 편집국 press@khplus.kr
  • 입력 2013.10.10 11:04
  • 수정 2013.10.10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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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이번 칼럼 연재를 시작하게 되면서 무엇을 쓸 것인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 게임의 역사, 문화, 소재, 기획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고민을 했지만, 무엇을 주제로 할 것인지 쉽게 결정할 수가 없었다. 물론 이는 필자의 부족한 지식에 기인하는 것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이기도 했다.

많은 고민 끝에 먼저 필자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하면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조그마한 게임업체를 운영했었고(이 업체가 망하지 않았으면 아마 필자의 인생이 많이 달라졌으리라 생각한다) 이후 게임 기획, 마케팅, 프로젝트 메니저 등의 일을 했으며, 최근에는 투자업체에서 게임 전문 투자 심사 일을 하고 있다. 대략 12년째 게임업계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니 속된 말로 청춘을 게임에 바쳤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첫 번째 칼럼 주제는 최근 게임 업체 투자 심사를 위해 많은 게임 업체 대표님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필자가 느낌 점을 하나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게임 업체에 투자하는 많은 투자가들이 있고, 저마다 다양한 기준으로 업체를 평가하고 있지만, 필자가 투자할 때 평가 기준 중 중요하게 생각하는 하나는 업체 대표의 제작 철학이다. 철학이라고 표현하면 거창하게 들리지만, 사실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은지에 대한 물음이다.

게임 제작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제작하는 게임에 자부심을 가지고 싶어하고, 또 대부분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제작하는 게임의 장점이 뭐냐고 물어보면 많은 대표님들이 화려한 그래픽이나 현재 트랜드를 잘 반영한 장르, 최적화된 프로그램 등을 이야기하면서 많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대답한다.

그러나, 그런 대답들은 솔직히 필자가 듣고 싶은 대답이 아니다. 이런 대답은 “유명 감독이 만들고, 유명 배우가 주연이며, 흥행 장르의 영화이니 무조건 영화가 흥행할 것이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는 이런 영화가 흥행에 실패하는 경우를 수없이 봐왔다. 필자가 듣고 싶은 이야기는 지금 만들고 있는 게임이 어디에서 재미를 느끼도록 기획된 게임이냐는 것이다. 최근 10년 사이 한국의 게임 산업은 눈부신 성장을 이뤄왔다.

그리고, 매년 수천억원의 돈이 게임 산업에 투자되고 있다. 어느새 게임을 이야기하면서 매출과 흥행의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가 됐으며, 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어느 업체의 어느 게임이 얼마를 벌었다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필자 역시 그 사람들 중 하나이며, 그러한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그 부분이 게임에서 제일 먼저 이야기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많은 게임들을 살펴보면, 절대 최고의 그래픽과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게임이여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게임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재미에 있다. 물론 다양한 요소는 분명 게임의 재미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게임이 재미있지는 않다.

아직도 10년도 더 된 플레이스테이션2 게임을 종종 꺼내어 즐기는 필자는 앞으로도 화려한 게임이 아니라 재미있는 게임이 많이 출시되어 많은 게임 유저가 즐거운 게임 라이프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 이중반룡 그는?
인생의 20년은 게임 유저로 살았으며, 그 후 10년은 게임업계에 종사해온 올해 서른 일곱의 투자 전문가. 게임 기획, 마케팅, 프로젝트 메니저 등 관련 산업에서 종횡무진 활동했던 그는 현재 이러한 경력을 십분 발휘해 투자업체에서 ‘게임 전문 투자’를 심사 하고 있다. 청춘을 게임에 바친 만큼 게임에 대해서는 ‘할 말 좀 있다’는 사람 중 빼 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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