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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 미드코어 장르를 둘러싼 3대 쟁점

캐주얼 아성 무너뜨리며 시장 중심 장악 … 장르에 대한 이해가 영향력 확대의 핵심

  • 정광연 기자 peterbreak@khplus.kr
  • 입력 2013.10.14 09:08
  • 수정 2013.10.1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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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주얼의 아성이 미드코어의 거친 진격에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모바일게임 붐을 주도했던 캐주얼 게임들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약해지는 추세다. 퍼즐 게임에서 시작해 러닝 게임까지 연결됐던 캐주얼의 흥행 공식은 올 하반기 들어 모바일 RPG를 앞세운 미드코어의 강력한 도전에 움츠러들고 있다. 쉽고 간편하다는 캐주얼 최대의 매력이 유저들의 식상함을 불러오면서 좀 더 어렵고 복잡한 게임들이 빈자리를 대신하는 모습이다.
미드코어 게임의 흥행 질주가 거세지자 업계 일각에서는 장르적 특성에서 비롯된 다양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미드코어 게임의 문제로 거론되는 것은 크게 세 가지로 ▲높은 몰입도를 근거로 한 과몰입 우려 ▲ 의도적인 결제 유도로 인한 유저 부담 증가 ▲ 방대한 콘텐츠로 인한 서비스 불안정 논란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런 지적에 대해 지나친 걱정이라는 반응이다. 장르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불필요한 문제 제기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새로운 대세로 떠오른 미드코어 게임들을 향한 이런 일각의 지적들의 과연 합리적인 근거를 지니고 있는지 짚어봤다.

 

미드코어는 한 마디로 캐주얼 게임보다는 콘텐츠의 깊이가 깊고, 하드코어 게임보다는 대중성을 확보한 게임을 일컫는 용어다. 그래서 같은 러닝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구체적인 콘텐츠의 성향에 따라 캐주얼과 미드코어로 구분될 수 있다. 때문에 미드코어라는 개념 자체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이런 불필요한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용어 자체에 대한 확실한 개념 정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중이다.

과몰입 논란? 섣부른 걱정일 뿐
미드코어 게임을 향한 가장 큰 우려가 바로 지나친 과몰입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캐주얼 게임이 쉽고 간편한 ‘킬링타임’의 역할을 했다면, 미드코어 게임은 상대적으로 더 많은 플레이 타임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일각에서는 미드코어 게임의 성장이 유저들의 과몰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과연 그럴까? 주요 데이터를 감안할 때 이런 주장은 섣부른 걱정일 뿐이다.
현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미드코어 게임인 ‘몬스터 길들이기’와 국민 캐주얼 게임 ‘모두의마블’의 10월 1주차 데이터를 비교 대상으로 살펴보자.
‘몬스터 길들이기’의 평균 실행시간은 86분 50초로 ‘모두의 마블’의 41분 26초에 비해 두 배 이상 길다. 일면 과몰입 주장이 맞는 듯 보이지만 실행수를 계산한 실제 데이터를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8.4회의 실행수를 보이고 있는 ‘몬스터 길들이기’의 1회당 평균 실행시간은 약 12분으로 4.4회를 보이는 ‘모두의 마블’의 약 9분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한번에 12분씩, 하루에 8번 정도 하는 게임은 과몰입이고 한 번에 9분씩 하루에 4번 정도 하는 게임을 ‘킬링타임’이라고 부르기에는 근거가 희박하다.
더 중요한 점은 인기를 끌고 있는 상당수의 미드코어 게임들이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한 번에 플레이 할 수 있는 횟수를 하트나 열쇠 시스템으로 제한해 자연스럽게 과몰입을 방지하는 ‘카톡 게임’의 특성을 감안하면 미드코어라서 과몰입을 조장한다는 주장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지나친 결제 유도? 콘텐츠 특성으로 봐야
두 번째 논란은 노골적으로 결제를 유도, 유저들의 부담감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부분 역시 10월 11일을 기준으로 구글플레이 스토어 최고 매출 순위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몬스터 길들이기’와 ‘모두의 마블’을 기준으로 살펴보자.
정확한 매출이 공개되지는 않고 있지만 두 게임의 격차는 일단 한 단계 차이다.
하지만 DAU면에서는 ‘몬스터 길들이기’가 약 91만 명, ‘모두의 마블’이 약 244만명으로 약 2.7배의 차이를 보인다. DAU가 낮은 ‘몬스터 길들이기’가 오히려 매출 부분에서는 ‘모두의 마블’을 능가하고 있으니, ARPU의 격차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추측할 수 있다. 분명 결제의 비중은 확실히 ‘몬스터 길들이기’가 높다.

문제는 ARPU가 높다고 해서 게임이 의도적으로 유저들의 결제를 강제하고 있느냐는 부분이다.
업계에서는 캐주얼 게임의 다운로드 및 DAU가 높은 이유로 쉬운 접근성을 첫 번째로 꼽는다. 즉, 누구나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기에 1천만 다운로드와 300만 DAU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수 차례 기록할 수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굳이 결제를 하지 않아도 되는 스타일 덕분에 캐주얼 게임의 기록적인 흥행이 가능하다.
반면, 미드코어는 충성도가 낮은 다수의 유저보다는 충성도가 높은 소수의 유저를 타깃으로 한다. 게임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결제를 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이 마음에 들면 자연스럽게 지갑을 열 수 있는 유저들이 미드코어의 타깃인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ARPU가 높다고 해서 지나치게 결제를 유도하고 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흥행의 변수는? 원활한 콘텐츠 수급
방대한 콘텐츠 때문에 라이브 서비스가 불안해지기 쉽다는 주장에도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한다.
이미 모바일게임 개발력 수준은 단순히 콘텐츠의 양에 따라 흔들릴 정도를 넘어선지 오래됐으며 주요 플랫폼들의 심사 기준 역시 게임의 완성도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어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종종 목격되는 인기 게임들의 불안정한 플레이 환경은 콘텐츠의 문제라기 보다는 예상보다 많은 유저들이 집중되며 발생하는 네트워크 트래픽인 경우가 많다. 때문에 캐주얼에 비해 DAU 등에서 낮은 수치를 보이는 미드코어 게임이 네트워크 오류로 유저들에게 불편함을 끼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만, 캐주얼 게임에 비해 더 복잡하고 완성도가 높은 콘텐츠를 끊임없이 제공해야하는 만큼 콘텐츠의 부족이 미드코어의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는데는 동의하는 목소리가 많다. 

한 중소개발사 대표는 “미드코어의 경우 상당 분량의 콘텐츠가 필요하기 때문에 캐주얼 게임에 비해 개발 기간이 길고 예산도 많지만 오히려 소진 속도는 캐주얼 보다 빨라 어려움이 적지 않다”며 “미드코어 게임이 오랫동안 사랑받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콘텐츠의 원활한 수급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언급된 지적들은 그동안 캐주얼 게임이 장악하고 있던 모바일게임 시장의 중심을 미드코어 게임이 점차적으로 차지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소모적인 논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미드코어 게임의 스타일과 특징을 정확히 이해하려는 움직임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과연 미드코어 게임이 이런 우려를 딛고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왕좌를 차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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