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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 품은 게임빌, 그들의 발걸음은 과연 어디로

  • 정광연 기자 peterbreak@khplus.kr
  • 입력 2013.10.18 21:15
  • 수정 2013.10.1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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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21.37% 및 경영권 양수 위한 양해각서 체결 … 컴투스 DNA 흡수해 도약 위한 최고의 기반 마련
글로벌 넘버원 위한 다양한 전략으로 시너지 극대화 … 최종 실사 과정 마무리 이후 본격적 행보 시작할 듯

게임빌의 컴투스 인수.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 한 문장이 10월 게임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게임빌은 지난 10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컴투스의 최대 주주인 이영일 부사장 및 특수 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 21.37% 및 경영권을 양수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서 게임빌과 함께 대한민국 모바일게임 시장을 대표했던 컴투스는 대대적인 변화에 직면하게 됐으며 시장 전체 판도 역시 예측하기 힘든 지각 변동을 맞이할 공산이 크다.
게임빌이 인수키로 합의한 컴투스의 주식은 215만 5,819주에 달한다. 인수 금액만 약 700억 원에 달하는 엄청난 ‘빅딜’이다. 대급 지급은 매매계약 체결일에 5%, 경영권 인수가 완료되는 해당 일에 90%, 그리고 인수 완료 1년 후 나머지 5%가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게임빌은 양해 각서 체결 후 3주 가량의 실사에 들어간 상태이며 일정대로라면 올 12월 31일 전에 양수도가 모두 끝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행보다.
게임빌과 컴투스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태동기를 이끈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모바일 양대 산맥으로 불렸던 기업간의 인수이기 때문에 향후 어떤 움직임을 보이느냐에 따라 시장 전체에 가파른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이 초기 캐주얼게임 일변도에서 장르의 다양화 및 글로벌 역량 확대 등으로 새로운 성장의 분수령을 맞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수 주체인 게임빌이 과연 어떤 전략을 취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과연 컴투스를 품은 게임빌의 발걸음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그 뜨거운 이슈를 분석해 보았다.

 

게임빌의 컴투스 인수로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새로운 공룡기업의 등장을 맞이하게 됐다.
게임빌의 지난해 매출은 약 702억 원, 컴투스는 약 768억 원 수준으로 양사의 매출 총합은 1,500억 원에 육박한다. 올 상반기 매출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약 830억 원(게임빌 약 378억 원, 컴투스 약 452억 원)에 달한다.   
물론, 두 회사 라인업간의 교집합을 고려할 때, 인수의 효과를 단순한 매출의 합산으로 환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반대로 시너지 효과를 감안한다면 오히려 매출의 극대화까지 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결국 컴투스를 품은 게임빌은 예상보다 더욱 거대한 기업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컴투스 DNA’ 흡수 위한 과감한 결단
게임빌이 컴투스 인수라는 강력한 ‘한 방’을 결정할 수 있었던 금전적 기반은 지난 6월 진행됐던 유상증자 덕분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지난 6월 12일, 게임빌은 공시를 통해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었다. 조달 예정 금액이 928억 원에 달했던 유상증자는 개발사 인수 및 투자, 퍼블리싱 계약, 독립 개발 스튜디오의 인큐베이팅 투자와 글로벌 사업 확대 등에 근거를 두고 있었다.
이후 예정 금액보다 33% 정도 낮아진 622억 원의 증자 가액을 확정한 게임빌은 이미 확보한 56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포함, 총 1,200억원에 가까운 실탄을 마련한 바 있다. 그리고 결국 이 ‘실탄’이 컴투스 인수라는 중요한 결정을 가능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이후 게임빌은 중소개발사를 중심으로 활발한 지분 투자 및 인수 작업을 진행해왔는데 최근 발표된 나인휠스 인수건 역시 이 시기에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중소개발사 투자 및 인수에서 시작된 작은 흐름이 결국 컴투스 인수라는 큰 물결로 되돌아온 것이다.

 

그렇다면 왜 게임빌은 매출면에서는 오히려 자사보다 규모가 큰 컴투스의 인수를 결심하게 된 것일까.
이번 인수의 핵심은 한 마디로 ‘컴투스 DNA’ 흡수로 파악된다는 것이 전문가 및 업계 관계자들의 목소리다.
유상증자에서 밝혔듯이 거액의 현금을 마련한 게임빌의 일차 목표는 우수한 라인업 및 글로벌 넘버원 게임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역량 확보다. 이를 위해 철저한 시장 조사를 진행한 결과 최적의 대상으로 컴투스를 선택했다 것이다. 일부 소문처럼 컴투스 인수를 염두에 두고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은 아니라는 게 게임빌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랫동안 같은 무대에서 역량과 노하우를 축적한 컴투스를 게임빌의 성장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히 조직간의 결합보다는 컴투스가 가지고 있는 성공 DNA를 흡수해 더 큰 성과를 꾀하려는 시도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노하우 공유로 시너지 극대화
게임빌의 컴투스 인수가 성공 DNA 흡수를 통한 성장을 목표로 하는만큼 자연스럽게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주요 내용으로는 ▲주력 타이틀간의 크로스 프로모션 ▲자체 플랫폼(유저풀)의 통합 ▲해외 시장 공략의 협력 체재 구축 등이 꼽힌다.
먼저 주력 타이틀간의 크로스 프로모션에 있어, 일각에서는 양사의 라인업이 어느 정도 겹치는 부분이 있는만큼 카니발리즘을 피할수 없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양사 모두 카카오 게임하기의 등장과 온라인 게임사들의 대대적인 모바일게임 진출 이후 예전만큼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주력 타이틀간의 세세한 차이를 살펴보면 반론이 가능하다.
실례로 게임빌의 야구 게임인 ‘게임빌 프로야구 시리즈’와 ‘이사만루’가 캐주얼과 실사에 기반을 둔 스타일인데 비해 컴투스의 ‘홈런배틀 시리즈’는 타격에만 초점을 맞춘 아케이드 방식이다. 즉, 표면상으로는 같은 스포츠게임 유저를 공유하지만 세세한 유저들의 취향이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유저 잠식보다는 공유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밖에도 전체 라인업 상에서는 교집합이 목격되지만 게임빌은 전통적으로 스포츠게임과 RPG 등에 강점을 보이는데 반해 컴투스는 캐주얼과 SNG에서 확실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 등 장점이 겹치기보다는 단점을 보완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추후 주력 타이틀간의 크로스 프로모션을 통해 유저풀의 극대화를 꾀할 수 있는 부분이다.
플랫폼간의 협력도 관심을 모은다.
현재 게임빌의 ‘서클’은 약 3억 명, 컴투스의 ‘허브’는 약 4천만명의 유저를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서클’이 유저들에게 맞춤형 정보를 전달하고 업데이트 여부를 확인시켜주는 등 관리적 개념이 강하다면 ‘허브’는 친구 찾기나 친구 맺기 등의 전형적인 소셜 기능을 강조한 통합 시스템의 성격이 뚜렷하다. 두 플랫폼간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특히, 최근 유수의 모바일 게임사들이 카카오 게임하기 일변도에서 벗어나 자사 유저풀을 적극 활용한 자체 서비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서클’과 ‘허브’의 만남은 컴투스를 품은 게임빌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시장 공략 가파른 물살 예상
글로벌 시장 공략이 더욱 가파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양사 모두 최근들어 해외 시장의 비중을 점차적으로 높여가는 중이다. 게임빌의 경우 2011년 약 426억 원의 매출 중 107억원을 해외에서 기록했으며 2012년에서는 전체 매출 702억 원 중 274억원을 글로벌 시장에서 거둬들였다. 올 상반기에도 378억 원의 매출 중 205억 원을 해외에서 올렸다.
컴투스 역시 2011년 매출 361억 원 중 174억 원을, 2012년에는 768억 원의 매출 중 274억원을 해외 시장에서 기록했으며 올 상반기에서도 452억 원의 매출 중 123억 원을 글로벌 시장에서 벌어들이기도 했다.
특히 인수 주체인 게임빌은 유상증자 직후부터 중국 현지 법인인 ‘북경 과기유한공사’ 설립하고 360을 통한 중국 시장 진출을 가속화했으며 역시 중국 업체인 추콩과의 게임 서비스 계약 체결하는 등 해외 진출 역량을 강화한 바 있다.

여기에 게임빌USA의 퍼블리싱 사업을 확대, 현지 개발사들과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는 등 아시아 뿐 아니라 북미 시장에서도 다각적인 글로벌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중이다.
유럽과 북미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몬스터워로드’나 얼마전 글로벌 다운로드 1천만을 기록한 ‘다크어벤저’ 등 이미 에이스 타이틀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 쏠쏠한 재미를 본 게임빌이기에 앞으로도 컴투스의 역량을 적극 활용한 공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게임빌과 컴투스와의 인수 기대 효과와는 별도로 컴투스 박지영 대표와 이영일 부사장의 거취 논란도 여전히 화제의 중심에 놓였있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게임빌이 인수한 21.37%의 지분은 박지영 대표(6.4%)와 남편인 이영일 부사장(13.1%)의 지분이다. 자연스럽게 두 경영인의 거취 문제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새로운 성공 역사 쓰여지나
일단, 그릴 수 있는 시나리오는 크게 3가지로 정리된다.
박지영 대표와 이영일 부사장이 경영 일선 및 게임 업계에서 완전히 떠나는 것과 경영에는 손을 떼지만 게임 업계에는 남아 다른 도전을 준비하는 것, 그리고 경영권은 놓지만 게임빌-컴투스 독립 체제 속에서 컴투스 경영의 어느 정도 기여를 하는 것 등이다. 여기에 박 대표의 건강 악화설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까지 겹치며 두 사람의 거취 문제는 여전히 미궁에 빠져있다.
박지영 대표와 이영일 부사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게임빌과 컴투스 모두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그동안 두 사람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상당한 애정과 관심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개인과 업계 모두를 감안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여론이 우세하다.
이제 남은 것은 게임빌의 구체적인 행보다. 앞서 언급한 다양한 이슈 외에도 조직 개편 등 산적한 과제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2013년 9월을 기준으로 게임빌의 전체 직원은 270명 정도로 이 중 개발 인력의 비중은 85% 정도이며 컴투스는 전체 직원 566명에 개발 인력이 7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인수가 확정되면 800명이 넘는 인력을 확보하게 되는 셈인데 과연 이들을 어떤 식으로 재배치하고 팀을 나눠 최고의 효율을 추구할지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처럼 수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지만 게임빌과 컴투스는 말을 최대한 아끼는 모습이다.
현재 게임빌은 컴투스 인수를 위한 3주간의 실사에 들어간 상태다.
외부에서 초청된 전문가들로 실사팀을 구성했으며 이 과정을 거쳐야지만 대략적이나마 향후 계획을 밝힐 수 있다는 입장이다. 수많은 추측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할 수 없는 이유다. 일정대로라면 게임빌의 컴투스 인수 여부는 12월 31일 전에 모두 마무리되며 적어도 이때까지는 섣부른 추측보다는 차분히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게임빌의 컴투스 인수라는 뜨거운 이슈는 최초의 충격에서 벗어나 다양한 추측을 야기하며 게임 업계 최고의 화두로 떠올랐다. 우려의 목소리가 없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여론은 양사의 결합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성장을 도모하는 새로운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모바일 쌍두마차의 역사는 이제 올해를 마지막으로 이별을 고한다. 과연 컴투스를 품은 게임빌이 어떤 행보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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