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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삼가 게임 산업의 명복을 빕니다

  • 강은별 기자 hehestar@khplus.kr
  • 입력 2013.10.30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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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게임 산업의 명복을 빕니다.
지난 10월 25일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이하 K-IDEA)의 홈페이지 대문 사진은 단순하지만, 강력한 의미를 전달했다.
K-IDEA는 ‘게임 산업을 중독물로 규정하는 중독법은 세계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대한민국 게임 산업에게 사실상 사망선고를 내리는 잘못된 행위’라고 지적하며, ‘대한민국게임산업’이라는 단어와 근조를 합성한 사진을 게재했다.
문득, 해외에서 자행됐던 비윤리적 실험의 결과가 떠오른다.
수년 전 한 실험팀은 아동을 대상으로 장애와 관련된 실험을 진행했다. 실제로는 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은 아동이지만, ‘눈깜빡이기’ 등 사소한 행동과 관련해 ‘왜 자꾸 그러한 행동을 반복하느냐’고 다그쳤다.
그리고 수년 후, 실험팀이 다시 그 아동을 찾았을 때 실제로 눈을 계속 깜빡이는 틱 장애를 가진 모습으로 성장해 있었다는 이야기다.
인간의 뇌는 복잡하지만, 실제로는 아주 단순해서 ‘반복적인 자극’을 사실로 받아들이곤 한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비윤리적 실험은, 정부가 ‘게임’을 향해 벌이고 있는 작금의 사태를 연상케 한다.
‘게임은 악하다’, ‘게임은 중독 콘텐츠다’….
모든 것에는 양면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정부와 게임 산업을 비난하는 기관들은 게임에 ‘일부’ 존재하는 어두운 면을 마치 게임의 ‘전부’인 것처럼 드러내고 있다. 문제점을 극복하고 사회 환원을 하고자 하는 게임인들의 노력은 감추어져 있다.
이러한 반복적인 ‘게임 때리기’는 서서히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불온 콘텐츠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이제 남은 것은 게임을 사랑하고 지지해온 게임인들 뿐이다. 반복적 자극으로 장애를 갖게 된 한 아동처럼, 그동안 꿋꿋하게 버텨온 게임인들의 상처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벌어지는 않을까.
게임의 본질을 짚어줄 수 있는 새로운 실험팀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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