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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게임 특집] 스웨덴 청년의 게임 개발 분투기

비어있는 강의실 불법점거(?)해 게임 개발 시작 … 3년만에 세계적인 퀄리티 인디게임 개발자로 변모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3.11.22 17:35
  • 수정 2013.11.2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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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무척 좋아하던 한 청년이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게임하기를 즐겼던 이 청년은 어느 날 문득 ‘게임을 한 번 개발해 볼까’하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생각은 결국 실천으로 이어져 마음에 맞는 친구들을 모으게 된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함께 작업할 공간이 없었다.
자신이 다니던 학교를 어슬렁거리던 이들은 우연한 기회에 비어 있는 강의실을 발견하게 된다. 여기다 싶었던 청년은 친구들과 함께 교실에 잠입, 개발실을 꾸린다.
인디게임 개발자 스테판 카벨가드의 이야기다.

 

스테판은 친구들과 함께 게임 개발을 시작했다. 어느 정도 개발이 진척되면서 강의실은 아예 생활 공간으로 탈바꿈되기 시작했다. 집에 가는 것 조차 귀찮았던 이 개발팀은 침대와 냉장고, 전자레인지까지 들여다 놓으며 강의실에서 살기 시작한다. 총 8명이나 되는 이 개발팀은 낮에는 서로 돌아가며 잠을 자고 밤에는 교수 식당이나 주방을 이용하면서 끼니를 떼우는 방식으로 개발을 이어 간다. 이때쯤부터는 아예 자신들이 살던 아파트에서 나와서 강의실에서 살다시피 하는 생활을 이어간다.

포스 프로젝트의 시작
단순 취미 차원에서 개발을 진행하던 이들의 프로젝트가 정상궤도에 오른 것도 이때쯤이다. 피부를 맞대고 생활하던 이들은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키로 마음먹고 기획부터 차근차근 개발을 진행해 나간다.
조금씩 프로젝트에 살이 붙고 프로젝트가 굴러가기 시작하자 개발팀이 더 필요하게 됐다.
어느 순간 친구들이 하나 둘 늘어나더니 빈 강의실은 이제 15명이 넘는 개발자들이 한 데 모여 생활하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그 만큼 프로젝트의 진행도 빨랐고 조금씩 성과가 눈에 들어오는 듯 했다.

 

길바닥 신세로…
프로젝트는 원만하게 흘러가는 듯 했다. 그러던 어느날 드디어 올게 오고야 말았다. 개발팀이 강의실을 불법 점거한 사실을 알게된 학교측은 강제 퇴거 명령을 내리게 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를 나온 상황이었기 때문에 졸지에 길바닥에 앉게 되기까지 했다. 이 쯤에서 학교가 전폭적으로 지지를 해서 강의실을 아예 내어 줬으면 정말 좋았겠지만 이 일은 영화가 아니라 현실이다. 강제 퇴거 명령에 어쩔 수 없이 굴복해야 했던 스테판과 팀원들은 덴마크에서 가장 집값이 싼 곳을 찾아 나섰다. 결국 개발팀원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학교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외곽 지역에 집을 빌리고 개발을 지속하게 된다.

 

호기로운 도전 그러나…
집을 옮기고 나자 스테판은 아예 자신의 개발팀을 ‘배타 드워프 엔터테인먼트’로 바꾸고 본격적인 게임 개발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그러나 시련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찾아 왔다. 게임 개발 공정은 아직 상당 기간 남았는데, 개발비가 다 떨어져 버린 것이다. 특히 학생들이 함께 돈을 모아 마련했던 보금자리를 유지할 만한 돈이 없었고, 저축해둔 돈은 이미 떨어진지 오래였다. 하나 둘 팀원들이 자리를 비우고 프로젝트는 그대로 와해될 위기에 놓이게 된다. 결국 그들은 마지막 수단으로 킥스타터를 통해 그간 개발한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모금을 받고자 한다. 처음에는 지지부진한듯 했던 모금은 스테판의 스토리가 공개되자 점점 불이 붙기 시작한다. 각지에서 응원의 성금이 모이면서 총액 6만 5천달러가 모이면서 급한 불은 껐다. 물론 프로젝트를 완성하기에는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인 것은 마찬가지였다.

 

포스 프로젝트 공개
강의실 불법 점거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는 3년이라는 세월 끝에 지난 10월 14일 드디어 빛을 보게 된다. 스팀을 통해 공개된 프로젝트 ‘포스 더 게임’은 1명에서 4명이 협동해서 던전을 클리어하는 형태의 MMORPG다. 각종 매체들의 극찬을 받으며 현재 인기리에 서비스 되고 있다. ‘마인크래프트’나 ‘더 워킹데드’급 대작 타이틀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의미있는 타이틀로 평가되고 있다. 물론 현실과 영화는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이들의 기막힌 도전은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만한 이야기가 아닐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베타드워프 엔터테인먼트와 스테판의 ‘영화와 같은 도전’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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