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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풍요 속의 빈곤

  • 황지영 기자 hjy@khplus.kr
  • 입력 2013.11.2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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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게임업계의 큰 잔치 ‘지스타2013’이 부산에서 치러졌습니다. 글로벌 32개국 게임사들이 지스타를 관람하거나 비즈니스 미팅을 하기 위해 한국으로 10시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비행하는가 하면, 수준 높은 게임을 체험하기 위한 관람객들의 뜨거운 열기, 그리고 해외 바이어들의 탄성은 이 잔치를 더욱 신명나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지스타 기간 중 해외 관계자 분들을 여럿 만났지만 지스타 관람 소감을 묻는 기자에게 들린 이야기는 ‘부럽다’는 말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언제 이렇게 한국의 게임산업이 발전했고, 우리나라 게이머들의 고유한 문화 또한 언제 이렇게 성숙했냐는 것이 그들의 목소리였습니다.
하지만 사실 대한민국 안에서 들려오는 게임에 대한 목소리는 정반대입니다.
아물어갈때 쯤 들리는 게임업계 종사자들을 폄하하는 목소리, 마약이니 중독이니 하며 게임 콘텐츠를 깎아내리는 목소리는 사실 외국이 아닌 우리나라 안에서 들리고 있습니다.

지스타 기간 중 치러진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를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소 주눅든 게임업계 종사자들을 향한 응원의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렸지만 이도 잠시일 뿐, 또 다시 게임을 격하시키고 업계 종사자들을 나무라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들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때문인지 금년 ‘아키에이지’로 대통령 상을 수상한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의 수상소감은 현장에 있는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 했습니다. 그는 “명실상부 최정상급의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산업, 그 사이에 특혜를 받은 것도 없고, 보호를 받은 것도 없고, 역차별과 규제 속에서 세계 정상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정도로 업계가 성장한 만큼 전국에 있는 게임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에게 자부심을 가지라고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자랑거리인 게임업계 인재가 대통령상을 수상하면서 내뱉은 말은 기쁨 보다는 섭섭함이 더욱 컸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슬픈 일은 게임업계 인재들을 밖으로 내몰고 있는 사람들, 우리나라의 ‘소문난 잔치’를 막는 사람들이 우리 안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사실 때문에 업계 종사자들은 게임의 막대한 기술력과 산업의 성장 안에서도 항상 빈곤을 느낀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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