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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당신의 이야기를 팔아라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plus.kr
  • 입력 2013.11.2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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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든 자신이 살아온 인생 스토리는 책으로 몇십권을 써도 모자랄 거라고들 말한다. 어떤 삶이든 자신의 관점에서 보면 파란만장하지 않은 게 없다. 남들에겐 시시하게 보여도 자기가 겪은 일들은 뭐든 스펙타클한 영화가 된다. 실제로 그런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걸 부정하지는 않는다.
미디어의 관점에서 보면, 그런 이야기들이 다소 부풀려졌다 해도 굴곡이 있고 역경을 헤쳐나가는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가진 인물이 좋을 수 밖에 없다. 독자나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도 그런 이야깃거리가 있는 쪽에 더 관심을 두기 때문이다. 
‘스포어’의 게임엔진을 개발했던 인디 개발자 ‘크리스 해커’는 올해 GDC 강연에서 “인디게임 개발자는 단순히 게임만을 팔려고 생각하면 안된다. 자신만의 스토리를 팔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가 말한 개발자 자신의 이야기를 판다(Sell Your Story)는 것은 매년 수백개씩 쏟아지는 작품 중에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제대로 세상에 알려야한다는 의미다.
 돌이켜보면, 명작이라 불리는 인디게임에는 거의 대부분, 개발자들의 스토리가 존재한다. 예를 들면 ‘마인크래프트’의 경우는 혼자서 만든 게임이고, ‘월드 오브 구(World of Goo)’는 대기업을 뛰쳐나온 2명의 개발자가 커피숍에서 게임의 기획을 했다는 스토리로 크게 화제가 됐다.

반드시 인디가 아니라도, 윌라이트나 리처드개리엇처럼 유명한 게임 개발자들에게도 훌륭한 석세스 스토리 말고도 또 다른 이야기가 존재한다. 윌라이트의 청춘을 불살라 만든 ‘심시티’가 수많은 퍼블리셔들로부터 퇴짜를 맞았던 이야기나 리처드개리엇이 우주비행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부터 컴퓨터와 씨름하며 살았던 일화는 꽤 유명하다. 특히 개리엇의 이야기는 그의 우주 여행의 꿈과 맞물려 울티마를 해본 적도 없는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을 정도다.  
 물론 유명 개발자들의 경우는 인기 작품을 하나둘 내면서 그만큼 미디어와의 접촉이 많아져, 그들의 감춰진 스토리들이 비교적 세상에 쉽게 알려진 면도 적지 않다.
개발자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는 것이 왜 중요할까. 게이머들이 개발자에게 요구하는 것은 게임 자체의 참신성과 재미도 있지만, 그 게임을 만든 개발자들이 살아온 인생도 작품 못지 않게 궁금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들의 비하인드 스토리에 각별한 관심을 두는 것과 같은 이치라 할 수 있다.
 최근 자신들의 이야기를 팔아 가장 성공한 케이스는 스웨덴의 청년들로 구성된 인디개발사 ‘베타드워프엔터테인먼트’다. 그들은 대학의 빈 강의실에 무단으로 들어가 개발 사무실로 꾸미고 일을 하다가 쫓겨나는 불행을 겪는다. 결국 멤버들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 시골의 농가에서 3년간 함께 숙식하며 액션RPG ‘포스 프로젝트’를 개발해낸다.
감춰질 뻔한 그들의 애절한 스토리는 이미지 공유 사이트에 올려진 한장의 사진으로 인해 게이머들의 큰 관심을 모았고, 킥스타터를 통한 개발비 모금으로 자금난까지도 해결하게 되는 해피엔드를 맞는다.
이렇듯, 게임개발자들에게도 스토리는 매우 중요하다. 요즈음 국내 게임계에는 수많은 개발사들이 생겨나고 셀 수 없이 다양한 게임들이 출시되고 있다.
그들의 틈바구니에서 원오브뎀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개발자 자신의 이야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게임 시나리오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스스로의 스토리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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