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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블루핑거] 남자는 없다? 여자 위한 최고의 여성향 개발사

‘무비스타’ 이어 ‘두근두근런웨이’로 스타일 구축 … 특유의 감수성 빛나는 여성향 게임 명가 목표

  • 정광연 기자 peterbreak@khplus.kr
  • 입력 2013.12.27 22:02
  • 수정 2013.12.3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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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우물을 판다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성공보다는 생존이 우선시되는 스타트업에게는 더욱 그렇다. 어느 정도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서기 전까지는 어쩔수없이 장르나 스타일에 구분없이 ‘닥치는대로’ 개발하는 것이 소규모 개발사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자신만의 색깔을 찾는다는 건, 그만큼 어렵고 험난한 과정이다.
하지만 최근 여성향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두근두근런웨이 for Kakao(이하 두근두근런웨이)’를 출시한 블루핑거는 다르다. 설립 이후 변함없이 여성향 게임을 추구하고 있는 블루핑거는 첫 번째 게임인 ‘마이무비스타’에 이어 다시 한 번 소녀 감성이 물씬 풍기는 야심작을 시장에 선보이며 여심(女心)을 사로잡는 중이다.

 

블루핑거의 정승준 대표는 현 시장 상황에서 여성향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의 입지가 넓지 않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아울러 성공을 위해서라면 캐주얼이나 RPG에 집중하는 편이 오히려 유리할지 모른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블루핑거가 ‘여성향’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는 것은 남들과는 차별화된 자신들만의 색깔과 철학을 확고히 하기 위함이다. 비슷비슷한 게임과 개발사들이 난무하는 시장에서 블루핑거만의 방향을 찾고 길을 걷겠다는 것, 그것이 ‘마이무비스타’와 ‘두근두근런웨이’를 통해 주목받는 개발사로 떠오른 블루핑거의 미래 전략이다.

여자 마음 이해하는 독특한 스타트업
블루핑거는 지난 2010년 8월에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설립 초기에는 엔터테인먼트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주력하며 유저들의 취향과 시장 상황을 가늠하기도 했으며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게임 개발에 착수, ‘마이무비스타’로 이름을 알렸다.
시즌3를 거치며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보강하고 있는 ‘마이무비스타’는 일반적인 마을 꾸미기류의 SNG와는 달리 유저가 직접 자신의 캐릭터를 세계적인 스타로 키워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신데렐라 신드롬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젊은 여성 유저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으며 대표적인 여성향 게임으로 자리잡았다.
사실 블루핑거가 모바일게임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시점은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는 시기였다. 과거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엄청난 성공이 가능했지만 반대로 상상을 초월하는 치열한 생존 싸움이 시작되던 그 순간, 블루핑거는 여성향이라는 키워드를 무기로 과감한 도전을 선택했다.
정승준 대표는 여성향 게임을 여성들을 위한 게임이라기보다는 여성들이 좋아할 수 있는 게임이라고 정의한다. 말 그대로 억지로 여자들을 위해 게임을 만들기보다는 여성들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자연스러운 콘텐츠로 구성된 게임이라는 의미다.

 

이를 위해 블루핑거는 최대한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현재 8명으로 구성된 개발진 중 5명이 여자이며 남자들의 의견에는 신경쓰지 않는다는 농담을 던질 정도로 친 여성적 성향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마이무비스타’ 개발 초기에는 ‘여성 캐릭터를 육성한다’는 슬로건 안에는 마치 ‘프린세스 메이커’처럼 남성 판타지를 자극하려는 의도도 없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무명의 주인공이 최고의 영화 배우가 되어가는 신데렐라 스토리와 시즌3까지 이어지며 지속적으로 보강된 다양한 콘텐츠가 전체 유저 중 90%를 여성들이 차지할 정도로 감수정을 자극하며 사로잡으며 여성향 게임의 대표주자가 됐다. 블루핑거가 어쩔수없이 남자들의 마음을 무시(?)하게 된 이유다.

최고의 여성향 게임 개발사가 목표
이런 블루핑거 행보는 최근 출시된 ‘두근두근런웨이’를 통해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마이무비스타’의 후속작으로 볼 수 있는 ‘두근두근런웨이’는 무명 모델이 세계적인 모델이 되는 성장 과정을 그린 육성 시뮬레이션이다. 옷, 헤어, 타투, 펫 등 다양한 꾸미기 옵션으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가꿀 수 있으며 ‘홈파티’, ‘패션위크’ 등의 소셜 기능도 매력 포인트다.
무엇보다 ‘마이무비스타’를 통해 얻은 노하우를 충분히 녹여내면서도 그래픽이나 콘텐츠 면에서는 한 층 더 발전된 수준을 자랑하고 있어 유저들의 반응이 뜨겁다. 물론, 이번에도 여성 유저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은 변함없다고 한다.
‘두근두근런웨이’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스토리 구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여성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보여주기식 콘텐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은 블루핑거의 생각이다. 그보다는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감상하듯 유저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설득력있는 스토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꾸미기라는 ‘결과’보다는 어떤 이야기 속에서 어떤 방법으로 캐릭터를 육성하는가라는 ‘과정’이 여성향 게임의 기본이자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콘텐츠가 ‘패션위크’다.
가장 인기가 높은 유저의 캐릭터가 잡지 모델로 선발되는 방식의 ‘패션위크’는 유저간 경쟁을 유도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오히려 유저끼리 스타일을 공유하고 각종 정보를 주고 받는 역할을 맡고 있다. 경쟁보다는 즐기려는 여자들의 마음이 잘 투영된 콘텐츠다.
가칭 ‘쿠킹스타’라는 신작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블루핑거의 목표는 최고의 여성향 게임 개발사로 인정받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여성 개발자 및 유저들의 목소리에 더 많이 귀를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즐거운 게임은 즐거운 환경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으로 야근과 주말 출근을 없애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조성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비슷비슷한 개발사들이 내놓는 비슷비슷한 게임들의 홍수 속에서 개성을 머금을 작품을 만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추세다. 때문에 처음부터 여성향 게임 개발에 목표를 두고 차근차근 개발력을 쌓아가고 있는 블루핑거의 존재는 더욱 각별하다.
과연 블루핑거가 여성향 게임의 명가로 우뚝 설 수 있을지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 기업 한눈에 보기
+ 회사명 : 블루핑거
+ 대표자 : 정승준
+ 설립일 : 2010년 8월
+ 직원수 :  8명
+ 주력사업 : 모바일 게임 개발
+ 주력작 : ‘마이 무비스타’, ‘두근두근 런웨이’
+ 위   치 :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 371-47 이노플렉스1차 804호
★ 강점 : 여성을 위한 SNG만을 개발하고, 사내 여성의 비율이 60%가 넘는 게임 업계에서는 유니크한 회사이다. 달달한 로맨스부터 한국 드라마 특유의 막장 스토리까지 모두를 커버하는 핑크빛이 감도는 여성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곧 아시아를 넘어서 전세계에 여성에게 먹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장담한다.

[개발사’s KeyMan - 정승준 대표] “모두에게 인정받는 여성향 게임 개발사 될 것”


 

● 여성향 게임으로 승부를 걸었다. 쉽지 않은 도전으로 보이는데
-  모바일게임 시장이 성공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경쟁도 그만큼 심화되고 있다. 개발력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개발사만의 독특한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여성들이 가장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인기 장르에 비해 성과는 크지 않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 게임 특성 상 아무래도 여성 개발자들의 목소리가 클 것 같다
-  맞다. 블루핑거에서 남자들은 중요하지 않다(웃음). 아무래도 여자 마음은 여자가 잘 알기 때문에 기획에서 개발, 아트에 이르기까지 여성 개발자들이 맡고 있다. 아울러 회의 시간에는 항상 토론을 진행하며 의견을 교환하고 결론을 도출하는데, 남자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결국에는 여성 특유의 감수성을 자극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  출시될 신작 역시 여성향 게임이 될 것이다. 초심을 유지해 한 우물을 파고 싶다는 생각이다. 이미 출시된 ‘마이무비스타’와 ‘두근두근런웨이’는 국내 시장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진출도 계획 중이다. 개발사를 설립하게 살림을 꾸려나간다는 건 정말 힘들다. 이 과정을 이겨낼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자신만의 철학과 개성이다. 블루핑거는 앞으로도 여성향 게임 명가가 되기 위해 꾸준히 달려나갈 것이다.

※  정승준 대표는…
여성향 게임 전문 개발사인 블루핑거의 수장이지만 여자 마음은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모든 권한(?)을 여성 개발자들에게 넘기고 본인은 잡무 처리에 시달리는 중. 하지만 항상 모두(물론 여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받아들이는 그의 열린 자세가 없다면 블루핑거 또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 구성원들의 귀띔이다.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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