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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7] 게임은 예술인가?

  • 편집국 press@khplus.kr
  • 입력 2013.12.3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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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최근 게임은 왜 예술이 아닌가에 대한 글을 본 적이 있다. 글의 내용을 요약하면 게임이 문화로 인정받으려면 예술적인 측면이 동반돼야하는데, 그래픽은 미술적 점수가 없는 단지 기술이며, 게임의 스토리는 문학적 의미가 없으며 다양한 요소가 들어있으나 수집하여 편집한 수준이니 예술이 되지 못한다는 내용이였다.
  사실 필자는 해당 글을 쓴 게임평론가를 전혀 알지 못한다. 개인적인 감정도 전혀 없다. 다만, 게임 현업 종사자이기도 하고, 게임을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게임이 무시당한다는 생각이 들어 몇 글자 써보고자 한다.  일단, 문화로 인정받으려면 예술적인 측면이 있어야 한다는 가장 큰 명제부터 동의되지 않는다. 문화는 예술을 포괄한 개념이지 문화가 예술의 하위 개념이 아니다. 입시철에 떡이랑 엿을 선물하는 것을 입시 문화라는 말은 해도 예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게임의 그래픽은 기술일 뿐이라는 말은 의상 디자인, 캐릭터 디자인, 산업 디자인, 애니메이션 동화 등의 작업들이 기술일 뿐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게임 내 그래픽의 요소는 캐릭터에 맞는 의상과 캐릭터의 콘셉트 아트, 등장하는 많은 도구와 메카닉의 디자인, 캐릭터 모션 디자인 등의 요소가 총 망라되어 있다. 그리고 수많은 디자이너들의 공동 작업의 산물이기도 하다. 물론 모든 게임이 예술적 영역의 결과물을 보여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콘셉트 아트라는 이름의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유명 아티스트가 프로젝트에 참여한 게임도 있고, 수많은 콘셉트 아트에 대한 전시회가 열리는 시대에 “게임 그래픽은 기술”이라는 평가는 동의가 어렵다.

다음, 게임 스토리는 문학적 의미가 없다는 내용은 소수의 게임을 기준으로 내린 편협한 결론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게임 스토리가 영화화된 ‘레지던트 이블’이 있었고, 유명 영화배우가 게임 캐릭터로 연기한 게임들도 있었으며, 게임 스토리를 영화의 일부로 기획한 매트릭스도 있었다. 게임의 스토리는 게임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의 하나이며, 게임 시나리오는 게임이 주는 수많은 감동 중 하나이다. 물론, 게임 중 스토리가 중요하지 않은 장르나 게임도 있으며, 스토리가 너무 엉성한 게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게임의 스토리가 문학적인 의미가 없다는 평가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아닌가 한다. 
게임이 아직 대중에게 예술로 인정받는 것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대중문화라고 이야기하는 많은 장르의 문화들이 초반에는 예술적인 부분의 평가를 받는데 부정적이었다. 사진이 그랬고, 영화가 그랬으며, 대중음악이 그랬다. 불과 얼마전에도 만화에 대해서 검열과 부정적 인식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지만, 이미 90년대에 세계적으로는 제9의 예술로 만화를 인정하고 있다. 만화의 미술적 가치와 문학적 가치를 다른 이들이 어떻게 평가할지는 모르겠으나, 만화는 이미 예술로 인정받고 있다. 게임은 아직 세상에 나온지 60년도 되지 못했으며, 갈길이 멀다.
  필자가 이 글을 통해 하고자 하는 말을 정리하자면, “게임은 예술적인 요소를 충분히 가진 문화라고 생각한다. 다만, 대중에게 예술로 인정받으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 그러니 게임인들의 반성과 노력이 필요하다”로 정리할 수 있겠다.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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