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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독서와 게임

  • 김동욱 기자 kim4g@khplus.kr
  • 입력 2014.01.1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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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독서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34개국 중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UN(국제연합) 기준으론 191개 회원국 중 166위라고 한다. 한국 성인들의 연간 평균 독서량은 채 1권에도 미치지 못한다. 미국, 일본, 프 랑스 등이 6권을 넘는데 반해 우리는 참담한 수준이다.  불명예스럽게도 우리나라는 유독 책을 읽지 않는 국가로 유명해졌다. 동방예의지국에 고유의 문자를 가지고 있음에도, 주입식 교육과 과도한 입시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살아온 이들이 어른이 되서, 책이라면 신물을 내기 때문일까.
 가깝고도 먼 일본만 해도, 오래 전부터 책 읽는 습관이 생활화돼 있다. 지하철을 타도, 커피숍에서도 그들은 자투리 시간에 책을 펼친다. 휴대가 간편한 손바닥만한 문고판이 일본에서 유독 잘 팔리는 데도 다 이유가 있다. 게다가 일본의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아침 10분 독서 운동’이라는 책읽기 교육에 열을 올린다. 그 결과 초등학생이 1년간 읽는 책이 평균 90권에 육박한다. 반면 우리 초등학생들은 23권에 불과하다.

아인슈타인은 15살 때 이미 스피노자와 데카르트를 논할 만큼 수많은 책을 읽었다. 나폴레옹은 전쟁터에 나가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그의 행군 대열에는 언제나 책을 가득 실은 마차가 이동도서관처럼 뒤따랐을 정도다. 나폴레옹의 파죽지세의 원동력은 결국 그가 밤새워 읽은 수많은 책 속에서 나온 셈이다. 정복의 화신이었던 그도 자신의 승리에 도취돼 책을 멀리한 순간 무참히 패배하고 말았다.
 장자(莊子)의 학풍을 계승한 열자(列子)는 책이란 대도(大盜)가 재물을 훔치듯 골라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어느 선인이 평생동안 쌓고 닦고 버릴 건 버리고 추릴 건 추려 간직해 놓은 마음의 재물이요, 독서란 공 들이지 않고 남의 곳간에 쌓아놓은 그 재물을 훔치는 일이라 했다. 다만 좀도둑처럼 잡동사니를 훔치다 보면 실속이 없으니 대도처럼 금은보화만을 훔치는 슬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헨리키신저는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하루에 네끼를 먹어라”라는 말을 귀가 아프도록 들었다. 밥 세끼를 꼬박  챙겨 먹듯이 책 한끼를 거르지 말라는 충고를 평생 마음 속에 담아뒀던 그는 미국 외교의 상징이 됐다.
 오프라윈프리는 밥을 먹을 때도 책에서 눈에 떼지 않았다. 동생을 돌보지 않고 책만 읽는다고 꾸중을 들어도 그녀는 책과 한몸처럼 살았다. 책을 많이 읽어야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굳은 신념은 그녀를 세상을 이끄는 방송인으로 만들어줬다.
 빌게이츠는 1년에 두번씩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홀로 떠난다. 생각 주간(think week)라 불리는 이 기간에 그는 자신만의 휴식을 갖는다. 하루 2번 음식을 배달하는 관리인을 제외하고는 가족과도 연락을 끊는다고 한다. 빌게이츠는 이 기간동안 먹고 자는 것 외에는 거의 독서와 사색으로 보낸다. 그의 생각 주간에 탄생된 것 중 대표적인 것이 ‘엑스박스’의 아이디어다.

결국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 되고 삶의 지혜를 준다는 틀에 박힌 이야기가 아니라도 분명 창의적 아이디어를 샘솟게 한다. “한국 게임이 기술적으론 놀라운 진보를 하고 있지만, 작품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기획과 시나리오가 미흡한 것은 개발자들이 책을 멀리하기 때문”이라 지적하는 서강대 게임교육원 이재홍 교수의 말이 와닿는다.
 부끄럽지만 필자도 뒤늦게 독서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책 읽기를 통해 세상을 깊게 보는 통찰력과 무한한 상상의 바다에서 헤엄치다보면, 게임코리아의 미래를 책 속에서 찾을 수 있다고 감히 단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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