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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8] 게임업계도 상도덕은 있다

  • 편집국 press@khplus.kr
  • 입력 2014.01.2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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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시대의 ‘메디치 가문’ 이름은 아마 많은 사람이 알고 있을 것이다. 조금 설명하자면 르네상스 시대에 막대한 재산을 기반으로 많은 당대 예술인을 후원한 것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피렌체 지역 가문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보티첼리 등 당대 유명한 많은 예술가들이 그 가문의 후원을 받았다. 두서없이 갑자기 ‘메디치 가문’의 이야기를 꺼낸 것은 사실 게임 산업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해서이다.
  필자는 최근 매우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야기가 길지만 요약하면 이렇다. ‘XXXX라는 회사(이하 ’A사’)가 OOOO게임회사(이하 ‘B사’)의 모바일 게임 개발 프로젝트에 개발비의 일부를 투자했는데, 개발하기로 한 게임의 기획을 B사가 A사의 동의없이 바꾸어 구글플레이에 론칭을 하고는 계약 이행을 완료했다고 주장한다’는 내용이다. 사실 이 글에서 두 회사의 잘잘못을 따지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건 두 회사가 이미 소송이 진행중이니 법원에서 따질 문제이다.

그러나, 제3자의 입장에서 확인해 본 제안서와 계약 내용, 론칭한 게임의 수준은 B사에서 투자금만 챙기려 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물론 필자가 투자사에 일하고 있는 입장에서 투자한 A사의 편을 든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개발 완료하기로 한 시일을 한달정도 남기고 기획의 중요한 부분(B사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육성 기반의 소셜 네트워크 게임에서 육성을 빼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주장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이러브커피’에서 가게 꾸미기를 빼고 커피 판매만 넣으면 재미있을까?)을 빼겠다는 통보를 하고 서둘러 구글플레이에 등록한 일련의 과정은 투자사에 일하는 입장에서 사기를 당했다는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속된말로 B사가 “양아치 짓”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B사는 앞으로도 게임을 제작할 것이며, 좋은 게임을 제작하여 많은 돈을 벌 수 도 있다. 그러나, 이번에 투자를 한 A사의 간부는 앞으로 공격적으로 게임에 대한 투자를 하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투자한 첫번째 프로젝트가 이렇게 되어서 게임 투자는 한동안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으며, 개인적으로도 다시는 게임 회사에 투자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A사는 국내 콘텐츠 분야에서 많은 투자를 하고있는 회사이며, 다른 콘텐츠와 게임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면서 게임 투자를 검토해왔었다) B사는 앞으로 A사로부터 투자를 받을 기회가 있었던 많은 게임 개발사의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다.

모든 산업 분야에는 해당 산업 분야만의 속칭 ‘상도덕’ 혹은 ‘상도의’가 존재한다. 업계의 예의, 매너, 기본 등 표현은 다양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도리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이번 사례는 아무리 좋게 보더라도 B사가 상도덕을 지켰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게임업계에는 많은 개발사들이 서로 경쟁하며 힘겹게 개발비를 투자받아가며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발 이런 업체들에게서 ‘메디치 가문’과 같은 역할을 할 곳을 뺏어가는 일은 서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상도덕을 지키며 묵묵히 좋은 게임 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수많은 게임 개발사의 건승을 기원하면서 이 글을 마친다.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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