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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게임 특집] 클릭 만으로 즐기는 아이들(idle)장르 화제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4.02.03 09:50
  • 수정 2014.02.0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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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티즌 입소문 타고 퍼지기 시작
- 유저 평가 호의적, 중독성 높은 게임 극찬

여기 웹 상에서 하는 게임이 있다. 접속하면 아무 것도 없는데 오로지 클릭하라는 설명 뿐이다. 하나 클릭하면 두개가 된다. 두개 클릭하면 세개가 된다. 세개 클릭하면 … 그리고 이렇게 모은 것들로 다시 다른 상품으로 교환한다. 이번에는 한 번 클릭하면 네개가 된다. 두 번 클릭하면 여덟개가 된다. 다시 다른 상품으로 … 이 장르를 한 번도 접하지 못한 독자라면 대체 무슨 소리 하는지 종잡을 수 없다. 반면 이 장르를 한 번이라도 플레이 해 본 유저라면 ‘대체 왜 했지’라고 자기 자신의 인생을 뒤돌아 보다가도, ‘어쩌면 재미있었을 것 같다’는 애매모호한 반응을 내놓는다. 소위 ‘잉여 게임’의 극치를 달리는 ‘아이들(idle) 장르’, 일명 ‘클릭 게임’들 이야기다.

 

이 장르가 국내에서 유명세를 탄 것은 ‘쿠키 클릭커’라는 게임 때문이다. 이 게임은 국내에 알려지면서 SNS와 각종 유며 사이트를 통해 전파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팬 층을 확보하게 된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방식은 간단하다. 우선 화면 상단에 보이는 쿠키를 클릭하면 쿠키가 하나 만들어진다. 이렇게 클릭을 하면서 만든 쿠키들을 모아서 쿠키를 만들어 줄 사람을 오른쪽에서 고용하게 된다.
할머니는 100쿠키, 농장(500쿠키)이나 공장(3,000쿠키) 등에서 쿠키를 만들기도 한다. 이 사람들은 유저가 쿠키를 클릭하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쿠키를 만들어 준다. 단순히 창을 켜놓기만 하면 쿠키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좀 더 강력한 물건들을 구매할수록 많은 쿠키를 생산하게 되는 셈이다.

클릭만이 살 길
‘쿠키 클릭커’가 보여주는 게임은 단순 명확하다. 더 많이 클릭해서 더 많이 만들고 더 좋은 물건이나 장소를 사서 더 많은 쿠키를 구워 나간다. 마지막 아이템을 사거나, 업적을 모두 달성할 때까지 게임은 계속된다. 물론 그 이후에도 쿠키는 자동적으로 계속 구워진다. 그런데 이게 전부다 오로지 목표를 위해 클릭을 하는 것, 그리고 그 목표는 ‘쿠키’를 더 만드는 것과 같이 단순 명확한 게임이다.
흥미로운 점은 ‘한 번만 더 클릭하면 더 좋은 상품을 살 수 있겠다’고 유저들이 속으로 생각하게 되는 점이다.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두 번이 세 번이되면서 묘한 재미가 일어난다. 특히 목표가 명백하기 때문에 모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클릭하게 되는 점이 흥미롭다.

 

더 빨리 마지막 콘텐츠를 여는 길
게임이 단순하다 보니 이제 유저들 사이에서 묘한 경쟁 심리가 촉발된다. 누가 더 빠른 시간 내에 게임을 클리어 하는가에 대한 경쟁이다. 의외로 게임 내에는 변수가 있는데, 빨리 다음 단계 아이템을 계속 구매하면서 점차 성장하는 방법이 있고, 오로지 클릭만 죽어라고 한 다음 강력한 아이템을 한방에 구매해서 플레이하는 방법도 있다. 이 같은 심리를 잘 아는 개발자들이 묘한 밸런스를 잡아 둬서 유저들의 클릭을 유도케 한다. ‘쿠키 클릭커’의 사례를 예로 들면 100쿠키를 들여 구매하는 할머니는 초당 0.5 쿠키를 굽는다. 그런데 500쿠키를 들여 구매하는 공장은 초당 4개 쿠키를 굽는다. 500쿠키로 할머니를 모두 구매하면 초당 2쿠키를 만들 수 있으므로 공장이 효율이 더 좋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아래 있는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이 해답은 아니다. 쿠키 500개를 클릭하는 시간과 할머니가 쿠키를 굽는 시간을 따져가면서 계산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이 없게도 게임을 클리어한 유저들은 이제 나름대로 공식을 만들어 최적화된 빌드 오더까지 교환할 정도로 이 게임은 마니아층이 많다.

스토리 텔링형으로 발전
‘쿠키 클릭커’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이후 이 게임을 빙자한 후속 작품들이 부지기수로 등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게임 중 하나는 ‘닥터 메스(Dr.Meth)’다.
 이 게임은 클릭을 하게 되면 메스(meth, 수학)를 팔게 되는데, 생산 부분과 판매 부분을 따로 둬서 설계한 점이 차이를 둔다. 기본적으로 ‘메스’를 판매하는 딜러들이 있고, 학생이나 공장, 심지어 달기지에서도 메스를 생산해 판매하기도 한다. 이 게임은 ‘쿠키 클릭커’에 비해 좀 더 악독하다. 게임 내에서 숨겨둔 요소들을 적극 활용해 이를 발견하는 유저들만 게임을 클리어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게임 내 주요 등장 인물을 죽이도록 한다거나, 특정 인물들을 모두 해고해야 달성할 수 있는 요소들도 있다.

 

확률에 기반한 잔인함
더 잔인한 게임은 따로 있다. ‘아이들 마인(Idle mine)’ 이라 불리는 이 게임은 광석을 캐는 게임이다. 어느 정도 광석을 캐고 나면 다음 광석을 캘 수 있도록 넘어갈 수 있는데, 이 조건은 광석을 캘 수 있는 곡괭이를 가지는 것이다. 한마디로 돈을 모아 곡괭이를 강화하고 광석을 캐 나가야 한다. 문제는 곡괭이를 얻는 조건이다. 곡괭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곡괭이 자체의 성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총 3가지 성능들을 한단계씩 업그레이드 해 나가야 더 좋은 곡괭이를 만들 수 있다. 어느 정도 조건을 충족했다면 버튼을 클릭해 곡괭이를 만드는 시도를 해야 한다.
 만들 때 마다 보석이 하나씩 소비되는데, 이 보석은 광석을 캐야만 하나씩 나온다. 제일 잔인한 것은 곡괭이의 성능이 랜덤하게 결정된다는 점이다. 그러니 광석을 캐고, 보석을 모아서, 곡괭이 기본 성능을 강화하고, 곡괭이 업그레이드 버튼을 눌렀지만 확률은 랜덤이다. 이제 다시 처음부터 수 많은 클릭을 반복적으로 해야 한다. 물론 강화에 필요한 돈은 광석을 클릭해야 나온다.
실은 이런 게임 류를 일일히 클릭하면서 플레이하는 유저는 그다지 없다. 소위 ‘오토 마우스’와 같은 자동 클릭 프로그램을 이용해 게임을 플레이 하게 된다. 컴퓨터를 켜 놓으면 자동으로 돈이 모이고, 이를 다시 업그레이드에 투자하면서 게임을 끝까지 플레이하게 된다. 게임을 플레이할수록 묘한 애착과 함께 다음 콘텐츠를 오픈 하고자 하는 목표가 생긴다. 단순히 클릭 하나 만으로도 훌륭한 게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해낸 게임들이다. 다만 모든 콘텐츠를 클리어 하고 나면 도대체 내가 왜 이게임을 하고 있었는지 스스로에게 되묻게 되니 이 점은 주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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