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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모바일게임 기업 생존 가능성은… 상위 4.7%만 살아남는다!

  • 김상현 기자 aaa@khplus.kr
  • 입력 2014.02.25 14:38
  • 수정 2014.02.26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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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료 매출 100위권 기대수익은 월 3,500만원
- 올해 150개 기업 설립, 무한경쟁 도래

모바일게임 개발 거품이 가라앉았지만, 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1조 2천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성장률은 여전히 폭발적이다.
게임업계는 지난 2012년 하반기부터 앞다퉈 모바일게임 분야에 진출했다. 기존 온라인게임 기업들은 물론 매달 15개가 넘는 게임분야 신설법인들이 설립, ‘골드러시’에 참가하면서 신작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 2013년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게임 기업들의 기세가 한 풀 꺾이는 분위기다. 여전히 신작들은 쏟아지는데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한목소리로 ‘어렵다’라고 말한다. 고공행진하던 스마트폰 테마주들이 추락하고, 폐업을 신청하는 법인들이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로, 가산 일대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던 모바일게임 개발사들이 이미 회사를 정리하고 자리를 비우는 분위기”라며 “신생기업들이 들어오면서 자리는 채워지지만 저들이 얼마나 더 버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과연 그들의 말은 진짜일까. 모바일게임 시장의 단면을 짚어 봤다.

 

일반적으로 모바일게임 100위권 이내의 게임들은 하루 매출이 300~500만원정도로 추정된다. 게임마다 기복이 있는 편이고, 매일 구매량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매출 산정은 그 날이 지나봐야 알 수 있지만, 한 달 매출이 9,000만원에서 1억 5,000만원 사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기업게임들이 90% 이상 독식
100위권 내에 들어 있는 게임들의 목록을 보면 현실은 더욱 냉정하다. 대기업 퍼블리셔 이름이 대부분이다. 각각 CJ E&M 넷마블(8개),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7개), 컴투스(6개), 게임빌(6개), NHN엔터테인먼트(5개), 넥슨(4개) 순으로 많았고 선데이토즈(3개), 파티게임즈(2개), 넥스트플로어(2개) 등 모바일게임으로 이름을 알린 회사들이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구미코리아, 추콩 코리아, 쿤룬코리아, 글루모바일,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 등도 1~2개의 게임을 100위권 안에 올렸다.
사실상 대기업이 독식하고 있는 구조로 신생기업은 끼어들기가 어려운 시장인 셈이다. ‘쿠키런 for Kakao’이 6위로 여전히 선전하고 있지만, 극악의 확률을 뚫고 올라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행히 신생기업들에게도 방법은 있다. 전체 100개 타이틀 중 10여개가 중소기업이 개발해 대기업을 통해 퍼블리싱된 타이틀이다. 또, 대기업 이름을 달고 나왔지만 처음에는 중소기업으로 시작해 팀 자체가 흡수된 경우도 존재한다.
2년 동안 약 300~400종의 모바일게임 기업이 생성됐다고 추산한다면, 상위 4.7%내에만 들면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기존 상위권 타이틀을 발매한 기업들과, 신설된 법인들까지 경쟁에 참가하기 때문에 가능성은 더 희박할 수도 있다.

 

기대수익은 월 평균 5천만원 선
그렇다고 해서 목표를 100위권으로 잡으면 계산 착오가 날 가능성이 높다. 수수료 부분을 전혀 제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100위권 내 게임을 기준으로 구글 플레이에서 30%를 제외한 다음 카카오게임하기가 25% 다시 퍼블리셔가 25%를 가져가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다시 말해 1개월 동안 1억 원을 벌면 구글플레이 3,000만원, 카카오게임하기가 1,750만원, 퍼블리셔가 1,750만원을 가져간다. 즉 개발사의 손에는 월 3,500만원이 남는다.
어느 정도 이익이 되는 것 같지만 문제는 지속성. 일부 대작을 제외하고는 평균 모바일게임 수명은 1개월을 넘기 어렵다. 사실상 첫 달 수입이 전체 수익의 80%이상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즉, 개발한 게임이 100위권 성적을 올릴 경우에는 해당 게임으로 5,000~6,000만원 이상 수익을 거두기가 어렵다.
애플 앱스토어나 티스토어의 경우에는 훨씬 절망적이다. 100위권 게임은 월 1천만원 수익을 거두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1위와 100위의 매출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 1위의 경우, 하루에도 수십억원의 매출이 가능하지만, 100위는 1,000만원도 넘기기 어렵다.
5명의 인원이 6개월 동안 개발해서 100위권 내에 자신들의 타이틀을 올려놨다고 가정했을 때, 월간 운영비(월급 : 200만원×5=1천만원, 재경비 500만원) 1,500만원 씩 6개월을 곱하면 약 8,000만원이 1개 타이틀 개발 비용으로 책정된다.
100위권 내에서 최소 3개월 이상 순위를 유지해야만, 운영비를 뽑을 수 있다. 여기에 차기작까지 개발하기 위해서는 더 높은 순위 혹은 롱런이 기반돼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100위권 내에서 일주일을 버티는 것 조차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법인 설립 신중해야
일반적으로 게임 사업에 익숙하지 않은 개발자들은 3개월 개발한 게임이 5,000만원 수익을 올리면, 같은 게임을 1년 동안 4개 개발해 내서 스튜디오를 돌린다는 상상을 하게 된다. 연간 2억원 수익으로 개발팀 3~4명이 월 6천만원씩 나눠 가질 수 있다는 희망에서다.
그러나 현실은 매몰차다. 한 번 100위권 게임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할지라도, 후속작도 함께 히트할 확률을 보장할 수 없다. 또, 무리한 확장을 시도해 프로젝트를 늘리려다가 더 큰 실패를 당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한 게임 전문가는 “이 정도 상황에 온 모바일게임 기업들은 투자자를 물색해서 차기작을 내고, 또 악순환을 반복하다가 팀으로 단체 이직을 원하게 된다”며 “현재 개발스튜디오를 구하는 기업들이 거의 없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헛된 꿈을 꾸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근 시장 상황 상 신생 개발사를 설립하기보다 틈틈이 시간을 내서 신작을 개발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라며 “작은 게임으로 조금씩 시장에 도전해 보면서 노하우를 쌓거나, 시장에 성공한 타이틀을 출시한 다음에 법인을 설립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현재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 서울과 부산지역에만 약 15개 모바일게임 개발 신설법인이 설립됐고, 이 추세는 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상위권 게임들 간의 크로스 프로모션은 신생 업체들에게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되고 있다. ‘상위 게임들 간의 유저 돌려 먹기’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지만, 마케팅 방법의 일환으로 신생 개발사들은 속만 태울뿐이다. 이 밖에도 대기업들의 대규모 물량 공세 마케팅 또한 신생 개발사들의 시장 진입에 큰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4.7%에도 미치기 어려운 생존률은 갈수록 더 낮아질 전망이다. 그 어느 때 보다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기가 아닐 수 없다.

[10위권 내 게임 분석]  CJ E&M 넷마블, 2~4위 싹쓸이

- ‘애니팡2 for Kakao’이 1위로 체면치레
- 넥슨 ‘영웅의 군단’ 제외하고 모두 ‘for Kakao’

10위권 내의 모바일게임들도 100위권 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대기업 편중 현상 더욱 두드러진다. 현재 1위는 ‘애니팡2 for Kakao’, 2위는 ‘몬스터 길들이기 for Kakao’, 3위는 ‘다함께 던전왕 for Kakao’, 4위는 ‘모두의 마블 for Kakao’ 등이 랭크돼 있다.
얼마전까지 1위를 기록하던 ‘몬스터 길들이기 for Kakao’가 2위로 내려왔지만, 그 기세가 꺾인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10위권 내에서는 ‘수호지 for Kakao’, ‘쿠키런 for Kakao’만이 중견 개발사 작품으로 80% 이상이 대기업 타이틀로 구성돼 있다. 문제는 10위권 타이틀들의 순위가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신작들이 가끔 10위권 내에 랭크돼는 경우가 있지만, 롱런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카카오 게임하기 편중 현상 또한 나타나고 있다. ‘영웅의 군단’을 제외하고 9개의 게임이 ‘for Kakao’로 여전히 카카오 플랫폼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 게임하기에 입점하는 문턱은 낮아졌지만, 그 만큼 경쟁 또한 치열해졌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신생 기업들에게는 큰 매력이 없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오히려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으로 구글, 애플에 직접 서비스해 100위권 안에 드는 것이 더 큰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플랫폼 다변화와 수익구조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신생 개발사들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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