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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달빛조각사 남희성 작가, “기회 된다면 작품 게임화 시도해보고 싶다”

MMORPG보다 방대한 세계관과 스토리 압권

  • 김상현 기자 aaa@khplus.kr
  • 입력 2014.03.07 12:00
  • 수정 2014.03.07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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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콘텐츠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소설, 만화, 애니메이션이 게임으로 개발되고 게임이 소설, 드라마로 만들어지면서 문화 콘텐츠 사이에 활발한 융합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MMORPG의 경우, 스토리텔링을 중시하면서 장편 구조의 서사시를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 위해 프로 작가를 섭외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예로 엑스엘게임즈가 개발한 MMORPG ‘아키에이지’의 전민희 작가를 들 수 있다. 엑스엘게임즈 개발고문으로 활동하면서 ‘아키에이지’의 세계관은 물론,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다.
최근 각종 e북 플랫폼에서 인기리에 연재중인 ‘달빛 조각사’의 남희성 작가는 게임 판타지를 소재로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MMORPG보다 더욱 방대한 세계관을 구축하면서 소설에서 진행되는 캐릭터와 퀘스트 등은 게임 기획자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어, 업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남희성 작가는 ‘달빛조각사’의 게임화에 대해서 “좋은 개발사를 만난다면 고려할 수 있지만, 게임에 맞춰 스토리를 변경하고 싶진 않다”며 “달빛조각사 소설의 유쾌함과 감동을 게임에서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게임 판타지소설 분야의 대표라 할 만한 남희성 작가는 인터뷰가 낯설다. 작가는 작품으로 말한다는 자신만의 철학을 토대로 그간 외부 노출을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자 역시, 그를 만나기 위해서 많은 시간의 설득이 필요했다.
그의 대표작인 ‘달빛 조각사’는 2006년 인터넷 사이트 연재를 시작한 이후, 가장 짧은 기간에 각종 순위 베스트에 등극할 만큼 독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 냈다.
먹고살기 위해 게임을 업으로 삼아야 했던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게임 생활기는, 천편일률적이었던 게임 소설의 틀을 벗어나 NPC와 유저의 조화를 이루어 내는 데 성공했다. 거기에 작가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간결하고 명쾌한 묘사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구성으로 세공된 작품은 매 권마다 독자들을 즐겁게 만들어준다.

게임 오타쿠? 게임 잘 몰라!
‘달빛 조각사’는 주인공이 돈을 벌기 위해 게임을 시작한다는 콘셉트를 갖고 있다. 가상 현실 게임인 ‘로열로드’에서 주인공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고 있다.
게임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남희성 작가 본인은 정작 게임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이야기 한다. 게임에 관심은 많았지만, 실제로 오래 즐긴 게임이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어릴적 콘솔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게임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파이널판타지’, ‘드래곤퀘스트’ 등의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유년시절을 보냈습니다. 온라인게임은 ‘에버퀘스트’, ‘디아블로’ 정도를 플레이했습니다. 오래 한 것은 아니고요. 한 2주 정도 플레이한 것 같네요.”

 

현재 연재하고 있는 ‘달빛 조각사’는 그의 머릿속에서 그려진 순수한 창작품인 셈이다. 일반적인 게임 룰을 모태로 하고 있지만, MMORPG 플레이 경험이 거의 없는 그에게 ‘달빛 조각사’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구상만 한 2년 정도 한 것 같네요. 기존 게임 판타지와는 다르게 저만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주인공이 시련을 이겨내면서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좀 더 디테일하게 묘사하고 싶었습니다. 몬스터, 인스턴스 던전 등을 기존 MMORPG 시스템에서 착안한 건 사실이지만, 모티브가 된 MMORPG는 없습니다. 모두 제 상상 속의 창조물들이죠.”
42권까지 연재한 ‘달빛 조각사’는 설정집이 따로 나왔을 정도로 방대한 세계관을 자랑한다. 남 작가는 처음부터 오랫동안 길게 연재될 것이라고는 자신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6권정도로 생각했다가, 주인공의 성장 과정에 저도 모르게 빠지면서 더 디테일하고 방대한 세계까지 들어오게 됐네요. 설정집 만으로도 왠만한 MMORPG의 기틀은 만들 수 있을 정도인 것 같습니다.” 
소위 말하는 판이 커진 만큼, 남희성 작가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추가해 게임을 모르는 이들도 쉽게 빠져들 수 있는 방대한 월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독자들에게 꿈과 희망 주고 싶어…
‘달빛 조각사’는 현재 누적 발행부수 100만 부를 넘고 있으며 도서 시장의 독자만 약 350만 명으로 추산된다. 특히 이번에 전자책 시장에 첫 연재를 하며 4개월 만에 다시 300만명이 넘는 독자를 보유했으며 지금도 꾸준히 하루에 1만 이상의 독자들이 ‘달빛 조각사’를 찾고 있다.
“핵심 문화 콘텐츠로서 ‘달빛 조각사’를 봐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작가 입장에서는 그 만큼의 영광은 없겠죠. 주인공이 힘든 시기를 거치면서 점차 영웅이 되는 과정을 독자들 모두가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적지 않은 독자분들이 주인공에 자신의 삶을 투영시키면서 힘을 얻는 것 같아서 보람도 느끼고 있습니다.”

 

‘달빛 조각사’는 디지털 시대에 맞춰, 책 출간 이외에도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독자들과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9월 카카오페이지에 연재 시작 때부터 올해 2월까지 20여일을 제외하고 단 한 번도 인기와 매출에서 1위 자리를 놓친 적이 없으며, 2014년 1월 네이버북스에 연재 이후 압도적인 전자책 판매량과 인기도에서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작가 입장에서는 유통 라인이 많아지면 그 만큼, 독자들과 만날 수 있는 통로가 많아지기 때문에 무조건 좋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감동은 책으로 읽으시는게 더 크지 않을까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웃음). 디지털 연재 때문에 내용이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독자들의 피드백을 자주 보는 편이지만, 그것 때문에 연재 방향이 틀어지거나 수정되는 일은 없습니다.”
‘달빛 조각사’를 통해서 더 많은 독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다는 남희성 작가. 마니아 층을 넘어 문화 콘텐츠의 중심으로 서서히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그의 행보가 머지않아 게임으로도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 남희성 작가 프로필
● 2004년 ‘어둠의 군주’
● 2005년 ‘하이마’
● 2005년 ‘태양왕’
● 2006년 ‘천년마법사’
● 2007년 ‘달빛조각사’

[HIS BOOK FOCUS] 달빛 조각사

● 출판사 : 인타임
● 플랫폼 : 카카오페이지, 네이버북스
● 작   가 : 남희성 

 

2007년 1월에 로크미디어에서 출간된 후 현재 42권까지 출간된 최장 단일 시리즈 작품. 누적 발행부수 100만 부 및 누적 독자 300만 명의 남희성 작가의 초특급 게임 판타지 대작이다. 42권 모두 베스트셀러 선정 및 출간 시기에 포털 검색어 순위 1위를 차지했다.
‘달빛 조각사’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는 아픔, 슬픔, 상처 등의 감정에서 ‘그것에 갇혀 있을 것인가? 아니면 그것을 성장의 밑거름 삼아 일어날 것인가?’를 묻는 것에서 시작하고, 노력을 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반복적으로 말한다. 남희성 작가는 지루할 수 있는 질문을, 독특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통해 에피소드 하나하나에 놀라운 힘을 부여하고 캐릭터 각각이 가진 이야기들을 모아 독자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공감하게 만들고 있다.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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