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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온라인 1차 CBT 엿보기]MMORPG 신시장 개척 시대 열었다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4.06.03 10:14
  • 수정 2014.06.0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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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험적 시도로 무장한 참신한 작품 선보여
- 개발력, 기획력, 몰입감 3박자 갖춘 차세대 MMORPG

 

‘리니지’의 아버지, 한국 MMORPG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신작을 내놓았다. 미국의 전설적인 게임 개발자 시드마이어가 개발한 ‘문명’을 바탕으로 이를 MMORPG화하는 등 자신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프로젝트 ‘문명 온라인’이 바로 그것. 지난 5월 27일 CBT를 시작하면서 유저들의 입소문을 타고 인기 몰이에 한창이다. 개발 단계부터 철저히 베일에 가려진 게임은 현재까지도 명확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 특히 엑스엘게임즈는 CBT테스터들과 협약을 통해 이 게임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극비로 붙이는 NDA를 체결하면서, 일부 국한된 정보만 돌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문명 온라인’은 어떤 게임 일까. 그리고 CBT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CBT가 한창 진행중인 ‘문명 온라인’세상을 탐험해 봤다.

‘문명 온라인’을 보다 쉽게 설명하려면 진행 속도가 무척 빠른 MMORPG를 상상하면 비교적 수월하다. 레벨, 아이템과 같은 요소들은 극히 단순화된 형태로 게임 내에서 존재하고, 그 보다는 각 개인과 국가의 전략 전술에 맞춘 형태에 가깝다. 소위 ‘노가다’로 불리는 아이템 파밍이나 레벨업을 아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한편 오직 PvP와 전략 구성에 집중하도록 판을 짜는 형태가 인상적이다. 특히 1주일 단위로 세션을 구성, 한 세션에서 특정 국가가 우세했다면 다음 세션에서는 다른 국가가 와신상담하며 발빠른 전략을 통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점이 흥미롭다. CBT세션에서 이 특징은 그대로 볼 수 있는데, 국가의 진행 상황과 달리 독자적으로 움직이면서 게임을 플레이 하거나, 퀘스트를 하지 않는 국가들은 그대로 무너지기 십상이었고 반대로 퀘스트를 위주로 플레이 해 나가면서 탄탄히 내실을 닦은 국가들이 그야 말로 강력한 국가로 추앙 받는 형태였다.

 

이것이 바로 전략형 MMORPG
실제 게임은 기존 MMORPG와는 조금 다른 구도를 보여준다. 마치 ‘리니지’에서 혈맹들의 움직임을 보이는 듯, 상당히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형태로 국가가 운영되고 이를 바탕으로 전략과 전술을 펼치는 구도가 인상적이다. CBT내내 이집트·중국 · 로마· 이집트· 로마 와 같은 형태로 서로 유리한 고지를 주고 받는데다가, 한 국가가 갑자기 성장하게 되면 다른 국가 2곳이 나서서 함께 견제하는 형태로 게임을 플레이 해 나가는 점이 흥미롭다. 특히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서로 이간질을 하는 게임 플레이나, 상대방의 게임 플레이를 방해하기 위해 정찰병(부캐릭터)를 동원해 움직임과 채팅을 관찰하기까지 하는 등 그야말로 전략 전술의 끝을 보여주는 게임이 됐다.

물고 물리는 난전의 묘미
대표적인 사례로 소위 이집트의 ‘건설 노예’ 건이 있다. 원래 ‘문명 온라인’ 테스터 게시판에서는 CBT 시작 전까지만 해도 이집트의 완승을 점쳤다. 소위 ‘옆트임’캐릭터들에 S라인 몸매를 자랑하는 이집트 캐릭터들은 수많은 유저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으며 모든 사람들의 ‘이집트화’를 꿈꾸는 국가로 명성을 드높인다. 실제 CBT 1일차에서도 주변은 온통 이집트인들 뿐 완전히 이집트의 완승을 기대할 만한 형국이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 보니 대부분 유저들이 ‘전쟁’에는 관심이 없고 캐릭터의 액션과 이를 이용한 퀘스트에만 관심이 있었다. 한 이집트 유저의 표현에 따르면 ‘건설 노예’, ‘우리는 피라미드를 건설했던 인부다’와 같은 표현이나, 우리는 ‘건설노예3 vs 전사1’로 이뤄진 국가라는 평가를 내부적으로 하기까지 했다. 때문에 PvP 상에서 힘 한번 제대로 못 써보고, 건설노예로 돌아가 빌드를 빠르게 올리는 형태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반면 최소한의 방어만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반대로 중국은 건설 보다는 PvP에 관심이 있는 유저들이 몰려 다니면서 소규모 집단 게릴라 전투를 치르는데, 시시때때로 전투를 치러 나가면서 이득을 챙기면서 강력한 국가를 이룩해 나간다.

 

권모 술수의 한판 싸움
상대적으로 견제를 적게 받았던 로마 왕국은 이집트가 중국을 치자고 하면 허허 웃으면서 함께 나가고, 중국이 이집트를 치자고 하면 허허 웃으며 함께 나간다. 두 국가가 서로 싸우던 사이 진짜 실리는 로마가 챙겼다. 로마는 자의던 타의던 간에 두 국가를 동시에 견제 해야 하는 위치에 놓여 있던 만큼 테크트리를 늦추는 대신에 방어탑을 기가막히게 건설하면서 상대들과 가까운 지역을 위주로 방어를 튼튼히 하는 허허실실 전략을 꾀한다. 로마의 검은 그림자는 5월 28일 오후부터 진가를 발휘한다. 성을 급습하면서 본격적인 야심을 드러낸다. 이후 PvP에 어마어마한 인원들이 참가하면서 마치 ‘로마 온라인’을 보는 듯 전 지역을 휩쓸고 다닌다. 중국과 이집트가 뒤늦게 연합을 하면서 상대를 해봤지만 현실적으로 역전은 그다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다시 이집트는 ‘건설노예’의 상황으로 중국 지역은 스파이를 동원한 방해 공작으로 대권을 뒤엎기 위해 작전을 펼쳤다. 그러나 역시 로마의 검은 그림자를 막아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로마는 다비치 탱크와 전투기를 재빨리 확보한 다음 물량의 우위를 바탕으로 전 지역을 석권. 1차 세션은 로마의 승리로 돌아가게 된다.

게임 밖에서도 이어지는 전투
더욱 흥미로운 것은 오후 3시부터 10시까지 제공되는 CBT 이후에 게시판에서 3개 진영간 토론이 펼쳐진다는 점이다. 각자 대놓고 언론 플레이를 통해 모 국가가 더 잘못했으니 그 국가를 공략해야 한다는 식의 이간질에 서슴지 않는다. 또, 특정 국가가 강력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전력을 숨기기 위해 약한 척을 하기까지 하면서 흥미로운 구도가 이어진다. 일례로 이집트가 적극적인 전쟁을 하지 않자 ‘로마 공작원이 이집트의 건물을 무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는데, 이 글을 올린 유저가 중국인이라는 점도 게임 내 상황을 잘 알수 있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자연스러운 게임 밸런싱
흥미롭게도 3국가로 이뤄진 게임 밸런싱은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는 분위기다. CBT 1차 세션에서 로마가 우승을 하면 나머지 중국과 이집트는 시작부터 로마를 견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쓸 수 밖에 없는 구도가 형성돼 있다. 반대로 로마는 1차 세션에서 우위를 점한 뒤 획득한 경험치와 우승 경험을 바탕으로 약간의 우위를 점한 상황에서 나머지 국가와 전투를 하게 되는 장점이 있게 됐다. 마치 살아있는 전쟁을 보는 듯 이해 관계와 타협 그리고 정치에 의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그들간의 게임 밸런싱은 그야 말로 이 게임의 묘미를 한 데 응축해놓은 게임 플레이였다. 전반적으로 ‘문명 온라인’은 그야말로 기가 막힌 PvP게임의 탄생을 보는 듯 하다. 우려와 달리 세션제로 된 게임 플레이는 흥미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했고, 2회차에서 못해본 플레이들을 다시 3회차에서 또 못해본 플레이들을 번갈아가면서 해보기에 딱 좋을 만한 게임이 틀림이 없었다. 특히 게임 내에서 유저가 펼칠 수 있는 전략이 무궁 무진해 향후 성장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예를들어 초반 자원 쟁탈전을 펼치면서 특정 자원을 한 국가가 선점해버리고 다른 국가의 발전을 저해하는 형태의 게임 플레이 라든가 초반 러시를 가보는 것도 훌륭한 게임 플레이 중 하나일 듯 하다. 반면 보완해야할 점도 적지 않다. 우선 실시간으로 각 지역에서 사건과 사고들이 반복되는 만큼 게임 내에셔 연산해야 하는 요소들이 많은 것 같다. 때문에 고사양 컴퓨터로 플레이할지라도 지연현상이 적지 않아 좀 더 최적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PvP에서 캐릭터를 콘트롤 하기 위해 필요한 스킬들은 모두 팀단위 전술 보다는 개인전에 맞춰져 있어 아쉽다. 이 외에도 ‘비밀 위원회’와 같이 정치 시스템을 통해 특정 국가의 수뇌부들만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이 존재한다면 게임이 보다 원활히 구동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CBT를 통해 즐겨본 ‘문명 온라인’은 송재경 이름 석자에 어울릴만한 게임임이 틀림이 없었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했고, 그 만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한 게임성과 동기 부여 요소들은 시간가는 줄 모르고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게 만드는 요소로 충분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다음 테스트를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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