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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게임의 사회적 가치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plus.kr
  • 입력 2014.06.0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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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9시 뉴스에서 무인 헬기 ‘드론’의 쓰임새가 일상 생활 속으로 점점 확대되고 있다는 보도를 들었다. 항공 촬영은 기본이고, 산불 감시, 간식 배달 등 그 활용도는 무궁무진해 보인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예기치 않은 공중에서의 충돌 사고 등과 관련된 규정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드론은 당초 군사용으로 개발된 무인 헬기다. 초기에는 훈련 받은 병사들만이 무인 헬기를 다룰 수 있었을 것이다. 북한에서 보냈다고 추정되는 무인 정찰기 또한 고도의 훈련을 받은 공군 소속 조종사들이 원격 조종을 했을 것이다. 그랬던 것이 일반 생활용으로도 활용될 정도이니 이제는 드론의 조종이 크게 어렵지는 않을 듯하다. 

과거의 공군 조종사는 해외 기지나 항공모함에 주둔하며 위험을 감수하고 임무 수행을 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나 요즘의 젊은 조종사들은 실제 비행기는 물론이고 무인항공기(UAV) 조종 훈련도 받아야 한다.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에도 대량으로 배치된 무선 조종 항공기는 실제 정찰기로는 불가능한 24시간 내내 표적을 고해상도 화면으로 감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게다가 때에 따라서는 살상용 임무 수행도 가능하다. 굳이 전투 지역에 갈 필요 없이 후방에서도 원격으로 조종이 가능하다. 이런 점 때문에 앞으로 무인항공기 조종사들의 수요는 점점 더 늘어날 전망이다. 
 
과거 PC용으로 인기를 모았던 비행 시뮬레이션 ‘팰콘’ 시리즈같은 게임은 플레이어가 실제 전투기 조종석에 앉아 비행하는 느낌을 리얼하게 전달했다. 조종간과 계기판 등은 실물을 그대로 벤치마킹해 묘사했기 때문에 게임에 익숙해지는 게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게임이었기에 이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PC 모니터를 보면서 밤새도록 전세계의 분쟁 지역을 누비며 전투에 참가했다. 실제 전투기에 비하면, 무인항공기 조종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한다. 공군의 입장에서 보면,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신병 후보자들이 게임으로 조종 실력을 쌓으며 적절한 전투 경험을 하고 있는 셈이다. 
 
2006년 6월 한국 공군은 임요환, 강도경, 최인규, 성학승 등 당시 내로라하는 유명 프로게이머들을 실제로 입대시켰다. 물론 프로게임단 ‘공군 에이스’를 조직해 인기 프로게이머들로 입대를 앞둔 젊은이들에게 공군을 홍보하기 위함이었다. 이후에도 인기 선수들이 차례로 입대했으나 공군 편제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2012년 마지막으로 입대했던 프로게이머 김승현이 올 3월 제대하며 완전 해체됐다. 공군 에이스는 세계 최초의 군 소속 프로게임단이란 타이틀로 2009년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사이버 전쟁과 무인 병기들의 활용이 점점 중시되고 있는 최근의 국제 정세 속에, 우리 공군의 판단은 너무 성급하지 않았나 싶다. 정기적으로 게임으로 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시각 능력과 공간 지각 능력이 훨씬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는데 말이다. 게임이 인간에게 제공하는 풍부하고 도전적인 경험은 게이머들의 두뇌회로를 재구성하고 있다. 실제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꽤 시일이 걸리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로체스터 대학 연구진의 실험에 따르면 ‘단 1주일간의 테트리스 플레이 경험’이 인간의 시각 인식 능력을 현저하게 개선시킬 수 있다는 결과도 나온 바 있다.
이처럼 게임은 인간의 기술적 능력뿐 아니라 정신 건강 등 여러가지 면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이제 게임은 단순한 놀이문화를 넘어, 사회적으로 그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을 날이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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