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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인터넷 인구 5억명!? 게임사들의 기회의 땅 ‘인도’

  • 편집국 press@khplus.kr
  • 입력 2014.06.05 10:58
  • 수정 2014.06.0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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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세 미만 잠재 소비층 3억 7천만명 달해
- 新놀이문화 ‘온라인게임’에 비상한 관심

한국 게임사들이 새로운 시장에 목말라 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다만 기존 시장들이 이미 포화된 상태고 더 이상 새로운 시장이 보이지 않는 현실은 우리 게임사들을 더욱 힘들게 한다.
전세계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인도에서 10년간 온라인게임 산업에 종사한 필자의 생각은 ‘새로운 시장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진입 방식은 기존과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쪼록 3회에 걸친 연재를 통해 인도 시장을 객관적으로 알릴 수 있고, 한국 기업들의 인도 진출에 미력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하다. 이번 회에서는 인도와 온라인게임 시장을 좀 더 객관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올해 4월, 인도의 페이스북 유저가 드디어 1억명을 넘어섰다. 페이스북 회원이 1억이 넘는 나라는 아직까지 북미와 인도가 유일하다. 인도의 페이스북 유저가 최근 6개월마다 2천만명에서 3천만명씩 급증했다는 걸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최근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고 인도의 새로운 총리가 되는 모디(Modi)의 트위터 팔로워는 무려 4천만 명에 달한다.

 

인도 인터넷 시장의 규모와 잠재성
인도 인구는 2년 전 국가 센서스를 통해 12억 5천만 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 14억명을 돌파해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인구 대국이 된다고 하니, 놀랍기만 하다. 국가 계획 경제가 철폐되고 자본주의를 받아들인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인구가 늘어난 덕에, 평균연령은 29세정도로 무척 젊다. 특히 15세 이하 인구가 3억 7천만 명이나 되니 게임 시장의 잠재력으로는 더 이상 좋을 수 없다.   
인터넷 유저는 현재 2억 5천만명 정도로 추정되며, 2015년 말까지 3억 7천만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원래 인도 정부는 내년 말까지 인터넷 인구 5억명을 달성하겠다고 선포했지만, 한국의 33배에 달하는 넓은 국토 면적이 그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반대로 인도 7대 도시 (뭄바이, 푸네, 뱅갈로루, 하이더라바드, 첸나이, 델리, 꼴카타)와 같은 대도시에서 전체 인터넷 사용의 70% 이상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대도시만 공략하면 손쉽게 인도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인도는 1990년대 이후 시작된 베이비 붐을 타고 태어난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의 이들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주 소비층이다. 여가에 대한 취향도 다양해지고 소비 수준도 높아져 과거 영화 관람 일색에서 벗어나 보다 다양한 놀거리를 추구하고 있다. 당연히 인터넷이 최고의 대안으로 자리잡았다. 여기에는 40도가 넘어가는 한여름 무더위와 살인적인 교통체증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즉, 아웃도어가 아닌 실내에서 시원하게 여가를 즐기는 걸 선호하게 됐다. 
 
PC방만 전국에 10만개 성업중
인도 PC방의 정확한 숫자는 공식적인 통계가 나와 있지 않은 상태다. 다만 10년 전 24만개 정도였고 ‘홈 인터넷’의 확산으로 그 수가 계속 감소해 왔다는 걸 감안하면 경험상 전국에 10만개 정도 남아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PC방 수가 10만개라는 것은 놀라운 수치다. 그러나 벌써부터 가슴 벅차기는 조금 이르다. 이유는 대부분의 PC방이 ‘브라우징 카페’라 하여 카페 하나당 평균 2Mbps 정도 회선을 공유하는 소규모 카페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PC 10대 내외를 구비하고, 단순 브라우징과 문서 출력으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는데, 지난 10년간 홈 인터넷의 확산으로 가장 크게 타격을 받은 대상이기도 하다. 이에 비해 게임 카페라 불리는 PC방은 몇년 전부터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보통 20대~40대 정도 PC를 가지고 8Mbps에서 최대 64Mbps까지의 회선을 사용하는 카페들이다. 물론 상대적으로 비싼 PC방 요금에도 불구하고 항상 게이머들로 북적인다. 필자의 경험상 이들 게임 카페는 전국적으로 약 5천개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브라우징 카페에서 게임 카페로 업그레이드를 하고 싶어하는 곳들이 존재한다. 전국에 약 2만개 정도로 추산하고 있는데, 게임 카페가 되고 싶어도 게임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전무하기에 PC를 어떻게 업그레이드 하는지, 어떤 게임을 어떻게 설치하고 프로모션을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애 태우는 PC방들이다.
따라서, 인도 시장에서 타깃으로 생각하는 PC방은 대도시에 분포하는 약 2만개 정도의 PC방이 될 것이다. 가끔 인도 PC방을 시장 조사한 한국 회사들이 인도 PC방의 후진성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경우를 본 적이 있다. 그도 그럴 만한 것이 한국인들의 눈에 띄는 PC방은 큰 대로변의 브라우징 PC방들 뿐이다. 이에 비해 게임 PC방은 학교 앞 골목길이나 지하에 포진해 있고 간판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시장조사를 나온 외부인들의 눈에 띌 리가 없다.

 

온라인게임에 관심 많지만…
온라인게임에 대한 PC방 점주들의 관심은 꽤 높은 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터넷 인구가 2억명을 넘고, 인터넷이 생활의 일부가 되다 보니 더 이상 브라우징만으로는 PC방의 생존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매년 10%정도의 물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PC방 사용료도 같이 인상을 하게 되면 그나마 오던 고객들도 결국에는 홈 브로드밴드 유저로 돌아설게 뻔하기에 PC방 사용료는 10년전 시간당 500원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PC방 사용 시간을 늘리고 사용료 이외의 수익을 만들고 싶어하는 PC방 점주들이 게임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렇게 좋은 시장 여건에도 불구하고 왜 국내 매체에는 인도의 온라인게임 시장에 관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을까. 답은 간단하다. 인도에 온라인게임 퍼블리셔가 없기 때문이다. 즉, 잠재적인 소비자들이 존재하고,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PC방 수와 회선 속도가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인도에는 온라인게임 퍼블리셔가 없다. 그러다보니, 인도에 진출하고 싶은 해외 개발사와 게임을 플레이 하고 싶어하는 게이머가 있음에도 이들을 중간에서 매개하고 실제로 서비스를 할 주체가 없었기에 시장이 열리지 않은 것이다.
게임 PC방에 직접 가보면 두 가지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하나는 LAN 베이스 게임, 그리고 북미와 유럽, 동남아에서 서비스되는 영어 게임, 이 두 가지다. 전자는 콘텐츠의 한계와 무한 반복의 지겨움으로, 후자는 자주 발생하는 랙과 요원한 과금 문제로 인도 게이머들의 의욕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형편이다. 이 모든 것들이 인도에 퍼블리셔가 없기에 생긴 기형적인 현상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 카페가 계속해서 생겨나고 북적대고 있는 것은 그만큼 시장의 잠재성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 다음 이야기는 이러한 인도 시장의 잠재력이 어떻게 한국 게임 개발사들에게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는 지와 폭발적 성장을 예고하는 현지 스마트폰 시장을 전망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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