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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마지막 기회의 땅, 인도게임 시장 ‘드디어 열리나’

  • 편집국 press@khplus.kr
  • 입력 2014.07.11 10:21
  • 수정 2014.07.1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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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 유일의 게임포털 ‘게임멜라’ 주목 
- 온라인, 모바일 연동된 서비스 시스템 구축

 

2회에 걸친 연재를 통해 인도의 PC 온라인게임 시장과 스마트폰 게임 시장의 현황을 살펴봤다. 특히 왜 인도에는 현지 퍼블리셔가 없는지에 대해 언급한 바 있는데 조금 더 부연하자면 이렇다. 약 10년 전 인도 현지 기업들이 온라인게임에 대한 이해 없이 성급하게 사업을 추진해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그런 탓에 이제 본격적으로 인프라가 확충되고 게임에 대한 인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기업들은 애써 게임사업을 외면하고 있는 기형적인 상황이 돼버렸다. 시장의 잠재력만 두고 본다면 중국에 비견될 수 있을 거대시장이 초기 퍼블리셔들의 실수로 개방과 발전 속도가 현저하게 늦어졌기 때문이다. 이웃 나라 인도네시아의 전체 인구보다도 더 많은 인터넷 인구와 좋은 인프라를 갖추고도 결국 시장이 늦게 열린 셈이다.
이번호에서는 현지 퍼블리셔들의 실패 원인 분석과 필자가 현재 인도에서 진행하고 있는 게임 사업의 사례를 소개하기로 한다.

주먹구구 서비스의 과욕이 부른 실패
인도의 과거 퍼블리셔들이 실패한 첫번째 이유는 시장에 전혀 걸맞지 않는 게임 소싱에 있다. 아시아의 다른 국가에서는 보통 게임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온라인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주도했지만 인도처럼 급격하게 경제가 성장한 나라의 경영진들은 게임을 경험해 본 경우가 극히 드물다. 게다가 최고의 명문 대학을 나온 중년층이 대부분이라 게임을 터부시하는 경향마저 갖고 있다. 따라서 게임을 소싱하는 시점부터 적합한 게임을 선별할 선구안이 없었다. 단순하게 동영상이나 개발사의 설득에 현혹돼 소싱을 했는데, 불행하게도 모두 시장에 부적합한 장르와 게임들이었다.

 

두번째 이유는 산업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는 점이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퍼블리싱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PC방 플랫폼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즉, 프로모션 이전에 상당수의 PC방에 게임이  설치되고 빌링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야 게이머의 반응에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 그러나, 산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이들은 먼저 손쉬운 온라인 광고 위주로 마케팅을 시작했다.  대부분의 PC방은 해당 게임의 존재도 몰랐을 뿐더러, 설령 안다고 해도 프로모션 없이 게임을 몇시간동안 다운받아 설치해둘 PC방 점주는 없다.
뒤늦게 오프라인 플랫폼의 중요성을 알게됐지만 이미 그때는 마케팅 예산이 상당부분 소진된 이후였다. 그렇게 쫓기다보니 종국에는 PC방의 빠른 확장을 위해 더 큰 악수를 두게 된다. 급한 마음에 PC방 점주들에게 돈을 주고 게임의 설치, 포스터 부착 등을 요청한 것이다.
게임에 대한 소개나 게임이 어떻게 PC방 사업에 도움이 되는지, 어떻게 과금을 하는지에 대한 교육은 전부 생략된 것이다. 게임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PC방 점주들이 게이머들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했을지는 의문이다.

한국발 통합 시스템으로 재도약 기틀 마련
필자의 경우, 그들의 사업적 오류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봐왔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석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은 PC방을 조직화하고 PC방 점주들을 교육시키는 것이었다.
PC방들의 조직과 관리는 PC방 관리 솔루션을 활용하기로 했다. 한국의 수준 높은 솔루션을 가져와 2년간 현지화 작업을 거친 후 PC방들을 일일이 찾아 다녔다.
PC 방에서 장부를 사용하는 것보다 솔루션이 편한 이유를 설득시키고 2,000여개 PC방에 솔루션을 설치하는데만 꼬박 3년이 걸렸다.
다음으로는 이들을 게임 PC방으로 업그레이드 해줘야 했다. 자사 솔루션을 사용하는 PC방 중에서 점주가 게임에 관심을 갖고 있는 800여개 PC방들을 다시 선별해 찾아다녔다.
이들에게 게임이 어떻게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 다시 교육을 시키고 과금에 대한 트레이닝을 시켰다.
물론 교육은 여러번씩 재방문을 통해 각인시켜줘야 했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은 실제로 과금을 통해 수익을 만들어 보는 경험이었다. 경험만큼 확실한 동기부여는 없다.
이를 위해 유료 게임이 당연히 필요했기에 큰 리스크가 없는 채널링 사이트를 제작했다. 인도 유일의 게임포털 ‘게임멜라(www.gamemela.com)’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현재는 12종의 게임을 인도 PC방에 제공하면서 PC방 점주들 사이에서 독보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마지막 단계는 퍼블리싱 사업이었다.

 

올해 5월부터 KOG의 ‘엘소드’ 퍼블리싱을 진행하고 있다. 엘소드는 현재 인도 게이머들 사이에서 ‘재밌는 게임’으로 인식되면서 조금 느리지만 지속적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 과정에서 PC방의 사업 데이터와 PC방 유저의 데이터, 그리고 게임멜라와 엘소드의 데이터가 자동적으로 통합이 된다. 즉, 오프라인 플랫폼인 PC방의 모든 데이터와 온라인 플랫폼인 게임포털에서의 유저와 플레이 데이터가 모두 취합이 되는 것이다. 빌링 데이터도 마찬가지다.
이 모든 데이터들을 취합해서 분석하고, 이는 다시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확대되는데, 현재 제작중인 스마트폰 게임포털이 대표적인 예다. 게임포털의 계정과 빌링이 스마트폰 게임포털과 연동되며, 유저들에게 PC방의 위치를 알려주어 편리한 충전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 맨땅에 헤딩했던 10년간의 인도 게임 시장의 경험을 3회의 연재로 전부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필자의 소중한 경험담이 한국 게임사들에게 인도 시장에 대한 관심과 진출에 용기를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면 더할 나위없이 기쁠 것이다. 올 연말쯤에는 한국산 게임들의 인도 시장 진출 낭보가 쏟아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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