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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살 빼주는 게임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plus.kr
  • 입력 2014.08.2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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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이 모든 질병의 근원’이란 이야기는 어디서든 들려온다. 질병의 종류만큼이나 수많은 다이어트 방식이 존재하지만, 이를 활용해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좀처럼 듣기 어렵다. 식욕을 억제하며 체중 감량의 고통을 참아내기란 누구에게나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당장 살을 빼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는 의사의 무서운 경고를 들어도 어려운 일이 살빼기 같다.
어떻게 하면 고통을 잊으며, 좀 더 재밌게 살을 뺄 수 있을까. 그 대안으로 인간이 흥미를 느끼는 놀이를 통한 체중 감량의 시도는 그간 수없이 시도돼 왔다. 실제로 일부 성공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그 흐름이 오래 가지 못했던 것은 본격적으로 살을 빼기 전에 복잡한 설정이나 미리 준비해야할 것이 너무 많았던 탓이다.
바야흐로 스마트 월드가 열렸다. 이 시대의 가장 중심에 서 있는 ‘게임’이 살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것도 복잡하지 않은 손 쉬운 살 빼기를 표방하고 있는 것 같다. 
얼마전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2014에서 ‘레이저’와 ‘텐센트’는 운동 부족에 시달리는 현대인을 위한 팔찌형 장치와 모바일게임을 연동하는 ‘나부(Nabu)’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게임 주변기기 제조사로 유명한 ‘레이저’와 중국뿐 아니라 세계 게임시장 지배를 노리는 텐센트의 합의는 아마도 현대인의 고민인 ‘비만 탈출’에서 출발했을 듯하다.
팔찌형 웨어러블 장치와 스마트 기기의 연동은 ‘나부’가 처음은 아니다. 이미 나이키가 퓨얼밴드(Fuel Band)라는 팔찌형 장치와 스마트 디바이스를 연동한 활동량 측정 웨어러블 스마트 워치를 선보인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부는 현존하는 모바일게임과 스마트 기기를 직접 연동시킨다는 점에서 나이키의 그것과는 엄격한 선을 긋고 있다. 텐센트가 개발해 서비스하고 있는 모바일게임 ‘티미 런 에브리데이(Timi Run Everyday)’는 지난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모았던 타이틀로 지금도 하루 600만명이 즐기는 대륙의 국민게임급 위상이다.
레이저와 텐센트는 ‘티미 런 에브리데이’를 ‘나부’와 연동시켜 실생활에서의 보행량, 운동량, 수면시간, 칼로리 소비량 등을 게임 내 아이템 등으로 환원하는 구조를 도입할 예정이다. 예를 들면 일상생활에서 칼로리 소비가 많을수록 자신의 게임 캐릭터의 에너지는 늘어나고, 잠을 오래 잘수록 파워가 올라가며, 조깅을 오래하면 부스터를 더 오래 쓸 수 있다는 식이다. 실생활과 게임의 혜택을 결합시킨 매우 혁신적인 시도라 할 만하다.
이 시도의 성공 여부에 따라, 수많은 게임 개발자들이 ‘나부’의 혁신적인 잠재력을 간파하고 제작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오픈 SDK를 지향하는 ‘나부’이기 때문에 그 확산 속도는 LTE급 일 터다. 조작의 간편성과 사람들의 몸을 움직이게 하는 모티브를 주는 이 프로젝트는 확장성이 무궁무진해 보인다. 
머지 않아 9시 뉴스에 이런 이야기도 흘러나올 법하다.
“100Kg이 넘는 30대 회사원 K씨가 팔찌를 차고, 모바일게임을 즐긴 결과 한달 만에 20Kg을 감량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K씨는 아침에 일어나면 게임에 접속해 자신이 육성하고 있는 캐릭터의 파워를 확인합니다. 지하철 역까지 가는 15분동안 K씨의 캐릭터는 에너지가 50%가까이 채워집니다. 욕심이 난 그는 10층의 사무실까지 걸어올라간 결과 에너지를 100% 꽉 채웁니다. K씨는 몸을 움직여 모은 파워와 에너지를 이용해 점심시간에 본격적으로 게임을 즐깁니다. K씨는 게임과 함께 하는 살빼기를 통해 앞으로 20Kg을 더 감량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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