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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파리지옥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4.08.22 15:10
  • 수정 2014.08.2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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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A사와 B사의 인력들이 대거 정리해고 되면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발버둥 치는 인재들이 봇물을 이룬다. 앞서 C사와 D사 E사까지 인원을 감축하면서 대형 회사들이 잇달아 인력을 감축하는 상황이 현실이 됐다.
문제는 이 것이 시작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모바일게임 개발 시대가 오면서 게임 개발에 필요한 개발자들이 대거 줄어들었고, 한 프로젝트를 개발하는데서부터 출시하는데 까지 시간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온라인게임은 최소 2~3년 이상 개발 기간이 필요하고, 정식 서비스 이후에도 끊임 없이 유지 보수를 해야 하는 관계로 약 40~50명 개발진들이 장기간 동안 게임을 개발해야 정상적으로 서비스가 가능하다. 때문에 고용된 개발자들은 최소 1년에서 2년 동안은 그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모바일게임 개발은 그 상황이 확연이 다르다. 길어야 8개월, 짧으면 3개월 안에 모든  상황이 종결된다. 기업은 수익을 내지 못하는 팀을 해산하고 신규 프로젝트를 도입하거나, 기존 개발자들을 정리하는 판단을 하게 된다.
때문에 한 기업에 입사한 개발자들은 3개월 마다 목이 달아나거나 이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한다.  최근 정리해고를 당한 A사의 K씨는 “이대로 다른 회사에 들어가더라도 또 정리해고를 당하고, 그렇게 돌고 돌면서 1년에 2~3개 회사를 다니다 보면 국내 모든 게임회사를 다녀야 할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차피 다른 회사에서 실패한 팀원이 나와서 일자리를 구하게 되는데, 그를 다시 영입해서 게임을 개발할 바에 회사에 적응한 사람을 계속 데리고 있겠다는 판단이 맞지 않겠느냐”고 꼬집어 말했다.
최근 모바일게임 업계는 한 달에 약 100여개가 넘는 신작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 중에서 매출 30위권을 기록하는 신작 게임은 많아봐야 10개 남짓. 나머지 게임들은 대부분 씁쓸한 최후를 맞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그 달에 게임을 내놓는 90개 게임사의 직원들의 일자리를 걱정해야 하는 셈이다. 지금 생존했다고 해서 방심할 수 없다.
다음달에는 당신일지도 모른다. 파리 목숨들의 생존게임. 지금의 게임업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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