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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게임 개발자 서밋 통해 소통의 장 만들터”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4.10.01 13:24
  • 수정 2014.10.0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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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디게임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서비스만으로 월 2천 만원 수익을 올린 개발자들의 이야기가 공개되면서 가능성이 충분한 ‘시장’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한 국내 인디게임 개발자가 포브스지와 인터뷰를 하고, 최근 개최된 도쿄게임쇼 인디 스팀 어워드에서 국내 개발팀이 베스트 아트상을 수상하는 등 부와 명예를 함께 손에 쥐는 개발자들이 늘고 있다.
구글 플레이에는 하루에도 몇건씩 신규 인디게임이 등록되고, 그들의 성지와 다름없는 ‘인디라(인디게임 개발자모임)’에는 이미 2천명이 넘는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과연 인디게임 시장은 더 크게 성장할까. 그리고 그들은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게임 엔진 프로그래머이면서 교육자이자 국내 인디게임개발자 서밋을 주최하고 있는 이득우 인디디벨로퍼파트너스 대표를 만나 인디게임 시장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이득우 인디디벨로퍼파트너스 CEO는 사실 업계에서 이름난 개발자 중 한사람이다. 한 때 국민게임이 었던 ‘포트리스’를 개발했고, 한성대학교에서 프로젝트를 연구하거나 유니티 한국지사 이사를 역임하는 등 게임 업계의 산증인과 같은 존재다. 그런 그가 요즘에는 인디게임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회사 이름이 말해주듯 인디게임 개발자들의 파트너 역할을 하면서 일종의 ‘컨설턴트’역을 담당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 지역의 모임을 총괄하고 인디게임 개발자들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함께 진행하고 있으면 서도 한편으로는 교육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2010년 유니티에 재직할 당시 유니티 엔진 CTO가 어느 날 가방을 싸들고 2박 3일 동안 게임을 개발하는 인디게임 행사에 참가하러 가는 것을 본 다음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직위에 관계없이 누구나 게임 개발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부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국내 인디게임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고 한다. 이후 국내 인디게임 개발자들을 돕는 일을 해오면서 명망을 얻고 있다.

 
인디게임 개발자의 소통 창구
그간 국내에서도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존재했지만 지금처럼 조명 받는 일은 거의 없었다. 국내 시장 환경이 크게 변화된 탓이다. 몇몇 퍼블리셔를 통해 계약을 체결해야만 안정적인 서비스를 할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 스팀 등과 같은 공개 플랫폼이 열렸기 때문이다. 특히 인디 게임 서밋과 인디게임 개발자 모임이 개설되면서 인디게임 개발자들은 자신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인디게임 개발자들은 자신들이 만들고 싶어하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게임을 개발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인지 서로 사정을 잘 알고 의견이 일치하는 부분이 많은 이유로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 가고 자 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함께 만들어가느냐’ 겠죠.”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처음 형성될 당시에도 이 시장을 주도 했던 모험가들은 소규모 단체였다. 이후 폭발적으로 시장이 형성되자 당시 함께 동병상련했던 이들이 의견을 교류하고 전략을 나누면서 동반 성장한 전례도 있다. 인디게임 개발 업계도 비슷한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닐지 궁금했다.
“워낙 ‘인디’라는 요소는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고, 각자 의견이 중요시 되다 보니 서로 의견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단순히 술자리의 잡담으로 끝날게 아니라 함께 이야기하고 결론을 도출해 내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때문에 그의 목표는 이들이 함께 모여서 정보를 교류하고 인디게임을 발전하기 위한 장을 만들어 가는것이다.

 
든든한 기반 만드는 ‘밑거름’ 될 것
이 대표는 국내 인디게임 개발자들은 일종의‘과도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몇몇 유명 개발자들이 등장하고 동시에 고수익을 올리는 개발자들이 나오지만, 한편으로는 이들은 불안한 미래를 동시에 떠 안고 살고 있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다.
“한달에 2천만원 벌었다고 해서 다음 6개월동안은 얼마나 벌 수 있을지는 모르는 겁니다. 당장 내일 0원이 될수도 있는 것이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가지는 큰 두려움입니다. 현재 업계에서 유명한 개발자라 하더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래서 이들이 좀 더 안정적인 기반을 갖고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한 것입니다”
일례로 구글이나 애플 앱스토어 기획(featured)란에 인디게임이 탑재된다거나, 인디게임 전용 서비스 플랫폼이나 게임간 크로스 프로모션과 같은 형태들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가능한 한 기반 게임성에는 해를 입히지 않는 선에서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하도록 만들면 자연스럽게 매출이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또, 부가 행사들을 열면서 학술적이나 산업적으로 인디게임 개발자들을 알리는 것도 좋은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러모로 가능성 있는 분야인 만큼 이득우 대표에게도 힘이 실리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득우 대표는 다른 이유에서 고심을 하고 있다.
“사람들을 모으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편집자주: 이득우 대표는 과거 유니티에 근무할 당시 대규모 행사를 기획 하고 진행했던 인물이다). 사람이 많으면 당연히 영향력도 커지지요. 그런데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정체성에 의문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인디라는게 개발자가 ‘인디’라고 말하면 그대로 인디가 되는 것인 관계로 기준을 확립하기가 모호합니다. 이처럼 기초적인 부분 또한 해결이 되지 않은 상태여서 덩치를 불리고 커 나간다고 해서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문인 것이죠. 인디게임은 인디게임 답게 만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인디디벨로퍼파트너스는 국내에서 다양한 행사를 열어나갈 예정이다. 9월 30일에 진행된 인디게임 개발자 서밋을 시작으로,  ‘게임잼’ 행사와 같은 부가행사들도 꾸준히 준비해 공개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앞으로도 꾸준히 공식적인 자리를 개최하면서 인디게임 개발자들의 협의를 이끌어 내고 토대를 마련해 나가고자 한다. 그의 노력으로 게임 개발자들이 어깨를 펴고 당당히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해 본다.

*이득우 대표 프로필
● 2000-2006 씨씨알 포트리스 총괄, 연구소장
● 2006-2009 SK커뮤니케이션즈
● 2009~2012 한성대학교  
● 2012~2013 유니티 테크놀로지스 한국지사 이사
● 2013~2014 현) 인디디벨로퍼파트너스 대표, 스킬트리랩 아카데미 이사

[HIS BOOK FOCUS] 조엘 온 소프트웨어

 
● 저 자 : 조엘 스폴스키

게임 개발을 하다 보면 화성에서 온 기획자, 금성에서 온 프로그래머라는 뼈있는 농담을 피부로 느껴볼 수 있다. 같이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두 직업군은 서로 다른 사고 방식과 행동 패턴을 갖고 있는 만큼 서로 이야기하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은 일이라고들 한다.
이 책은 프로그래머인 저자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경험했던 일들과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을 다루면서 수많은 프로그래머들과 기획자들의 필독서로 자리잡은 책이다.
이득우 인디디벨로퍼파트너스 대표는 “지금은 이제 고전적인 책이 됐고 읽는 사람에 따라 논란의 여지는 있을 수 있지만 여전히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며 “프로그래머도 글쓰기를 게을리 하지 말고 위트를 가지면서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워 주는 책”이라고 평가했다.
게임 개발은 팀작업이기에 개인 능력 만큼이나 의사소통 능력이 중요하다고 한다. 자신이 가진 생각을 명쾌히 이야기하고 서로 조율해 나가면서 개발하는 것이 아직도 중요한 시대다. 업계에 입문하려는 사람 뿐만 아니라 팀원들과 대화가 잘 안통한다고 느끼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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