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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러거] ‘선점은 없다’ 후발주자의 대 역전극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0.10.2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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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야구’슬로건으로 게임성 어필 … 부산지역 집중 마케팅 유저몰이 성공


아케이드성을 띄는 캐주얼 야구 게임들은 그간 전 세계적으로 수백종이 넘는 타이틀이 발매됐다. 데이터이스트의 명작 게임 ‘스타디움 히어로’나 코나미의 ‘실황 프로야구’등 게임성과 지명도를 모두 보유한 타이틀이 국내 콘솔시장과 아케이드 시장에서 인기를 끈 바 있다. 이들과 정 반대 곡선을 그리면서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하드볼’시리즈나 ‘MLB시리즈’와 같은 타이틀들도 어느 정도 인기를 끌고 있다. 양쪽 모두 특유의 팬들이 존재하며 한 번 인기를 얻은 타이틀이 장수하는 경향을 보인다.


국내에서도 이들의 재미를 참고한 타이틀들이 발매됐다. 지난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전후해 ‘마구마구’나 ‘슬러거’와 같은 타이틀들이 온라인에 등장했고, ‘신야구’등 이제는 잊혀진 다양한 타이틀들이 동시에 발매됐다. 그 중에서도 ‘슬러거’와 ‘마구마구’가 유저들의 사랑을 받아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기존 업계와는 다르게 후발주자 격인 ‘슬러거’가 ‘마구마구’를 추격해 오히려 높은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연 ‘슬러거’의 롱런 비결은 무엇일까.


‘슬러거’는 지난 2006년 첫 공개 이후 ‘마구마구’의 아류작처럼 분류되는 굴욕을 맛봤다 당시만해도 PC방 차트 상위 20위권 주변에 머물던 ‘마구마구’와 달리 ‘슬러거’는 4~50위를 넘나드는 성적에 그쳤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마구마구’의 선점이 끝난 상황으로 보고, 앞으로도 역전은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었다. 그러나 불과 2년 사이, 슬러거는 당당히 역전에 성공, 독립적인 타이틀도 인정받게 된다.



[진짜 야구 마케팅]
‘슬러지’의 역전극은 마케팅에서 부터 시작됐다. ‘슬러거’는 진짜 야구를 슬로건으로 내 걸고 부산을 인기의 진원지로 삼았다. 당시 로이스터 감독의 부임 이후 이대호와 같은 인기스타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부산의 ‘폭풍 응원’이 이슈가 되는 시기였다. 이와 함께 등장한 ‘진짜 야구’슬로건은 야구팬들을 게임으로 끌어모으기에 충분했다. 특히 2~30대 젊은 유저층이 야구장을 데이트코스로 삼기 시작하면서 게임도 덩달아 관심을 모으기 시작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부산의 응원 열기가 전국으로 퍼저 나가기 시작하면서, ‘슬러거’의 인기도 덩달아 상승하게 된다. 이후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기점으로 슬러거는 완벽히 전세 역전에 성공하는가 하면, 1위 자리 굳히기에 돌입한다.



[투수와 타자 관계에 집중한 게임성]
마케팅 뒤편에는 야구를 재해석해서 내놓은 게임성이 있었다. 당시만 해도 ‘홈런 게임’으로 불리면서 타격에 재미를 뒀던 게임들과 달리, ‘슬러거’는 오히려 심리전과 수비에 주력하는 게임성을 선보여 실제 야구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한국 야구의 최근 트렌드를 그대로 반영하게 된 셈이다. 여기에 마우스를 사용해 조작을 하는 점이나, 공의 궤적을 예상한 다음 타격을 해야하는 시스템 등이 각광을 받게 되면서, 실제 야구와 유사한 방향으로 게임성을 이끌어 나간다.


그래픽 역시 대폭 리뉴얼을 통해 비교적 ‘실사’의 형태로 가깝게 업데이트를 거듭한다. 2등신 SD캐릭터가 주류를 이루었던 시장에서 4~5등신 캐릭터를 삽입하면서 스트라이크 존 판별이나 타격에 대해 보다 난이도를 줄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됐다. 전반적으로 ‘마구마구’가 게임을 오래 플레이하면서 카드를 얻고 팀을 운영하는 재미에 초점을 맞추고 쉬운 게임을 표방했다면, ‘슬러거’는 비교적 난이도가 어렵고 투수와 타자의 대결에 초점을 맞추면서 대립각을 형성한다.



[PC방을 잡아라]
네오위즈게임즈는 이후 ‘슬러거’가 안정세에 들어서면서 막판 굳히기를 위한 전략에 돌입한다. 바로 e스포츠화 전략을 준비한 것. 2008년 7월에 들어서면서부터 전국 리그를 개최하고 단기 토너먼트 시스템을 진행한다. 이후 점유율이 치솟자 2009년에는 PC방을 위주로 대회를 진행한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스페셜포스’로 시작됐던 PC방 리그전의 노하우를 그대로 적용하면서 대회 진행이나 장소 섭외 등에도 크게 문제가 없었다.


2010년 현재 데이터로는 전국 각지 약 1,000여곳 PC방에서 경기를 진행하고, 매 회 평균 3~40명이 경기에 참가했다. 대회에 참가한 유저만 약 4만여명, 이들이 모두 충성유저라고 계산한다면 매월 ‘슬러거’의 매출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 된 셈이다.



[게임으로 끌어오는 야구 이슈]
‘슬러거’의 최근 마케팅은 야구 이슈를 게임으로 끌어오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메인 페이지에 게임 소식보다 야구 이슈를 더 비중 있게 싣고 전문가들의 칼럼을 게시하면서 야구 인구 모집에 한창이다. 특히 실제 언론에서 야구 기사를 쓰는 기자들과 이경필 코치와 같은 은퇴선수들까지도 게임으로 끌어모으고, 프로야구 선수협회 등의 지원을 받는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진짜 야구’ 이슈를 꾸준히 끌어가고 있다.


현재로써는 롯데가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한 가운데 더 이상 포스트 시즌 이슈를 가져가지 않는 상태이며, 한 발 빨리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슈로 옮겨가는 전략을 취해 귀추가 주목된다.



[시장 후발주자의 비결은 ‘차별화’]
같은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슬러거’의 역전극은 게임성은 물론 마케팅 상에서 전반적인 차별화가 불러온 결과물이다.


애초에 ‘선점자’들의 마케팅방식이나 전략을 그대로 따라하는 전략을 시도하지 않았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른 전철을 밟은 점이 비결이다.


반대로 유사한 선택을 했던 S게임이나 W게임 등이 겪은 현상을 생각하면 이들의 시도는 박수를 받을 만하다.


일반적으로 ‘노하우’가 중시되는 게임시장에서 다른 마케팅이나 서비스 방식을 취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새로운 시도를 하는 기업들은 그나마 ‘기회’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 듯하다. 천편일률적인 따라하기를 생각하고 있는 기업들은 한번 쯤 생각해 봐야할 이슈가 아닐까 싶다.



[이 게임의 핀포인트는]
1. 기존의 성공사례를 따르지 않는 독창적인 시도가 역전 발판
2. 비 게임 유저풀을 공략하는 마케팅의 성공
3. 작은 부분에서 시작된 차별화가 큰 부분을 바꾼 사례
4. 네오위즈게임즈의 PC방 노하우가 결정타
5. 시장을 빨리 읽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전략 가져가야


● 개 발 사 : 와이즈캣
● 퍼블리셔 : 네오위즈게임즈
● 장      르 : 스포츠
● 서비스일 : 2007년 6월 상용화
● 홈페이지 : slugger.pm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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