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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비 필드] 아르의 일기 ③

  • 이복현
  • 입력 2002.04.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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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악의 서리와 FCS의 고장으로 o-Rams함에게 처절히 깨진 아르카스함. 도크에서 수리를 받았지만 전투를 하러 나가지 않았다. 패전의 충격인지 모두 넋이 빠져있었다. 함장까지.
"자자. 먹고 힘내라구. 질 수도 있는 거지."
함장이 몸소 럼주를 잔 가득 따라 주었지만 그들은 여전히 침울해했다.
"마셔. 마시라구."
먼저 원샷을 했지만 알다시피 럼주의 도수는 극악으로 높다.
"쿨럭... 쿨럭. 쿨럭."
"쿡.."
무모한 함장의 시도는 기침으로 끝났고, 분위기는 풀렸다. 이런 저런 이야기가 피어났고, 유대감이 형성됐다. 술자리가 끝났을 땐 그들은 패전의 충격을 떨쳐버린듯 모두 앞으로 있을 전투에 대한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러나 곧 바로 바다에 갈 순 없었다. 아르카스 함장이 쓰러졌던 것이다.
며칠 뒤
"본인은 parpe79의 함장 Akagi다. 귀함은 누구인가?"
바다에 나가 사냥감(?)을 기다리고 있던 아르함장에게 무전이 왔다.
"난 아르카스라고 한다."
"반갑다. 결투를 신청한다."
"받아드리겠다."
싸우는 게 목적인 두 배의 함장은 약간의 연락만을 한 채 전투를 위해 출력을 높여나갔다. 패전 후의 첫 전투였다. 그랬기에 '이기겠다'란 의지가 하늘을 찔렸다. 그러나 패했다.(어떻게 패했는지 왜 기억이 안 나지???-여하튼 패...했...다...)

단단한 각오를 한 전투인지 패전의 아픔은 더욱 컸다. 침몰되는 함에서 간신히 구조된 아르 함장은 전투를 기억 못하는 중상을 입은 채 귀환해야 했다. 연속되는 패배였지만 아르는 꺾이지 않고, 바다로 나갔다.
"아르함장 너무 무모한거 아냐? 간신히 살아나고서 말야."
"그런 것 같지만. 어쩌겠냐. 우린 병사일 뿐이야. 어쩔 수 없지."
불안해하는 두 수병을 뒤로한 채 붉은 등을 본 누군가가 연락을 취해왔다. 그 이름도 유명한 DoubleTWO의 함장 워커였다.
"근데 왜 TWO지? ONE아냐? 아류인가? 훗. 상관없지. 어차피 같은 플킷! 이길 수 있어!"
자신감에 불타는 아르. 그의 머리 속엔 격침되는 워커의 플킷이 떠올랐다.
"포의 사정거리입니다."
FCS 관제 병의 목소리에 아르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명을 내렸다.
꽝! 꽝!!!!
각 함의 포대가 불붙기 시작했다. 역시 적함은 명성에 결맞는 실력을 가졌지만 '등급은 같다!'라는 신념으로 아르는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원거리에서 안 되겠다고 생각한 아르는 근접을 결심했다. 포격을 견디며 아르카스함은 워커함장의 배 10m까지 다가갔고 서로간의 치열한 포격이 벌어졌다.
꽈꽝!!!
포의 소리와 배의 부셔지는 소리가 같이 들려왔다. 선채엔 이미 엄청난 수의 구멍이 뚫렸지만 적도 만만치 않았다. 이대로 가다간 누군가가 간신히 살아남을 텐데 그것이 자신이 될 가능성이 많았다. 아르는 곧 자신이 먼저 격침될 것 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차피 근접! 신나게 빗나가고 있는 선미포를 약간 돌려 사용하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각 포대 우로 1도 이동!"
...계산은 빗나갔다. 포를 돌리자 맞추던 후미포마져 빗나갔고 이젠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는 상황으로 변했다. 더 이상의 근접은 불가능했다.
"일단 사정거리를 벗어난다. 좌로 60도 꺾어라!"
이곳저곳에서 연기를 풀풀 내며 아르카스호는 간신히 벗어났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적함도 많은 피해를 입었기에 조금만 더 하면 이길 수 있을 것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좌로 100도 긴급 선회! 포는 우측 후미로 최대한 돌려라!"
촤아악! 비틀거리는 배는 간신히 돌았고 곧 폭격이 시작되었다.
"큭! 2초마다 포를 1도 상승 5초마다 우로 1도씩 이동!"
"포 각 고정!"
"각 포 9시로 이동... 악!! 아니 3시로 3도 이동이다!"
한번의 실수는 치명적이었다. 정확한 포술을 보이는 worker는 아르가 허둥대는 틈을 타 잔인할 만큼 정확한 포술을 보이며 아르카스함을 압박해 들어갔다.
"엔진 정지했습니다...."
엔진실의 수병(있냐??)이 무전을 취하자 아르는 침울해졌다.
"졌군... 하지만..."
엔진은 멎었지만 포격은 계속되었다. 적도 곧 엔진이 멎을 것이었다. 최소한 그렇게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꽝!!!!!
커다란 폭음과 함께 엔진실이 날아갔다. 패배였다. 또 다시 진 것이다. 최종결과는 arcas함 침몰... DoubleTWO의 내구력이 300남았을 때였다.
패배의 충격이 가시기 전에 아르는 다시금 출항을 결정했다. 저 드넓은 바다. 저 어딘가에 이길만한 함이 있을 것이라 믿었다.
"본인은 asd6401의 함의 함장 dkpriest다. 결투를 신청한다."
"받아드리지."
또 다시 전투가 벌어졌다. 바다가 통제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한번쯤 승리해야 하지 않는가!
"함장님! 정신 차리세요! 함장님!"
"전투는...."
"졌습니다."
"또...."
"네."
간신히 눈을 떠보니 저 멀리 유유히 전투지역을 떠나는 적함이 보였다. 아르카스호는 이미 바다에 수장돼버렸다. 허무했다. 패한 것이다. 어째서. 왜!!! 답은 나오지 않았다. 있다면... 실력 부족일 뿐...

또 다시 전투.
"전 포대 6시 방향으로 돌려! 그리고 쏴!!!"
아르는 신나했다. 드디어 기다리던 승리가 눈앞에 보였다. 적함은 본 함 바로 뒤에 붙어 선미포를 쏘고 있고 이쪽은 후미포 2개로 응사했다. 엔진실이 터지는 어이없는 현상만 일어나지 않는 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
"쏴! 쏘라구! 쏘란 말야!!!"
함장은 거의 광기에 가까운 명령을 내렸다.
"...신났군."
"당연할지도. 간만의 승리니까 말야."
"그런가."
아쉽게도 격침의 충격파는 들리지 않았다. 최후의 한방이 맞지 않은 탓이다. 피해는 극히 적었다. 수리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다.

또 다시 출항.
운이라고 해야 할까? 아르는 그 배를 또 만났다.
"아까 그 배 아냐?"
"복수할 겁니다. 두고 보세요!"
결의에 찬 ruah의 함장 ruah12였다. 복수를 하겠다는 말대로 상당히 매섭게 공격해 들어왔다. 전의 일방적(?)이었던 전투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두 배는 서로 교차하며 포를 쏘았지만 피해는 미미했다. 아르카스의 함은 선회하여 포를 날렸고, 적함도 마찬가지로 선회했다.
"포각 5도 상승 4초마다 1도씩 하강. 포 우로 7도 한동안 유지."
서로 포를 안 맞는 상황에서 아르는 여유로웠다. 전의 전투의 결과에 상대를 깔보고(?) 있었다. 여전히 포는 서로의 함을 향해 날랐지만 여전히 피해는 없었다. 시간이 촉박했다. 곧 바다는 통제될 것이다. 아르는 결단을 내렸다.
"적함으로 근접해라!"
배는 점차 다가섰고, 방금 전의 상황과는 다르게 치열해졌다. 함체에 구멍이 뚫리며 구멍이 샜지만 여전히 여유로운 아르였다. 질 리가 없었다. 자신보다 적함의 피해가 상당히 큰 탓에 워커와의 전투에서처럼 어이없는 짓만 안하면 이길 수 있었다.
"쏴."
꽝! 최후의 한발이 ruah로 향해 날아갔고, 곧 커다란 폭음과 함께 배는 천천히 바다 속으로 들어갔다. 승리였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배의 모든 기능이 침묵했다. 바다는 천천히 잠을 자기 시작했고, 우리의 아르함장도 또 다른 전투를 위해 침묵의 시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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