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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VR도 비싸다? 보급형 VR기기 쏟아진다!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5.06.16 09:56
  • 수정 2015.06.1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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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반적인 스펙 낮춰 염가형 제품으로 니치마켓 공략
- 품질면에서 뒤떨어지지만 가격 경쟁력으로 독자시장 구축

 
가상현실(이하 VR)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장 상황에서, 벌써부터 니치마켓을 노리고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있어 화제다. 25만원대에서 시작해 100만원대를 호가하는 제품의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을 공략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가상현실 시스템을 공급하는 업체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3D프린터 등을 이용, 가내 수공업 형태로 헤드셋을 제작해 일반에 공급하는 팀들이 있는가 하면, 아예 골판지보다 조금 더 튼튼한 재질을 가진 종이로 제품을 제작해 공개하는 이들도 있다. 심지어 ‘집에서 제작할 수 있는 가상현실기기’를 모토로 설계도를 파는 이들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간단한 검색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상현실 관련 제품만 약 130여종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시장에 뛰어드는 이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 추이 변화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 VR전문가는 “염가형 제품들이 대거 공급되면서 누구나 쉽게 가상현실을 체험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라며 “VR시장도 염가 제품으로 입문한 이들이 더 나은 성능을 가진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 헤드폰 시장과 유사한 흐름으로 흘러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 VR은 먼이야기가 아니다. 서서히 VR생태계가 구축되고 있는 셈이다.

2014년 6월 1일부터 2015년 5월 30일까지 가상현실과 관련된 하드웨어만 약 80여종이 출시됐다. 머리에 쓰는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부터 발로 걷는 ‘버추어닉스 옴니’까지 인간의 오감을 이용한 프로젝트들이 대거 공개되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제품이 출시된 분야는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이하 HMD)다. 머리에 쓰고 가상현실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이 분야에는 현재 약 50여종이 넘는 기기들이 공개돼 각축전을 펼친다.
10개 이하 주문형 생산 방식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개인 사업자들을 포함하면 이 숫자는 부지기수로 늘어난다. 특히 중국을 비롯 ‘영어 프로모션’을 하지 않는 국가를 포함하면 수백종이 넘는 기기들이 출시된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만 빠밤닷컴, 올아이피 정보통신, 에스엠소프트 등 약 20여개 업체가 HMD를 출시하기도 했다.
주로 ‘구글 카드보드’에서 영감을 얻은 이들 기업은 자체적인 프레임을 생산해 각 오픈 마켓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상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구글 카드보드 시스템이 유리
이들 기기는 평균 2만원에서 5만원선. 싸게는 6천원부터 비싸게는 10만원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자랑한다. 골판지에 저가형 렌즈를 이용, 약 2천원 내외의 비용으로 제작을 하는 데다가 불과 10 ~ 20분이면 제작해 낼 수 있다. 일부 기업의 경우에는 설계도를 포함, 재료를 보내는 것으로 비용을 절감키도 한다. 사실상 별다른 기술 없이도 누구나 기계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 설비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장점이다. 실제로 국내의 한 고등학생이 자체적으로 VR헤드셋을 제작해 공개하기도 했고, 현재 분야 최고 기업으로 거듭난 오큘러스도 역시 10대가 창업한 회사였다.
대부분 기기들은 구글플레이 카드보드를 지원한다. 기기 앞부위에 핸드폰을 얹고 이를 관찰하면서 전문 VR기기를 연상케하는 기기들을 만들어 낸 셈이다.
같은 원리를 바탕으로 플라스틱 몸체를 만들어, 보다 기업화 된 제품들을 출시하는 회사들도 함께 등장하면서 보급형 HMD시장을 구축하고 있다. 각 제품은 싼 가격에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VR의 대중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VR전문가는 “현재 오큘러스 리프트의 판매량이 15만대, 기어VR의 판매량은 20만대로 추산되는 반면 구글 카드보드 시스템을 이용한 기기들은 100만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아직 정식 버전이 발매되지 않은 다른 기기에 비해 싼값에 자신들이 익숙한 쇼핑몰에서 구매할 수 있는 기기들이 입문기기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콘트롤러부터 발판까지 ‘보급형 기기 대거 출시’
이 같은 환경은 비단 HMD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VR제품들이 출시되는 만큼 기존 제품들 보다 가격대를 낮춰 니치 마켓을 노리는 제품들이 대거 출시되는 분위기다. 지난 6월 공개된 ‘리얼트리거’ 프로젝트는 가상현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총기 콘트롤러다. 불과 1만원이면 제품을 제작할 수 있으며, 실제 FPS를 즐기는데도 문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슈하이쿠라’는 제품은 자신이 신고 있는 운동화에 선을 연결해 가상현실 공간에서 이동하는 좌표를 인식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가격은 불과 9만원선. 또, 6만원에 가상현실 오브젝트를 만질 수 있도록 제작된 글러브형 콘트롤러 ‘엑소스켈렉톤’도 흥미로운 프로젝트 중 하나다. 이들 시스템을 모두 장착하면 약 20만원대에 가상현실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뛰고, 걷고, 느끼는 가상현실 시대
그렇다면 최근 가장 핫한 제품들은 어떨까. 오큘러스 리프트와 같이 익히 알려진 헤드셋(30만원)을 시작으로 총기 콘트롤러 ‘델타 식스(5만원)’, 햅틱 센서를 이용한 ‘글러브원’은 물체를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입에 착용하면서 가상현실 공간의 향기와 더위, 추위 등을 느낄 수 있는 ‘필리얼 마스크(40만원)’, 가상현실 공간에서 움직이는 기능을 수행하는 ‘버추어닉스 옴니(70만원)’ 등 약 150만원이면 현재 가장 유망한 기술들이 포함된 기기들을 모두 착용할 수 있다. 정글 속을 걸으며 고개를 들어 좌우를 바라보면서 적을 찾아내고 손에 든 모형 총기를 이용해 적을 겨냥해 사격할 수 있다. 위험에서 탈출하기 위해 재빨리 달려 나가며 은폐와 엄폐를 반복하다가, 수류탄 냄새를 맡고 쪼그려 앉아 수류탄을 잡아 적에게 던지는 것과 같은 상황이 실제 집안에서 일어날 수 있다.

 
품질과 가격은 비례
당연히 저가형 기기들은 최신 하이엔드급 가상현실 기기들과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지원하는 소프트웨어에서부터 시작해 기술지원 환경, 기기 착용으로 인한 시야 등에서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한 VR전문가는 “염가 제품들은 소량 생산에 집에서 제작하는 제품들이 주를 이루는 관계로 브랜드 이미지에 신경쓰기 보다는 일단 판매에 급급한 경향이 있다.”며 “비 전문가들도 한눈에 차이점을 알아챌 정도로 큰 차이가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실적으로 보급형 제품들을 끼고 걸어다니면서 가상현실을 즐길 수는 있지만 장시간 활용이 불가능하고, 몇 번 쓰지도 않았는데 어디가 고장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라며 “그저 맛보기 수준에 불과한 기기들로 전체 시장을 판단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앞으로도 소규모 회사들이 제작하는 보급형 기기들이 대거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성능 차이가 큰 편이지만 점차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개선해 나가면서 혁신적인 제품을 공개할 가능성도 분명히 공존한다. 메이저 회사들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이 서로 호흡하면서 훌륭한 시장을 만들어 나가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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