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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캐릭터마케팅 ‘본격 시동’

  • 경향게임스
  • 입력 2004.05.1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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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채널 온게임넷은 최근 독특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엘투존 패러디뉴스’가 그것. 이 프로그램은 ‘리니지2’를 소개하는 ‘엘투존’ 프로그램의 한 코너. 그러나 온게임넷은 지루해지기 쉬운 게임 소개를 정치, 경제, 연예, 스포츠 등 사회 현안에 빗대 풀어내 게이머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실제 온게임넷은 얼마전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안타라스 탄핵 사건’으로 비유해 보도했다. 내용은 이렇다. ‘안타라스’는 ‘리니지’ 게임 속에 등장하는 최고 레벨의 몬스터.

그러나 안타라스는 여타 몬스터의 탄핵 가결로 인해 직무가 정지된다. 안타라스의 직무를 이어받은 캐릭터는 두번째 레벨의 몬스터인 ‘오르텐’. 이 캐릭터는 ‘몬스터 부대 소집권’ 등 ‘리니지2’의 모든 권한을 안타라스로부터 위임받아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반응은 예상외로 좋았다. 엘투존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윤재웅 PD는 “게임속의 일을 패러디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기획했는데 반응이 좋다”며 “현재 메인방송인 게임리그 못지 않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점은 뉴스 출연진이 모두 게임 캐릭터라는 사실이다. 이 프로그램은 자료화면에 등장하는 인물이 모두 게임 캐릭터다. 심지어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도 캐릭터라 게이머들로부터 “신선하다” “재미있다”는 평가가 끊이지 않는다.

엘투존의 인기 이면에는 엔씨소프트의 ‘캐릭터 마케팅’ 전략이 숨어있다. 엔씨소프트는 그동안 게임 캐릭터를 통한 비즈니스 창출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그 노력의 산물이 엘투존 패러디뉴스인 셈이다.

엔씨소프트 김주영 홍보팀장은 “회사에서는 그동안 캐릭터 마케팅에 적지 않은 돈과 노력을 쏟아 부었다”며 “엘투존 패러디뉴스도 회사 GM과 온게임넷 스태프들이 모여 여러차례 아이디어 회의를 거친 끝에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이 프로그램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이후에도 다양한 캐릭터 비즈니스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라는 것이다. 그는 “패러디 뉴스는 회사측이 기획하고 있는 캐릭터 마케팅의 일부에 불과하다”며 “현재 게임 캐릭터를 이용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기획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를 서비스중인 그라비티도 최근 ‘캐릭터 마케팅’에 시동을 걸었다. 라그나로크는 그동안 이효리를 통한 ‘스타 마케팅’에 공을 들였다. 이효리를 얼굴마담으로 내세워 상당한 효과를 봤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 회사는 최근 마케팅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연예인을 이용한 마케팅에는 한계가 있다는 자체 판단 때문이다. 그라비티 홍보담당 윤대근 대리는 “스타 마케팅의 경우 단기적으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안된다”며 “대안으로 캐릭터를 알리기 위한 PPL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그라비티는 문턱이 닳도록 방송사를 드나들었다. 포링 캐릭터로 만든 방석이나 베개 등도 적극 활용해 시트콤, 드라마, 영화 등에 배치시켰다. 얼마전에는 iTV가 진행하는 ‘캐릭터쇼’에 포링을 출연시키는 등 캐릭터 홍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윤 대리에 따르면 캐릭터 마케팅과 스타 마케팅은 효과면에서 차원이 다르다. 연예인을 동원한 스타마케팅의 경우 게이머들의 충성도가 높지 않다. 게임보다는 스타를 보고 접속하는 게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캐릭터를 이용한 마케팅은 게이머들에게 지속적으로 게임을 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다. 캐릭터가 곧 게임 자체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캐릭터를 이용한 다양한 부가 사업도 가능하기 때문에 ‘일석이조’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윤 대리에 따르면 외국의 경우 이미 캐릭터 마케팅이 상당 부분 활용되고 있다. ‘만인의 연인’으로 통하는 라라 크로프드가 대표적인 예다. 영국 아이도스사가 선보인 라라는 영국 명예 친선대사에 임명될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TV 출연이나 CF 섭외도 잇따라 아이도스사는 천문학적인 돈을 거머쥐었다.

선진국 수준은 아니지만 국내에서도 게임 캐릭터를 이용한 비즈니스가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게임 캐릭터를 애니메이션화 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CCR은 최근 자사 온라인게임 ‘포트리스2 블루’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엄청난 부가수익을 올렸다.

CCR 윤석호 대표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에만 50억원의 캐릭터 판매 매출을 올렸다”며 “캐릭터 마케팅은 단순히 게임을 알리는 수준을 넘어 막대한 부가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다”고 말했다.

그라비티측도 비슷한 의견이다. 그라비티는 최근 라그나로크 캐릭터로 만든 애니메이션을 일본에 방영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오는 10월 정도에 국내 공중파에도 방영할 예정이다. 회사측은 이 시기를 전후에 활발한 캐릭터 관련 사업을 준비중이다.

그라비티 김정률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캐릭터 비즈니스를 시작해 지금은 숨을 고르고 있는 상태”라며 “라그나로크 애니메이션 방영과 더불어 막대한 캐릭터 판매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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