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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서둘러라!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plus.kr
  • 입력 2015.08.0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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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IT서비스가 ‘페이스북’이라고 한다. 현대인의 일상이 되어버린 페이스북에 컴퓨터나 스마트 기기를 통해 매일 출근도장을 찍는 사람이 무려 9억 6천만명이라고 하니, 중국, 인도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사이버 국가라 해도 손색이 없다. 게다가 전세계인을 하나의 공간에 묶어버린 네트워크 잠재력은 인체 속에 무수히 많은 신경들이 복잡하게 연결된 듯한 서늘함마저 느껴진다. 
우리는 이 가공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처음 고안한 사람을 미국의 ‘마크 주커버그’로 알고 있다. 그러나 실은 그보다 1년 먼저 페이스북의 모델을 만든 사람이 중국에 있었다. 물론 혹자는 우리나라의 싸이월드가 최초가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으니 여기에선 잠시 접어두도록 하자. 주커버그가 2004년, 페이스북 모델을 고안했지만, 그 보다 1년 앞선 2003년에 왕싱(王興)이라는 중국 청년은 이미 SNS 사업을 시작해 중국의 스티브잡스라 불리며 새로운 비즈니스 트렌드를 선도하는 인물로 주목받았다. 
중국의 명문 칭화대 전자공학과를 2001년 졸업하고, 모교의 전액 장학금을 받아 미국의 델라웨어대학으로 박사과정 유학을 떠난다. 박사 과정을 밟던 왕싱은 2003년 갑자기 학교를 그만두고 중국으로 돌아와 SNS 사업을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은 그의 결정을 ‘바보같은 짓’이라 비난했다. 그러나 왕싱은 SNS가 앞으로 대세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가 귀국해 처음 만든 SNS ‘두오두오유(多多友)’는 2만명 정도의 회원을 모았지만 결과적으론 타깃이 불분명해 1년만에 고배를 마시고 만다. 2004년부터 전세계적으로 SNS가 열풍을 일으키자 그는 두번째 SNS인 ‘샤오네이왕’을 개설한다. 페이스북의 초기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대학생을 타깃으로 해 마케팅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성공의 기쁨을 맛봤다. 왕싱은 1년만에 60만명의 회원을 모으고 승승장구하던 샤오네이왕을 커뮤니티 사업에 주력해온 IT기업가 ‘천이저우’에게 500만 달러에 매각하고 새로운 비즈니스에 뛰어든다.
샤오네이왕을 인수한 천이저우는 이후 ‘런런왕’으로 서비스명을 바꾸고, 세력을 확장해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을 하기에 이른다. 런런왕은 중국판 페이스북이라 불릴 정도로 상상을 초월한 성공을 거둔다.
왕싱은 이번에는 트위터같은 가벼운 대화를 중심으로 한 SNS를 기획한다. 그 결과 ‘밥 먹었냐’라는 의미를 가진 중국판 트위터인 ‘판퍼왕’을 만들게 된다. 그러나 자금 문제로 후발주자였던 ‘카이신왕’과 시나닷컴의 트위터에게 왕좌를 내주고 만다. 비록 이번에도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전세계적으로 트위터가 유행하는 것을 봤을 때, 왕싱의 사업적인 통찰력은 또 한번 입증된 셈이다.
왕싱은 오랜 공백을 깨고 2010년 또 한번 새로운 트렌드 비즈니스 도전에 나선다. 바로 소셜커머스 서비스다. ‘메이투안왕’은 중국 최초의 소설커머스 모델이다. 이후 1천여개가 넘는 유사한 서비스가 중국 내에서 등장했지만, ‘메이투안왕’의 아성을 넘보지는 못했다. 창업 첫해에 414억원, 이듬해엔 2,880억원으로 비약적으로 매출이 늘어 사업적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는다. 시장의 미래 트렌드와 방향성을 정확하게 읽어내는 왕싱의 통찰력은 중국 IT업계인이라면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오죽하면, 앞으로 어떤 IT 비즈니스가 정착될 것인지 궁금하다면 왕싱에게 물어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모방의 나라의 대명사라 불리우던 ‘중국’은 적어도 IT산업에서는 세상을 주도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최근 본격적으로 꿈틀대기 시작한 가상현실(VR) 비즈니스에서도 중국은 이미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과거 온라인게임 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앞섰던 게 맞다. 그러나 모바일게임에선 이미 중국과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전도유망한 VR 분야마저 이대로 가다간 주도권을 잡지 못할 게 뻔하다.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서는 안된다. VR 비즈니스를 서둘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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