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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정착이 필요한 이유

  • 지봉철
  • 입력 2004.07.2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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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역사상 ‘할리우드 시대’의 개막은 두가지 면에서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다.

‘스타 시스템’ 의 도입. 이는 한마디로 배우를 ‘스타’로 창출하는 작업이다. 먼저 엄청난 개런티를 지급해 배우란 직업을 우상화하고 그들의 사생활을 스캔들화함으로써 대중의 관심을 촉발시키는 방식.

다른 하나는 ‘스튜디오 시스템’. 영화제작 양식의 일대 혁신을 가져온 이 시스템은 영화생산에 필요한 모든 업무를 흡사 포드자동차 공장의 연속 조립공정처럼 세분화, 전문화해서 신속하게 영화를 대량 생산하는 것이다.

이 ‘스튜디오 시스템’은 영화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영향을 많이 끼쳤다. 최근 국내 게임업계를 보면 이 ‘스튜디오 시스템’이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듯 하다. 해외에서는 EA, MS, 아타리 등이 이 시스템을 활용, PC게임을 대량으로 생산해내고 있다.

2003년 국내에 발매된 PC게임들만 보더라도 EA 28편, 아타리 11편, MS 10편 등으로 국내 게임업체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많다. 그리고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을 선보이고 있다. 롤플레잉은 물론 액션, 퍼즐까지 무수히 많은 장르가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쏟아져 나온다. 이것이 ‘스튜디오 시스템’의 장점이다.

그러나 PC게임의 설자리가 점점 없어지고 온라인게임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이 시스템이 온라인게임과 접목돼 새로운 현상을 낳고 있다. 엔씨소프트와 크립틱스튜디오, 네오위즈와 엔틱스소프트, 웹젠과 델피아이 등이 자본으로 묶인 전통적인 ‘스튜디오 시스템’ 즉 퍼블리싱이라면, 포털사와 개발사가 엮인 모델은 단순한 유통과 배급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결국 포털사를 잡기위해 개발사들은 수익적인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알려진 롤플레잉(RPG)장르의 온라인게임들만을 양산해낼 수 밖에 없다. 개발사의 전문분야도 있을리 없다. 스튜디오 시스템은 각 스튜디오가 전문적인 분야를 가질 수 있다. 전문분야는 글로벌시대의 경쟁력이다. EA의 스튜디오중 하나인 맥시스가 지속적으로 ‘심(Sim) 시리즈’를 만들 수 있는 것도, 라이온헤드가 ‘갓(God)게임’ 시리즈를 만들 수 있는 것도 ‘스튜디오 시스템’ 덕이다.

모회사의 수익과 출시시기에 얽매이지 않고 독창적이고 체계적인 개발을 할 수 있기도 하다. 국내 온라인게임의 장르가 천편일률적이라고 비난하는 게이머들의 수효가 늘어나는 것은 놀라운 현상이 못된다. 게임업체들이 재미있고 독창적인 게임을 개발한다면 이 비판은 자연히 줄어들게 될 것이다. ‘스튜디오 시스템’의 올바른 정착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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