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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라는 이름의 비상구는 존재하는가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6.01.0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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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다가왔다. 필자처럼 종교에 문외한인 사람도, 혹은 이에 대해 심한 거부반응을 보이는 사람들까지도, 이맘때쯤이면 크리스마스라는 흐름을 타고 괜한 흥겨움에 빠져들곤 한다. 길거리를 수놓은 화려한 크리스마스 관련 상품들부터 TV프로그램의 크리스마스 특별 방송에 이르기까지. 너무도 많은 설렘임들로 세상이 온통 분주한 느낌이다.

게임계도 크리스마스가 되면 모두들 바쁘기 짝이 없다. 당장 PC패키지 게임이나 콘솔 게임기들은 대목을 놓칠 세라 수많은 이벤트 상품들을 출시하기에 바쁘다. 다양한 광고와 마케팅 효율을 최대화 시켜 좀 더 많은 예비고객들에게 선전하기에 바쁘며, 실제로도 판매량이 수직상승을 그리는 때이기도 하다. 게임계도 크리스마스 효과를 충분히 보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흥겨움은 비단 오프라인에서만 국한되지 않는다. 당장 거의 모든 온라인 게임사들이 크리스마스 관련 이벤트의 홍수에 빠져든다. 너나 할 것 없이 게임 내 이벤트를 개최, 예수 탄생을 기리며 보다 풍성한 즐거움이라는 이름의 보따리를 풀어놓기 시작한다. 게임의 배경음악이 캐롤송으로 바뀌었는가 하면, 몬스터들은 주검과 함께 선물 상자를 선사한다. 마을 곳곳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볼 수 있으며, 산타모자와 산타복장의 아이템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온다. 보기에도 흥겹고, 게임을 즐김에 있어서도 유저들은 결코 아쉬움이 없다.

물론 개발사 역시 별다른 비용을 들이지 않은 상태에서 고객을 감동 시킬 수 있는 만큼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이벤트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이벤트 시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불교나 힌두교, 이슬람교와 관련된 이벤트가 없다는 괜한 테클을 걸 생각은 추호도 없음을 미리 밝힌다). 과연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 중 이번 크리스마스 이벤트의 풍성함을 누릴 수 있는 유저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해야 모든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게임 설정상 이벤트의 수혜자는 일부 골수유저들로 제한된다. 사회인이든 학생이든 모두들 바쁘디 바쁜 연말연시에, 그것도 연인들만의 특권 혹은 솔로들의 위로의 장쯤으로 인지되는 크리스마스가 아니던가.

더불어 모두들 진행하는 이런 연례행사성 이벤트는 이제 진부하기 짝이 없다. 보다 독창적인, 보다 다양한, 보다 신선한 이벤트가 필요하다. 아니 당장 이제는 달력에서 검은 글씨로 바뀌어버린 한글날 관련 이벤트를 개최한다면 어떨까. 가뜩이나 채팅어나 준말, 은어들이 난립하는 게임계에 독야청정과도 같은 한줄기 빛이 되지 않을까.

이벤트는 모두 함께 즐기는 게임 내 행사다. 일부 유저들만을 위한 유희의 기간일리 없다. 보다 많은 유저들이 즐기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만족을 얻어야하는 이벤트에 이처럼 획일화된 연례행사가 필요할까. 과연 얼마만큼의 효율을 거둘수 있을지 한번쯤 생각해봐야할 일이 아닐까. 물론 이벤트의 특성도 보다 다양화할 필요성이 있음은 두말할 나위조차 없을 터. 개발사들이여. 그리고 서비스사들이여. 이제 2006년부터는 이러한 훌쩍 고정관념을 벗어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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