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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식적인’ 자료를 참고하라고?

  • 유양희 기자 y9921@kyunghyang.com
  • 입력 2006.03.2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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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모바일게임산업협회(이하 협회)의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냉랭하다.’ 최근 불거진 ‘SKT로부터의 보고서설(?)’ 때문이다. 즉 ‘SKT가 협회에 내부 자료 일부를 공개했다’는 것이다. SKT가 내부 자료용으로 협회에게 ‘긴밀히 보고’ 했다는 것이고, 그 보고서에는 실제적 주요 내용인 ‘알맹이가 없었다’는 것이 골자다. 이 사실에 협회는 적잖이 당황하는 표정을 보이고 있다. 꼭 협회를 통해서 SKT의 밀서가 공개된 듯한 인상을 심어 줬다는 것이 그 ‘당황의 이유’인 듯 하다.

사건이랄 수도 없는 이 사건의 내용은 간단하다. 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2월 달 중순쯤SKT가 사내 자체적으로 CP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개발자 카페’를 통해 공지수준의 내용을 공개했고, 당시 협회와 개발자카페를 대상으로 거의 동시에 공개된 내용들이었다”고 한다. 그 당시 공개된 내용은 모바일 게임 구매자의 성별·연령별 분포, 2005년 출시 게임 숫자, 주당 평균 출시 게임 수, 데이타 프리 이용 고객 구매 분석 등이란 것이다.

이 같은 내용들이 물론 그간 ‘공식적’으로 공개된 바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공식적 공개’된 내용들이 크게 눈길을 끌 부분이긴 하다. 주요 몇몇 CP들과의 관계에서 ‘구두’로 전해진 적이 있는 내용이긴 하지만, 이번과 같이 ‘공지’를 통해 노출된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하지만 어떤 내용이 공개됐건 중요한 것은, CP들이 구체적 이해를 하기 부족한 자료였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 특히 정보이용료 시장에 대한 규모 자료는 유저들은 물론 업계 전반에 필요한 자료임에도 불구하고, 별다르게 ‘손에 잡을 만한 내용’이 없었다는 것도 안타까운 대목이다. ‘데이터 요금’에 대한 유저들이 ‘불만’이 가득한 상황에서, 이 ‘불만을 타파할 만한’ 어떤 해결의 단초조차 얻지 못했다는 점이다.

물론 일정정도의 내용이 공개됐지만, 해당 게시판에 SKT가 밝힌 마지막 한 단락이 ‘촌철살인’인 까닭이다. “본 자료는 업무 참고 자료로만 활용하여 주시고, 공식적인 자료가 아니므로 외부 활용·유출을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그것이다. 결국 문제는 ‘공식적인 자료가 아니므로’, CP들이 ‘알아서 이해를 하든 말든’이라는 통신사의 거만한 자세다. 그렇지 않아도 데이터 요금에 대한 유저와 시민단체들의 성토가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공식적 자료를 어떻게 공개해야 하는 지, 통신사 입장에선 그야말로 ‘골머리 아픈 숙제’라는 것이다. 필요한 부분들을 CP들이 어떤 식으로 어떻게 알아서 소화를 하든지, 통신사 입장의 ‘공식적 자료’는 아니므로 책임이 없다는 것이 바로 저 ‘촌철살인’의 함의다.

파트너로서의 인식이 통신사와 CP들에게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 그야말로 안타까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공생할 수 있는 필요한 정보를 최소한 ‘서로’에게는 공개할 수 있는 ‘솔직함’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협회 측은 일단 ‘통신사가 서서히 일정 정보를 공개하고 나섰다’는 데서 고무적이라는 입장이었지만, 사뭇 이 같은 ‘보고서 루머(?)’가 통신사의 비위를 건드렸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협회 한 관계자는 이 사건의 해명에서 ‘보고서’라는 말부터 ‘바로잡고’ 들어갔다. 통신사가 협회에 ‘보고서’라는 어떤 실체를 준 사실이 없다는 점이다. 다만 ‘공지’였을 뿐인데 ‘보고서’로 와전됐다는 것이다. 공지 수준의 사항이 ‘보고서’라는 어떤 구체적 사안으로 번졌다는 데 대해 당황스럽다는 것이다.

사실 그렇다. ‘어떻게 감히 통신사가 협회에게 보고서’를 올릴 수 있는지, 현재의 상황으로서는 말이 안 된다. ‘보고서’ 라는 것의 대부분은 하위 체계에서 상위로 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어떤 상황이나 현상에 대해서 상위 관리자에게 ‘알아 바치는’것이 보고서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통신사의 보고서’ 사건은 어떤 맥락에서 ‘코메디’같은 장면을 연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신사의 업계를 대상으로 한, 그리고 유저를 대상으로 한 보고서가 분명 필요하다는 점. 그 당연한 현실이 이렇게 코메디로 비쳐지는 현실이 더욱 어이없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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