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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4월이 잔인한 이유

  • 유양희 기자 y9921@kyunghyang.com
  • 입력 2006.05.0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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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는 유난히 많은 게임들의 ‘장수 기념 이벤트’가 많았다. 10년·8년·6년·3년. ‘바람의 나라’·‘리니지’·‘천년’·‘메이플스토리’의 상용화 이후의 서비스 기간이다. 유저들로서도 개발자로서도 업계 종사자로서도 ‘뿌듯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사례들이다. 무엇보다 세계 최초 그래픽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가 4월로 정식 서비스 10주년을 맞이한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의 ‘과장(?)’을 섞자면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굳이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묵은 속담을 꺼내지 않더라도, ‘바람의 나라’ 10주년이 강산보다 빠른 게임업계에 주는 의미는 크다. 지난 96년 4월 정식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 ‘바람의 나라.’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식지 않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바람의 나라’는 또다른 전성기를 구가중이다. 여전히 매일 2만 5천 개의 신규 캐릭터가 생성되고 있고, 최근 케이블 방송 퀴니에서 방영된 ‘웰컴투 바람의 나라’는 동일 컨셉의 타 프로그램에 비해 약 10배에 달하는 경이적인 점유율을 보이며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지난 해 8월 정액 요금제 폐지 당시에는 동시접속자수 13만 명이라는 기록 아닌 기록을 세우고, 이후 지속적인 신규 콘텐츠 업데이트와 다양한 이벤트로 ‘화려함으로 치장한’ 수많은 경쟁작들 속에서도 꿋꿋한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최초의 온라인게임이자 한국 온라인게임의 ‘전형’을 만들어 왔던 바람의 나라는 10년 동안 500억이 넘는 매출, 해외수출에 있어서도 긴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그 저력을 과시해온 작품이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98년 9월 서비스 이후 서비스 8주년을 코앞에 두고 있고, 액토스소프트의 무협게임 ‘천년’도 지난 20일 여섯 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어린이와 여성유저층에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는 ‘메이플 스토리’도 지난 29일을 기점으로 3주년 기념 이벤트트를 성황리에 진행하고 있다. 각각 MMORPG 장르, 무협장르, 캐주얼RPG 장르의 전형을 만들어놓고, 아직까지도 ‘건재한 저력’을 보여주는 게임들인 셈이다. 이들 게임들의 모델을 ‘벤치마킹’한 무수히 많은 게임들이 아직까지도 선보이고 있고, 당분간 이런 ‘흐름’에 큰 이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 긴 세월동안 이 장수게임들을 벤치마킹 한 무수한 게임들이 사장돼 왔다는 이야기이기도하다. ‘장수게임들 만의 저력은 무엇일까’하고 되물어보지만, ‘뾰족한 비법’을 찾아내기란 힘들다. 모두가 아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모두들 오랜 기간 서비스를 이어온 만큼, 그 ‘내실’에 있어서 보다 강해지고 ‘구수한 맛’을 낸다는 데 이견이 없고, 장수게임들이 우리나라가 온라인 게임의 종주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도 동일하다. 장수게임들의 게임성 설명하려면, 무릇 많은 아류작들이 내세우는 그 장르 고유 특성을 열거하면 간단한 일이다.

최근 쏟아지는 대작들을 비롯한 많은 게임들의 수명이 짧아지고 있다는 것과는 더욱 대조적인 셈이다. 올 1분기에만도 비공식적으로 60여 종 이상의 게임들이 ‘노출(?)’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오히려 그래픽 부분에 있어서는 ‘장수게임들’이 요즘 게임들에겐 ‘민망’한 수준정도일지 모른다. 첫인상은 50점에서 시작해도 결국 100점에 다다르는 ‘볼수록 정감 가는 사람.’ 화려한 외모로 처음엔 눈을 붙잡아 두지만, ‘시간이 갈수록 100점에서 90점, 0점까지 떨어지는 사람.’ 사람과 게임이 닮았다는 것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지난 2월부터 공개시범 서비스를 해오던 무협액션 온라인게임 ‘용천기’가 그동안 제기된 일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30일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용천기’는 오픈베타 서비스 시작 5일만에 동시접속자 3만을 돌파하며 성공적 출발을 하는 듯 했으나 예기치 못한 서버와 데이터의 불안정, 콘텐츠 부족 등으로 게이머들의 항의를 받아 왔다. 이와 관련, 제작업체 소노브이는 향후 3∼5개월 가량 동안 이 부분에 있어 내실을 기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완성도 높은 콘텐츠’로 돌아오겠다는 것이다. ‘용천기’이전에는 한빛소프트의 ‘탄트라’와 리자드인터랙티브의 ‘천도’가 ‘리뉴얼’이라는 뼈아픈 과정을 거친 바 있다. ‘에버퀘스트2’의 경우는 아예 국내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오픈은커녕 클로즈베타 단계에서 ‘빛도 못보고’ 묻히는 게임들의 수를 헤아리기 힘들다는 것 역시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용천기’의 2006년 4월의 마지막은 다소 ‘잔인’했을지 모를 일이다. 어찌됐건, ‘내실을 다시 한번 다지는’ 향후의 3개월. 상용화 10주년·20주년을 기릴만한 ‘용천기’의 컴백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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