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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와우’, ‘웃기거나’ 혹은 ‘울리거나’

  • 유양희 기자 y9921@kyunghyang.com
  • 입력 2006.05.2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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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기반으로 한 영화’ 혹은 ‘영화를 기반으로 한 게임’들은 이미 오래된 시도였다. 하지만 최근 이 시도들의 움직임에 다시 한번 불이 붙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 최근 가장 눈길을 끌었던 소식은 단연 블리자드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 의 영화제작 소식이다.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워크래프트’로 국내에 수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블리자드는 이번 E3에서 인기 온라인게임 ‘와우’를 영화화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알려졌듯 영화 제작은‘배트맨 비긴스’와 ‘슈퍼맨 리턴즈’ 등을 제작한 레전드리 픽쳐스가 맡았다.

‘와우’는 블리자드의 전략 시뮬레이션게임‘워크래프트’의 세계관 및 종족 등을 기반으로 제작된 다중역할분담형게임(MMORPG)이다. 블리자드의 개발자인 크리스 멧젠이 만들어낸 ‘워크래프트’의 방대한 세계관 그리고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이야기가 주는 ‘힘’은 이미 게임성 이상의 또 다른 매력을 게이머들에게 선보여왔다. 게임을 넘어선 또 다른 ‘서사의 힘’이 이미 유저들에게서 검증 받아왔던 셈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워크래프트’에 관련한 소설만 6권이 나왔으며 무수한 헐리우드의 제작자들이 영화 제작을 시도했다는 후문이다.

물론 ‘와우’ 외에도 지난 E3 행사에서는 ‘게임과 영화의 만남’이 유독 눈에 띄는 하나의 움직임이었음에 틀림없다. 월트 디즈니사 소속 게임업체인 부에나 비스타 게임즈는 모회사의 풍부한 영화, 드라마에 기반한 게임들을 선보였다. 7월 개봉되는‘캐리비안의 해적-망자의 함’에 기반 한 동명의 게임은 영화 개봉과 거의 비슷한 시기인 6월에 정식 선보인다. 외화 시리즈‘위기의 주부들’역시 게임으로 선보이는 한편, 루카스아츠는 영화 ‘인디아나 존스’를 차세대 콘솔게임으로 만들어 내년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그밖에 액티비젼에서는 ‘007’에 출연했던 숀 코너리를, 비벤디 게임즈에서는 1983년에 개봉된 ‘스카페이스’의 젊은 알 파치노를 각각 게임 속에서 그대로 옮겨다 놓았다. 더불어 이번 행사에서는 영화 ‘영웅본색’으로 유명한 오우삼 감독이 아예 게임감독으로 나선다는 소식 역시 흥미로운 사실이었다. 오 감독은 ‘영웅본색’과 주인공 주윤발을 테마로 한 게임‘스트랭글홀드’(Stranglehold) 제작에 직접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난주에는 국내에서 ‘모래시계’·‘여명의 눈동자’·‘백야 3·98’ 등 히트 드라마 제조기로 명성을 쌓은 김종학 PD가 어린이 SFX 드라마 제작과 함께 게임사업에 나선다는 소식도 사뭇 눈길을 끌었다. 늘 시도되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유독 이번 행사를 비롯한 다양한 곳에서 영화와 게임의 ‘동거’가 유독 하나의 흐름으로 보여질 만큼 다양한 이슈로 등장했던 셈이다. 게임산업과 영화산업이 하나로 융합되는 흐름이라는 평가도, 반대로 게임과 영화 양자 모두 ‘소재고갈’에 헐떡이고 있다는 평가가 팽팽하게 맞서기도 했다.

이전에도 헐리우드를 통해 영화로 만들어진 게임에는 이미 라라 크로포트를 연기한 안젤리나 졸리의 ‘툼 레이더스’, CG로 만들어진 ‘파이널 판타지’, WWE 스타 락이 주연한 ‘둠’ 등이 ‘선례’로 남아있다. 어찌됐건 눈여겨봐야 할 점은 그간의 사례들로 살펴볼 때, 양자 모두가 ‘성공’을 거둔 예는 드물었다는 것이다. 영화가 잘 되면 게임이 상대적으로 부실했거나 혹은 그 반대인 경우도 종종 있었다. 영화팬이 기대하는 게임, 게임팬이 기대하는 영화. 양자간의 간극을 줄이고 공감대를 찾아내는 작업이 생각만큼 녹록치 않으리란 것이 그 이유일지 모른다. 어쨌건 게임이 주는 서사의 힘, 영화 속에 녹아난 게임성이 ‘매력적’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부분이다. 이 같은 많은 움직임들과 시도들이 어떤 ‘필연적’ 트렌드로 자리잡는 것인지, 혹은 소재고갈에 대한 초라한 ‘마지막 비상구’가 될 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영화 ‘와우’가 ‘반지의 제왕’을 능가하는 블록버스터가 될지 혹은 ‘코미디’가 될지 역시 상당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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