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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망해도 돈은 번다?!

  • 심민관 기자 smk@kyunghyang.com
  • 입력 2006.09.2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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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젠 신화로 주식 대박을 일궈낸 이젠엔터테인먼트 이수영 사장이 또 한번 주식으로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 이수영 사장은 지난 9월 7일 자신이 최대 주주였던 아이콜스의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이에 거둬들인 시세 차익만 무려 100억 원이다. 그간 있었던 이젠엔터테인먼트 게임 사업의 부진을 한방에 날려버리는 성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주식 대박은 이젠엔터테인먼트의 자본이 아닌 이수영 사장의 자산. 결국 신바람 난 사람은 이수영 사장 혼자라는 말이 된다. 그가 대주주였던 아이콜스는 IT 외주작업, SI, 솔루션 등을 서비스하는 B2B 업체이다. 이수영 사장이 지난 해 3월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그간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고 올해 상반기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정작 이수영 사장이 당찬 포부를 선언하며 설립한 이젠엔터테인먼트는 주구장창 고배를 마시고 있다. 최근 포탈사업이었던 우주닷컴의 사업 철회를 비롯해 퍼블리싱 사업이었던 ‘데코온라인’의 부진, ‘레드카드’의 오픈베타 테스트 중지, ‘건틀렛 온라인’의 개발 연기 등 모든 부분이 벼랑 끝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부진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게임성도 중요하지만 마케팅 또한 성공 요소로 부각되고 있는 현 게임시장에서 ‘데코온라인’의 첫 등장은 매우 초라했다. 오히려 지금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건틀렛 온라인’에 가려져 더욱 빛을 보지 못했을 정도. 그 결과는 온라인게임에 있어서는 치명적이라 할 수 있는 개명 서비스에 이르러, 현재는 ‘시공찬가’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자체 스튜디오에서 선보인 ‘레드카드’는 월드컵 특수에 편승하고자, 무리한 일정을 짜 맞춘 탓에 유저들에게 호된 채찍질을 당해야만 했다. 결국 오픈베타 테스트를 연기하고 지금은 클라이언트만 개방해 놓은 상태로 내부 개발을 이어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레드카드’의 성급함으로 인해 괜한 피해를 보는 이들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레드카드가 완성도를 갖추지 못한 상태로 시장에 선보여, 유저들에게 캐주얼게임의 한계라는 인식을 심어버렸다”며 “이로 인해 후발주자들이 괜히 묻혀 갈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런칭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탄했다. 이렇듯 이수영 사장의 게임시장 성적은 최악이다. 하지만 주식 투자에 있어서는 100% 대박을 거두는 ‘마이더스의 손’이 됐다.

물론 게임에 최선을 다했고, 아이콜스가 자체적인 힘을 기르면서 주가가 상승, 로또와 같은 행운을 가져다 줬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주식은 로또가 아니다. 주식 투자를 한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결코 운으로 승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초 이젠엔터테인먼트는 시작 당시부터 사업 확장에만 신경 썼을 뿐 사후처리에 대해서는 다소 미비한 점에 대해 많은 의구심이 발생됐다”며 “결과적으로 봤을 때 주력 사업은 뒤로 하고, 주식 투자를 위해 매진한 듯 보인다”고 비꼬았다.

이수영 사장은 이번 주식 매각에 대해 게임사업에 전념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특히 아이콜스 지분 매각으로 인해 발생된 차익을 향후 게임 사업에 투자해 전력 투구한다는 방침이다. 이젠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을 당시에도 이수영 사장은 비슷한 포부를 내비쳤다. 그러나 결과는 자기 배만 채운 셈이다. 한때 관련 업계에서는 이젠엔터테인먼트의 재정 상황이 악화돼 직원들의 급여조차 제대로 주지 못했다는 말이 흘러나올 정도였다. 그만큼 이수영 사장이 인심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일단 첫 단추는 잘못 꿰어졌다. 이제라도 주력이 무엇이고, 부업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한 성공신화 이수영 사장의 진면목을 보고 싶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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