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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회사 가기 두렵다…

  • 심민관 기자 smk@kyunghyang.com
  • 입력 2006.11.0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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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SCEK 개발팀 철수<본지 233호 참조>로 불거진 게임업계 부당해고가 온라인게임 업체인 이젠엔터테인먼트에까지 확산돼 파문이 일고 있다. 당초 이젠엔터테인먼트는 우주닷컴을 통해 포털사업과 ‘시공찬가’, ‘레드카드’ 등을 서비스하며, 게임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그러나 지난 6월 우주닷컴의 철수를 시작으로, 우주닷컴 웹팀과 게임사업부 마케팅팀 대부분이 부당한 대우를 받은 채 회사를 그만 둔 것으로 드러났다. 위법성을 운운하기에 앞서 도덕성에 있어 이젠엔터테인먼트의 기업 이미지가 심각하게 재고되는 부분이다. 근로기준법에 의거해 이번 사건을 살펴보면 정리해고는 분명 종업원을 해고할 수 있는 합법적인 제도이다.

하지만 근로기준법은 무분별한 해고를 방지하기 위해 고용주가 지켜야 할 몇 가지 수칙을 제시하고 있다. 정리해고에 해당하는 사유를 살펴보면 ▲경영상의 악화로 기업이 존폐위기에 처했을 때 ▲해당 인원이 일할 수 있는 여타의 부서가 없을 때, 또는 부서는 존재하나, 해당 부서에서 직원이 일할 능력, 자질 등이 부족할 경우 ▲각 팀당 몇 명씩 차출하는 형태에 한한다. 그러나 우주닷컴 직원들은 부당하게 정리해고를 당했고, 이를 참지 못한 해고자들은 급기야 노동위원회에 제소를 걸어 재 취업하기에 이른 것. 하지만 결국 이젠엔터테인먼트는 우주닷컴 포털사업을 철수하고, 이들을 내보내기에 이르렀다.

우주닷컴 뿐만이 아니다. 게임사업부에서도 부당한 처사는 반복됐다. 그 어떠한 징계 절차와 사유 없이 부당한 인사조치 및 감봉을 결정해 직원들을 괴롭힌 것. 만약 잘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특별한 사유가 없이 감봉에 인사조치를 당한다면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가시방석에 앉은 심정으로 자신을 해고하고 싶은 고용주의 마음을 눈치챌 것이다. 이에 스스로 떠난 이들이 부지기수이며 또 몇몇은 정리해고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왜 정리해고를 단행했을까.

지난 2004년 시작된 게임사업은 현재까지 수익이 발생되지 않아 경영상의 악화를 겪고 있다고 할 수는 있으나, 유료 서비스에 돌입한 게임이 없기 때문에 이는 당연한 일이다. 또한 얼마 전 아이콜스의 주식을 매각하고 게임사업에 전념하겠다는 이수영 사장의 발표에 의하면 기업이 존폐위기를 겪어 직원들을 정리해고 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분명 이젠엔터테인먼트는 게임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이다. 때문에 엄연히 내부적으로 게임사업부는 존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사업 본부장 이하 마케팅팀은 기존의 인력들 외에 다른 이들로 교체돼 있다.

이 밖에도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정리해고의 경우, 해고 회피를 위한 사업주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해당 부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택의 기회조차 주지 않은 채 정리해고를 단행한 이젠엔터테인먼트가 과연 해고 회피를 위한 노력을 했을까. 그 어느 것 하나 정리해고 사항에 해당되지 않고 부당해고에 더욱 근접하다. 더군다나 정리해고 및 부당 조치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조차 듣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퇴사한 이들의 아픔은 살을 에일 정도이다. 게임산업이 발달함에 있어 게임업계에서는 인력확보를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따라서 게임사업에 새롭게 진출한 게임업체들은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전문인력들을 수급하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으며, 고용주와 피고용주 보다는 인간적인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 이를 비춰볼 때 이젠엔터테인먼트의 부당해고는 커다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는 기업에서 과연 올바른 제품이 나올까 하는 의문도 드는 게 사실이다. 민심에 이어 인심을 잃어가고 있는 이젠엔터테인먼트. 다가오는 겨울, 이젠엔터테인먼트에는 겨울바람보다 더욱 매서운 부당해고라는 혹풍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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