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유저들의 순수한 애정이 퍼블리셔와 개발사의 상업적인 논리에 의해 침해 받고 있는 것이다. 게임업체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게임을 즐겨야 하는 유저들의 권리가 위협 받고 있는 것이다. 처음 서비스 당시에는 온갖 이벤트와 홍보, 마케팅 활동을 통해 유저들에게 손짓하지만, 자사의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유저들을 내치는 것과 다를게 없다. 또 친구들과 혹은 형제들과 밤잠을 설쳐가며 애지중지 키워온 캐릭터의 주인은 과연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퍼블리셔? 개발사? 아니다. 유저들의 캐릭터는 유저들에게 돌아가야 함이 마땅하다. 아닌 말로 그 동안 유저들로 인해 벌어들인 수익을 환원하지는 못할 망정 최소한 캐릭터에 대한 권리는 보장해줘야 되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제 1목적을 ‘게임의 지속적인 서비스’ 부분에 놓고 판단했을 때, 유저DB의 문제는 의외로 쉽게 해결될 수도 있다. 현 게임업계를 보면 회원정보 및 유저DB에 관한 권한은 대부분 서비스사가 가지고 있다. 물론 회원가입 당시 약관에 동의하기 때문에 서비스사의 자산으로 인정될 수도 있다. 그러나 회원정보가 아닌 유저데이터의 경우는 계약이 종료된 후에도 개발사와 충분히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유저데이터를 공유한다고 해서 서비스사가 불이익을 얻는 일은 결코 많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물론 서비스사의 경우 계약이 종료된 마당에 그렇게 해야 될 필요성을 못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가장 기초적인 우(愚)를 범하는 일이다. 일시적으로 자사의 고객은 아닐지 몰라도 결국 그 유저들은 게임시장 전체의 고객이기 때문이다. 이는 해당 기업의 이미지를 고취시키는 차원에서도 일조할 수 있다. 국내 게이머들의 수준은 이미 무엇이 옳고 그름을 판가름하고도 남을 정도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여러가지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업체들은 이를 좌시하고 있다. 아니 무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자타가 공인하는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다. 다시 말해 타의 귀감이 된다는 말이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의 눈앞의 이익을 좆는 경영은 장기적으로 국내 게임산업을 좀먹는 병폐로 자리잡게 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인식해야 될 때다.